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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 핍박(?)받는 포천시“호국로(護國路)” 도로명이 죄?

이건구 기자 입력 2020/06/03 16:15 수정 2020.06.03 17:58
포천 소흘읍 축석령 인근 호국로 표지석.. 5.18관련 전두환 前대통령 친필 각인이 문제?
포천시와 의정부시 경계에 있는 축석고개 인근에 설치된 43번국도 호국로 표지석. 진보시민단체가 설치한 표지석 철거 요구 현수막이 눈에 띈다. (사진=이건구기자)
포천시와 의정부시 경계에 있는 축석고개 인근에 설치된 43번국도 호국로 표지석. 진보시민단체가 설치한 표지석 철거 요구 현수막이 눈에 띈다. (사진=이건구기자)

[뉴스프리존,포천=이건구기자]경기 포천시 소흘읍 축석고개 인근에 설치된 ‘호국로’ 표지석이,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매년 진보시민단체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 시 이미지 제고를 위한 도로명 교체와 표지석 처리문제를 두고 심각하게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뜻풀이 그대로 ‘나라를 지키는 길’이란 의미를 담고 있는 호국로(護國路)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주대교를 시작으로 양주, 의정부, 포천을 경유해 강원도 철원군 군남면 용암3거리 까지 총연장 112.3km구간을 43번(37번, 39번, 56번)국도 일부와 국가지원지방도 제56, 78, 98호선 일부, 지방도 제360, 372, 387호선이 포함됐다.

호국로의 유래는 지난 1987년 12월, 의정부시 의정부동에서 포천시 신북면 가채리 까지 약25.8km구간의 4차선도로 완공 당시, 전두환 前대통령이 축석고개 인근에 친필 휘호가 담긴 도로 표지석을 설치하고 ‘호국로’란 명칭을 부여했던 것이 시초가 됐다. 

하지만 진보시민단체들은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무고한 시민들이 수없이 희생당한 아픈 과거사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전두환 前대통령의 친필이 각인된 표지석이 버젓이 호국로 준공기념비(공덕비)로 불리는 것은 잘못이라며 표지석 철거를 꾸준히 시에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포천시는 지난 ‘2018년도 제2차 추경예산안’을 통해 시의회에 약900만원의 호국로 표지석 이전설치비용 예산을 올린바 있지만 항목 상 ‘이전’이 아닌 ‘완전 철거’를 요구하는 내용으로 바뀌면서 전액 예산 삭감되며 부결된 바 있다.

당시 임종훈 의원은 “호국로 표지석을 일부 몇몇 진보단체의 주장만으로 철거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좋은 역사든 나쁜 역사든 보존의 가치가 있기에 판단은 후세에 맞기고 이를 공론화에 붙여 이전 혹은 철거를 결정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호국로 표지석 아래에 설치된 호국로 준공사업 현황을 소개하고 있는 표지석 동판.(사진=이건구기자)
호국로 표지석 아래에 설치된 호국로 준공사업 현황을 소개하고 있는 표지석 동판.(사진=이건구기자)

소식을 접한 시민A씨(75세, 소흘읍 거주)는 “호국로 표지석은 처음에 축석고개 정상에 설치했던 것을 현재의 위치로 옮긴지 얼마 되지 않는다”며 “단순히 도로확장사업 기록을 표시하는 표지판에 불과한 일개 돌덩이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해 과거사를 이유로 철거니 이전이니 하는 소리를 하며 시민의 혈세를 남용하겠다는 것은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도 “표지석 철거와 도로명을 바꾸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일부 진보세력 뿐만이 아닌 일반 시민들의 의견 또한 반영되어야하는 중요하고 민감한 사항”이라며 “시민 의견 수렴 및 공론화를 통해 과거 조선시대 역사 복원의 차원에서 옛 명칭이던 ‘경흥로’의 명칭 사용도 신중히 검토 중에 있다”고 조심스런 의견을 밝혔다.

한편 포천시 관내를 통과하는 43번국도 내 ‘호국로’는,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와 관련된 함흥차사 길이란 역사적 의미 이외에도 조선 건국 이전 이성계의 잠저시기와 사가에 관한 흔적이 살아 쉼 쉬는 유서 깊은 장소이며 ‘평화시대 남북경협 거점도시 포천’의 중요 거점 도로이기에 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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