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대전=이기종 기자] 한국연구재단(NRF)은 부산대학교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김광석 교수팀이 김종수 교수(영남대학교), 송진동 박사(KIST) 연구팀과 공동으로 두 양자점이 결합한 인공분자의 미세 에너지 구조에서 일어나는 복잡하고 특이한 광전이 현상을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자연계의 물질은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실제 원자들이 결합한 분자의 형태로 거동한다.
예를 들어 산소(O2)와 수소(H2)는 동일한 원자들이 결합해 이원자 분자라는 하나의 새로운 덩어리로 거동한다.
이러한 유사한 방식으로 나노기술은 두 개의 양자점(quantum dot, 전자를 가두는 나노미터 크기 공간)을 결합시켜 인공분자를 제작할 수 있다.
원자는 핵 주변을 도는 전자의 에너지 준위만을 고려하면 되지만 반도체 양자점의 경우 전자와 정공(전자가 빠진 상태)의 에너지 준위 모두를 고려하기 때문에 좀 더 복잡하다.
또 양자점 인공분자의 경우 두 양자점 사이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복잡한 미세준위가 존재하며 특이한 광전이가 일어난다.
하지만 그 현상에 대한 명확한 규명은 아직 미흡했다.
이번 연구진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두 개의 양자점을 수평방향으로 결합시킨 인공분자를 제작하고 양자제어에 활용할 수 있는 독특한 물리적 특징을 찾아냈다.
연구과정을 보면 마치 두 개의 물방울이 아주 가까이 놓여있는 것과 유사하게 나노 스케일의 두 양자점을 MBE 장치로 성장시켰다.
이 MBE(Molecular Beam Epitaxy) 장치는 하늘에서 내려온 눈들이 땅 위에 쌓이며 층을 이루듯 고진공 상태에서 원자들을 눈처럼 뿌려 나노구조물을 층상으로 쌓아올리는 장치이다.
이어 인공분자의 경우 기존의 독립된 한 개의 양자점이 지니는 물리적 특성과 다른 독특한 미세 준위를 형성하고 광전이 역시 전혀 다른 규칙을 따른다는 것을 발견했다.
여기에서 광전이는 빛을 매개로 서로 다른 에너지 준위의 높고 낮은 상태를 오가는 현상으로 빛을 방출하며 높은 에너지 준위에서 낮은 에너지 준위로 떨어지거나 빛을 흡수해 낮은 에너지 준위에서 높은 에너지 준위로 될 수 있다.
보통 하나의 양자점 속에는 전자와 정공이 짝을 이룬 엑시톤(exciton) 에너지 준위가 존재한다.
하지만 두 개의 엑시톤들이 결합한 국소바이엑시톤(local biexciton)이라는 보다 높은 에너지 준위도 가능하다.
두 양자점이 결합한 인공분자는 서로 다른 양자점에 각각 존재하는 엑시톤이 결합바이엑시톤(coupled biexciton) 준위를 추가로 형성한다.
이로 인해 결합바이엑시톤은 하나의 양자점에 존재하는 국소바이엑시톤 보다도 높은 에너지 준위를 지닌다.
이 두 양자점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작용의 결과로 각각의 엑시톤, 국소엑시톤, 결합엑시톤 준위들이 추가적인 미세 준위를 형성한다.
이들 미세 에너지 준위 사이를 넘나들며 일어나는 빛의 방출이나 흡수과정에는 기존 양자점의 광전이 선택규칙과 전혀 다른 방식이 작동한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두개의 왕릉이 결합한 경주 ‘황남대총’을 닮은 양자점 인공분자를 나노 스케일에서 만들어 냈다.
특히 인공분자에서 기존의 독립된 한 개의 양자점이 지니는 물리적 특성과 다른 독특한 미세에너지 준위가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이렇게 형성된 미세에너지 준위는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중첩상태로 양자정보통신에 활용될 수 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지원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광학분야 국제학술지 ‘빛-과학과 응용(Light-Science and Applications)’에 6월 12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