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대전=이기종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육종민 교수팀이 경북대학교 ITA 융합대학원 한영기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살아 있는 세포를 전자현미경을 통해 실시간으로 관찰했다고 29일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등은 수십~수백 나노미터(nm, 1 나노미터는 100만 분의 1밀리미터) 크기의 바이러스로 인해 일어나는 질병이다.
바이러스의 전이·감염 과정을 분석하고 이에 대처하는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바이러스의 미시적인 행동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수십~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바이러스 등을 비롯해 세포와 세포를 이루는 기관들은 가시광선을 이용하는 일반 광학현미경으로는 관찰이 어려워 해상력이 매우 높은 전자선을 이용하는 전자현미경 기술을 이용한다.
이 전자현미경 기술은 효율적인 작동을 위해 매우 강력한 진공상태가 필요하며 또 가시광선보다 수천 배 이상 높은 에너지를 가지는 전자를 이용하기 때문에 관찰 시 세포의 구조적인 손상이 불가피하다.
현재로서는 지난 2017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기술인 극저온 전자현미경을 통해 고정 작업 및 안정화 작업을 거친 표본만 관찰이 가능하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2년 개발한 그래핀 액상 셀 전자현미경 기술을 응용해 전자현미경으로도 살아있는 대장균 세포를 관찰하고 이를 재배양해 전자와 진공에 노출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장균 세포가 생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과정을 보면 강철보다 200배 강하고 물질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그래핀 박막을 이용해서 액체와 함께 봉입하는 그래핀 액상 셀 기술을 활용해 살아있는 세포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했다.
물과 살아있는 세포의 생체물질은 높은 에너지의 전자와 반응해서 분해되면서 공격성이 높은 물질인 활성 라디칼을 형성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라디칼이 축적되면서 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세포막이나 생존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유전 물질들이 손상돼 세포가 사망하게 된다.
지난 2012년 KAIST 육종민 교수 연구팀에서 세계최초로 개발한 그래핀 액상 셀 기술은 진공 상태의 전자현미경 내부에서 수분을 유지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그래핀이 활성 라디칼과 반응해서 대상의 손상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착안해 높은 분해능을 갖는 전자현미경 내부에서 세포의 손상을 억제하여 살아있는 상태로 세포를 관찰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육종민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세포보다 더 작은 단백질이나 DNA의 실시간 전자현미경 관찰로까지 확대될 수 있어 앞으로 다양한 생명 현상의 기작을 근본적으로 밝힐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소재공학과 구건모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한 연구는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6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이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