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대전=이기종 기자] 코로나19는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우한(武漢)에서 처음 발생해 전 세계로 확산됐고 이로 인해 지난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적 대유행병(팬데믹, pandemic)을 선언했다.
현재 코로나19는 7월 28일 기준 전 세계적으로 16,333,634명의 확진자와 650,44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국내외적으로 코로나와 관련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그 감염 속도를 늦추거나 예측하기 힘들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위험성을 고려해 문재인 정부는 국민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생활 속 거리 두기’ 등 국가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원격 교육, 재택 근무, 비접촉 소비 방식 등이 이뤄져 사회적인 변화성이 보이고 있다.
현재 정부부처, 공공기관, 코로나19 관련 단체들은 ‘코로나19’가 끝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벌써부터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POST COVID-19)’라는 주제로 각종 포럼과 세미나를 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및 정치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정신적 불안감은 심화가 되고 있고 이러한 불안감을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별로 코로나 상담센터를 운영하거나 도서관 또는 휴양림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심리적인 전환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 시도가 일시적인 방편이어서 문제가 더 크다.
특히 최근 서울, 경기, 대전, 광주 등에서 다시 코로나 환자가 급증해 대구·경북 지역에서 일어났던 국내 1차 유행에 이어 2차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확산됐고 더욱이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 정례 브리핑에서도 해외에서 언급하고 있는 가을 이후 ‘2차 대유행’을 공식적으로 발언을 해 심리적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최근 중국 섬서사범대학교에서 출간을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 하의 심리건강 지도 매뉴얼’과 관련해 한국어 번역을 담당한 대전대학교 안보군사연구원 황태연 교수와 만나 참여배경, 주요내용, 국내의 적용방향 등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 하의 심리건강 지도 매뉴얼’ 이란?
▷ 이 책은 지난 2월 섬서사범대학교 총장이자 전(前)중국 심리학회 이사장인 유쉬췬(游旭群) 교수가 매뉴얼 편집위원회 주임(책임)을 맡아 출판했다.
코로나19 감염병이 급속하게 유행하게 돼 불안감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지고 각종 스트레스가 증가했다.
이에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맞서 감염병에 대한 불안감, 초조함 등 심리적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초로 감염병 유행 하에서 스트레스 상태에 대한 심리적 대응방법과 확진자, 격리자, 의료진 및 가족 등 각 대상별 심리 조절 방법에 대한 가이드북으로 나왔다.
현재 이 책은 중국에서 전자책, 오디오북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돼 무료로 배포됐고 여기에 한국어판을 비롯해 영어판, 러시아어판, 일본어판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적으로 대유병을 함께 극복하고 협력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 책 제작에 참여하게 된 배경은?
▷ 지난 겨울 중국에서 시작해 한국, 일본 등 아시아권으로 확대되는 코로나19 초기 상황에서 중국 서안(西安)외국어대학교 한국어과 유지봉(劉志峰) 교수로부터 코로나19와 관련한 공동 번역을 급히 제안 받았다.
당시 유 교수는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긴급히 책을 번역해 방역 현장에 배포해야 한다고 했다.
비록 번역에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아 어려움이 있었지만 한국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되어 확진환자가 증가하고 누구든지 감염될 수 있다는 심리적 불안감에 스트레스가 커지는 상황 속에서 정신건강을 위한 가이드북을 번역해 중국 내에 있는 한국 교민과 유학생, 교포들에게 무료 배포할 예정이라는 출판동기를 듣고 기쁜 마음으로 동참하게 됐다.
현재 우리 대전대학교 안보군사연구원은 사이버안보, 사회안보, 보건안보 등 신흥안보 분야를 연구하고 특히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초국가적 복합 안보위협에 따른 선제적 능동형 안보 전략”의 주제로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어 안보적 관점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연구 중이다.
- 코로나19 관련 ‘심리건강 지도 매뉴얼’ 책의 주된 내용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 하의 심리건강 지도 매뉴얼’은 총 4장으로 구성돼 있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심리건강을 위한 안내서로 책의 내용은 쉽고 간결하며 전체 분량도 적어서 단시간에 읽을 수 있다.
먼저 제1장에서 심리적 스트레스 개념을 설명하고 있고 이에 따른 스트레스 반응으로 경보, 저항, 탈진의 3단계로 설명한다.
일반적인 심리적 스트레스 반응은 정서, 인지, 행동, 신체 등 다방면에서 나타나는데 가장 흔한 증상은 불안 장애, 의심증, 공황 발작 등으로 나타난다.
이 책에서는 자신이 과도한 스트레스 반응에 빠졌는지 자가 판단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여기에는 행동에서 나타나는 문제, 신체적으로 나타나는 변화, 정서적으로 나타나는 문제, 사고력에서 그리고 사교적 관계에서 나타나는 문제들로 구분하여 제시하고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가벼운 스트레스 반응은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화를 내거나, 자극을 받기 쉽고, 정서적으로 긴장하고 일할 의욕이 결핍되는 심한 스트레스 반응이 지속된다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걸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시 전문가의 도움을 구해야 한다.
끝으로 코로나19 감염병 발생 상황 후에 확진환자, 의심환자, 의료진 및 관계자, 밀접 접촉자, 일반 대중의 경우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심리적 스트레스 반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장에서는 스트레스 상태에 대한 심리적 대응 방법으로 감정 조절, 행동 전략, 인지 전략, 심신 이완법 및 전문적인 도움을 모색하는 방법 등을 제안하고 있다.
먼저 감정 조절의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감지하고, 대화하기, 운동하기, 음악듣기 등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출하는 방법을 배워서 감정을 조절하는 통로를 마련한다.
여기에서 제시한 행동 전략으로 코로나19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언론에서 제시하는 많은 정보를 그대로 믿지 말고 신뢰성이 높은 정보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건강을 유지하는 생활 규칙을 지키도록 한다.
충실한 생활로 감염병에 대한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고 중대한 인생 결정을 내리는 것을 피하며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개인 방역 수칙을 잘 지키도록 한다.
인지 전략으로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구분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더 관심을 갖도록 한다.
또 코로나19와 관련된 비합리적 생각을 떨쳐 버리고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생각과 함께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실천하도록 하며 인식을 바꾸고 감염병 유행이 가져온 사고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한다.
기타 복식호흡법과 근육이완법, 마음 수행법 등의 방식을 익혀 초조한 감정과 긴장된 몸을 이완시켜 자신을 편안하게 만들도록 한다.
끝으로 정부에서 운영하는 전담기구를 통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심리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3장에서는 코로나19 감염병 유행 하에서 심리적 위기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설명한다.
감염병 상황에서 영향을 받는 정도에 따라 4개 등급으로 나누고 각 대상자들에 대한 심리적 위기 관리 포인트를 명시한다.
예를 들어 1등급 집단은 확진환자(중증환자), 현장 의료진 및 관계자, 감염병 관리 업무 종사자 등이고, 2등급 집단은 밀접 접촉자 및 의심환자를 포함한 경증 환자, 병원을 찾는 발열 환자 등이며, 3등급 집단은 1, 2등급 집단과 관련된 가족, 동료, 친구 및 현장 지휘 및 조직 관리자, 자원봉사자 등이다.
그 외 4등급 집단은 감염지역 관련자, 감염되기 쉬운 취약계층 및 일반 대중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확진의 영향을 받고 있는 일반 대중, 자가 격리자, 자가 격리자의 가족, 확진 환자, 현장 의료진 등으로 구분하여 심리 조절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여기에서 공통적인 것은 정확한 정보의 이해, 적극적 예방 조치, 정서적 반응에 대한 수용과 해소, 심리적 교류와 긍정적 사고, 상호 응원과 격려, 신속한 치료 및 전문가의 도움 모색 등이다.
결국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심리적 건강을 위해서는 상호 관심과 소통, 이해와 응원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 이 책을 통해 국내 코로나19 현상을 바라보면?
▷ 국내에서는 지난 1월 20일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인에 의해 코로나19 감염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6개월이 지난 지금도 감염병 위협은 지속되고 있고 감염병의 장기화로 인해 방역현장의 의료진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피로감과 스트레스가 큰 상황이다.
현재 한국뿐만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와 불안 심리를 호소하고 있으며 코로나19와 우울함(blue)을 합쳐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은 이러한 국내외적 상황에서 국가를 불문하고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안내서라 할 수 있다.
현 정부는 감염병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속 거리두기 및 한국식 감염병 대응시스템으로 일컫는 K-방역을 통해 방역조치가 잘 이뤄지고 있음에도 경제가 침체되고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가기가 힘든 상황 속에서 심리적 스트레스가 장기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에서는 국가트라우마센터를 중심으로 감염병 스트레스에 따른 정신건강 대처법을 제공하고 확진자와 가족, 격리 경험자 등의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정신건강 지원과 관련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심리 건강, 정신 건강을 위한 대처법 및 지침을 제안하고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료자원이 현재 코로나19 감염증 치료와 예방에 집중해 이러한 정신건강을 위한 예방과 치료에는 미진해 보인다.
특히 심리적 건강의 영향은 겉으로 명확히 드러나지 않지만 향후 심각한 좋지 않은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신건강의 예방과 치료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후 반년이 지난 시점에서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코로나19는 장기적인 유행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코로나19의 장기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러한 장기전으로 인해 결국 코로나 블루가 심화될 것이며 따라서 정신건강의 예방과 치료에 대해서도 이제라도 적극적으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코로나19의 등장은 삶의 패러다임 전환과 국제안보의 패러다임 전환을 더욱 명확하게 하고 있다.
지난 취임 3주년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화두를 던진 인간의 존엄성에 중심을 둔 인간안보(human security) 개념에 주목하듯이 과거 국가를 중심으로 전통적인 군사안보를 중시한 국가안보(national security) 개념에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는 안보환경의 변화에 따라 국가안보는 경제안보, 환경안보, 보건안보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안보로 전환될 필요가 있으며 코로나19가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의 중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의 발생으로 인해 삶의 패러다임과 국제안보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고 여기에서 개인과 국가가 코로나19를 어떻게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진화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삶과 국가의 운명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심리적 건강을 위해 상호 관심과 소통, 이해와 응원이 필요하듯이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개인과 국가의 안보를 위해서는 인간의 존엄성을 가치의 중심에 두고 상호 소통과 이해, 협력을 통해 함께 발전하는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