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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진, 박정석 ‘잡채기’로 2년 만에 백두장사 등극..
문화

정경진, 박정석 ‘잡채기’로 2년 만에 백두장사 등극

노승현 기자 입력 2017/10/07 09:52 수정 2017.10.07 14:40

추석 하면 민족 스포츠 씨름, 씨름 하면 백두장사다. 백두급은 중량이 가장 높은 145㎏ 이하 체급으로 씨름판의 백미다. 백두장사가 씨름판을 제패한 자로 꼽히는 이유다. IBK 기업은행 2017 추석장사 씨름대회 마지막 날인 5일 정경진(울산동구청)은 씨름판을 제패했다. 정경진은 이날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백두급 장사 결정전에서 박정석(30·구미시청)을 꺾고 백두장사를 차지하며 2015년 추석 대회의 영광을 재연했다. 개인 통산 7번째 백두장사, 2014년 생애 첫 천하장사를 포함하면 통사 8번째 장사 타이틀이다.

정경진은 박정석을 상대로 한 편의 드라마를 썼다.

이날 백두장사는 ‘잡채기’가 결정했다. 잡채기는 상대를 들어 올려 상대의 무게중심이 아래로 향하게 한 후, 왼쪽으로 샅바를 끌어당겨 상대를 넘어뜨리는 씨름 기술이다. 5판 3선승제인 결정전에서 정경진은 박정석의 잡채기에 잇따라 두 판을 내주며 0-2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정경진은 베테랑의 관록을 발휘해 셋째 판에서 박정석을 잡채기로 눕힌 후 넷째 판에서 밀어치기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포효하는 정경진 정경진(울산동구청)이 5일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2017 추석장사 씨름대회에서 2년 만에 백두장사를 탈환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꽃가마의 주인공을 결정한 다섯째 판은 긴장감이 넘쳤다.

이전 판에서 전력을 다한 두 선수는 지친 기색이 역력한 채 서로의 샅바를 잡고 가만히 서 있다가도 재빠르게 기술을 걸며 빈틈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경기 시작 3분 뒤 정경진은 마지막 다섯째 판에서 박정석을 다시 한 번 잡채기로 쓰러뜨리고 당당히 꽃가마에 올라탔다.

정경진이 결승에 도달한 과정 또한 극적이다. 이번 추석 대회는 신인들의 활약이 도드라지면서 백두장사 출신 OB들은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다. 특히 서남근(연수구청)은 32강에서 2015년 천하장사 정창조(영암군민속씨름단), 16강에서 지난해 추석 백두장사 타이틀을 차지한 ‘늦깎이 씨름왕’ 손명호(의성군청)를 제압하며 ‘모래판의 반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신예 서남근도 4강에서 만난 베테랑 정경진에게는 무릎을 꿇으며 정경진을 결승으로 밀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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