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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CCTV 설치해야하나?..
사회

어린이집 CCTV 설치해야하나?

장동민 기자 입력 2015/03/19 12:20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정부


지난 1월 송도 어린이집에서 폭행 사건이 있었다.
일명 `핵펀치 폭행녀`로 불리우던 어린이집 교사는 구속영장이 청구되었고, 해당 어린이집은 폐쇄되었다.
학부모들은 어린이집에서 벌어진 만행에 치를 떨었다. 여론을 들끓었다.



▲ YTN 뉴스 캡쳐 폭행 영상


[연합통신넷= 장동민기자]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부결
 

 

이후 약 2개월. 여론에 힘입어 본회의에서 통과될 줄 알았던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영유아보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3월 3일 부결되었다. 이 법안은 42인의 국회의원이 반대하면서 3표 차로 부결되었다. 이런 결과에 따라 `맘스홀릭베이비`와 `레몬트리`등의 단체들에서는 낙선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고, SNS상에서는 비난 글이 넘쳐났다.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은 지난 1월 초 정부와 새누리당에서 당정협희를 통해 내놓은 법안으로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1월 22일 동의하는 당론을 냈던 법안이다. 여야에서 검토한 법안이기에 본회의에서 무난하게 통과를 예상했으나 본회의에서 부결이 되자 여야 모두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죄를 하기도 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어린이집 원장들의 조직적인 로비에 국회의원들이 넘어갔다."라고 보도하기도 했으나 사실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반대표를 던진 42인의 국회의원들이 아닌 122명이 기권을 한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막상 부결되자 의원들도 당황했다고 전해졌다.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이 부결된 이후 어린이집 입학을 취소하거나 포기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각 지자체 어린이집 등록률이 현저하게 급감하고 있는 것은 최근에 일어난 어린이집 사고를 비롯해 법안 부결도 한 몫 하고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어린이집들이 운영난에 봉착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 본회의에서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이 부결되었다.

 

 

어린이집 CCTV 반대?

 

어린이집 CCTV를 모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대다수의 학부모가 찬성하는 어린이집 CCTV에 대해 지난 12일 광주지역공동육아협동조합 어깨동무, 광주인권회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어린이집 학대 사건은 우리사회에서 분노할 일이 맞으며 아이들은 어떤 종류의 학대와 방임에서도 보호되야 하지만 이 해결책으로 CCTV 설치 의무화가 답이 될 수 없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보육현장을 더욱 병들게 할 대책을 또 들고 나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CCTV를 반대하는 쪽은 정부가 CCTV만 설치하면 모두 해결될 것처럼 몰아가며, 정부의 무능함을 보육교사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교육 현장인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고, 이들을 지켜보듯 영상으로 기록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만 5세 미만의 아동의 발달 상황 등이 제 3자에게 노출되는 것 역시 아동의 인권 침해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감시 장비만이 대안이 될 것처럼 말하는 정부와 달리 근본적인 원인은 보육교사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보육현장의 정상화가 이루어지 않고 있는 것에는 눈을 감고 있다고 말한다.
 

 

보육교사들은 평균 140만원의 임금에 하루 8시간 이상의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교사 1명당 아동을 적게는 5명부터 많게는 20명도 관리하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민간 어린이집의 보육료 현실화가 우선이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5년간 저가보육 정책만을 고집하고 있다. CCTV는 결국 근본적 원인 해결책이 아닌, `처벌`을 고려한 범인색출에 불과한 법안이란 것이다.
 

 

단체들은 CCTV가 일시적으로 억제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본질적 해결방안은 될 수 없으며 오히려 더 악락해지고 교묘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CCTV가 대안인가?
 

불안한 학부모들은 보육교사의 사생활 침해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자기 방어가 불가능한 만5세 미만의 아동 인권 보호가 우선이라는 의견이다. 다수의 직장에서도 CCTV가 설치되어 있어 CCTV 영상에 노출되어 있는데 보육교사는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한편, 본회의가 열리기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삭제한 네트워크 카메라 조항도 논란이다.

 

당초 여야는 일반 CCTV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카메라도 어린이집에 설치하도록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보육교사의 인권 침해와 영상 무단 유출 우려 등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본회의 직전 네트워크 카메라 조항을 삭제하고 폐쇄회로 카메라(CCTV)만 허용했었다.
 

 

문제는 본회의 직전 개정안에서 네트워크 카메라 조항이 빠진 것을 모르는 의원들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의원들이 인권 침해 및 사생활 노출을 우려해 반대표를 던졌다고 전해졌다.   



경기도는 도내 어린이집 CCTV 전액 지원

 

한편, 경기도는 어린이집 CCTV 의무화 법안 부결과 관계없이 도내 어린이집 CCTV 설치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고 밝혔다.
 

 

남경필 도지사는 “경기도는 아이들이 행복하고 부모님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린이집 CCTV설치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면서 “이미 예산이 확보돼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 외에 희망하는 도내 모든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CCTV설치를 지원하겠다. 관련 예산은 도지사 특별조정교부금 121억 원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도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나머지 9245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개소 당 130만 원씩 모두 121억 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일반 CCTV를 설치할 것인지, 네트워크 카메라를 설치할지 여부와 개방 시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운영 방법은 모두 어린이집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했다. 지원은 하되 어린이집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자율적 동참을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린이집의 환경 개선을 위해선 비용이 부담되고 있다. 당초 어린이집 비용 보조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하지만 비용 부담은 지차제가 지고 있고 올해만 1조 2,000억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기획재정부에서는 목적예비비 5064억원을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 방침을 내놓았으나 허가가 안나고 있고 이미 서울, 인천, 강원, 전북은 3월 들어 보육료 예산은 바닥났다.

보육료 예산도 바닥나 있는 상황에서 법안마저 통과되면 어린이집 CCTV 설치 비용 지원은 어떻게 해야할지 정부도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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