[뉴스프리존,대전=이기종 기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세포공장연구센터 연구팀이 유전자 형질전환을 통해 플라스틱 분해효소를 발현하여, 페트병을 분해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플라스틱의 무분별한 사용 및 폐기로 인해 2014년 기준으로 약 51조 조각 (무게로는 23.6만 톤)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및 수생 생태계에 오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플라스틱 오염의 주요 성분은 폴리에틸렌 (PE), 폴리프로필렌 (PP), 폴리스티렌 (PS) 등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 외에도 페트(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polyethylene terephthalate, PET)는 음료수 병이나 일회용 포장재로 널리 쓰여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플라스틱 중 하나로 비교적 재활용을 위한 화학공정이 잘 발달되어 과거에는 플라스틱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고려되지 않았으나 최근 십여 년 동안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깨끗하게 세척되지 않은 채로 폐기 되는 등의 문제로 재활용률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다.
2016년에 해외 연구진에 의해 이데오넬라 사카이엔시스(Ideonella sakaiensis) 201-F6 이라는 세균이 PET를 분해하여 탄소원으로 활용한다는 사실이 보고됐고 이는 PETase 와 MHETase 라는 효소에 의한 것임을 확인했다.
당시에도 미생물 등 생명체에 의한 플라스틱 분해와 관련된 연구사례는 다수 존재하였지만 단일효소에 의한 플라스틱 분해는 처음 보고되었기에 학계의 관심이 주목됐다.
한편 녹색 미세조류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으로 광합성을 통해 성장하는 미생물로서 이산화탄소를 소모하여 산소를 생산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차세대 바이오플랫폼으로 평가된다.
특히 본 연구에서 사용된 클라미도모나스 라인하르티(Chlamydomonas reinhardtii)는 가장 대표적인 녹색 미세조류 중 하나로 美 FDA로부터 일반적으로 안전한 (generally recognized as safe, GRAS) 미생물로 인정받아 환경 및 차세대 에너지 분야에서 널리 연구되고 있다.
이번 연구팀은 기존에 보고된 이데오넬라 사카이엔시스 201-F6 유래 PET 분해 효소(PETase)의 아미노산 서열을 이용하여 식물플랑크톤에 적합하도록 코돈 최적화를 거쳐 유전자를 합성했다.
연구과정을 보면 합성된 유전자를 플라스미드에 삽입하여 전기천공법을 이용해 2종의 미세조류 (클라미도모나스 라인하르티 CC-124, CC-503)에 형질을 전환하여 효소 발현 효율을 비교한 결과 CC-124에서 PET 분해 효소가 과발현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PET 분해효소를 가장 잘 발현시키는 CC-124 형질전환체를 선별하여 해당 플랑크톤의 용해물과 시판되고 있는 음료수 페트병 샘플을 섞어 항온보관하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PET가 중간체인 비스테레프탈레이트(bis-hydroxyethyl terephthalate, BHET)를 거쳐 테레프탈산(terephthalic acid, TPA)으로 분해되는 것을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high-performance liquid chromatography, HPLC)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또 비슷한 방법으로 실험한 페트병 샘플의 표면을 TEM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해 PET 분해효소를 발현하는 CC-124 플랑크톤이 페트병을 분해하는 것도 관찰했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플라스틱 분해 식물성 플랑크톤을 개발하여 시판되고 있는 음료수 페트병을 인체에 무해한 단량체들(테레프탈산, 에틸렌글라이콜)로 완전히 분해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전자현미경을 통해 페트병이 분해되는 과정을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녹색 미세조류가 수생 생태계의 1차 생산자임과 동시에 친환경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생명연이 추진하는 아이디어 기반 융합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미생물 분야의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얼 셀 팩토리즈(Microbial Cell Factories, IF 4.669)에 4월 28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