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통신넷=고재성기자] 지방 대형 쇼핑몰의 부실한 보안시스템 속에 매장 안에서 여중생이 성폭행을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쇼핑몰은 자체 보안팀을 운영하고 매장 안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지만 고장 난 것도 몰라 범행을 눈치 채지 못했다.
대형 쇼핑몰의 부실한 보안시스템으로 인해 여중생이 성폭행을 당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 당시 쇼핑몰 내 CCTV 대부분이 고장으로 나타났다.
26일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7시 30분경 한 대형마트 논산점 지상 3층 매장 남자 화장실에서 N고교 3학년 친구인 A(18)군과 B(18)군이 C모(12·중1)양을 차례로 성폭행했다.
A 군은 모 교회에서 만나 알고 지내던 C 양을 이날 B 군과 함께 한 도서관 옆으로 불러낸 뒤 "사람이 없는 데로 가서 이야기하자"며 마트로 데려가 휴대폰를 빼앗고 욕설 등을 퍼부으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뒤 번갈아 성폭행했다.
범행 장소가 매장 안이고 화장실 출입구에 문도 없었지만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화장실 2~3m 앞에 세탁소가 있는 등 매장 안에 여러 점포와 수많은 고객이 있었다. 매장 3층에 CCTV 4대가 설치됐으나, 3대는 고장 났고 1대는 화장실과 방향이 달랐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이 쇼핑몰 논산점의 보안요원이 10명에 이르고 화장실 순회 미화원도 있었으나 이들의 범죄를 막지 못했다.
정부는 민간 분야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및 운영 가이드라인을 통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공개된 장소에 CCTV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관리책임자를 두고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논산점은 보안팀을 운영하고도 CCTV를 제대로 관리, 점검하지 않았다. 고장 난 것을 방치해 수사의 중요 증거인 영상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실시간 모니터링에도 소홀히 해 수많은 대중이 몰려 안전이 최우선되는 공간에서 성범죄가 일어난 것이다.
A 군 등의 범행은 C양이 성폭행을 당한 지 이틀 만에 아버지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드러났다. C양은 충격으로 친척이 사는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가기 위해 수속을 밟고 있다.
경찰은 피해 C여중생에 대한 진술 조사를 마치고 조만간 가해 고교생 2명을 불러 입건해 사실 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