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대전=이기종 기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환경복지연구센터 김진영 박사팀이 중국발 미세먼지의 유입이 국내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NOx)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수도권의 초미세먼지 오염을 더욱 악화시키는 과정을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겨울철에서 봄철에 걸쳐 종종 발생하는 고농도 초미세먼지 오염의 원인으로 국내에서 배출된 여러 미세먼지 원인 물질들과 함께 중국발 미세먼지로 대표되는 해외 오염물질의 유입이 꾸준히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발 미세먼지의 유입 시에도 수도권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단순히 중국발 미세먼지의 유입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훨씬 더 높은 경우가 많다.
이번 KIST 김진영 박사팀은 이를 화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초미세먼지(PM2.5)를 측정일별로 해외 유입, 국내 대기 정체, 해외 유입과 국내 대기 정체의 세 가지 조건으로 분류하고 각 유형별 미세먼지의 열역학적 특성을 분석했다.
이 분석 결과에 의하면 해외 미세먼지의 유입이 없는 대기 정체 조건에서는 34μg/m3였던 초미세먼지 농도가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될 경우 53μg/m3로 높아졌다.
거기에 국내 대기까지 정체될 경우 72μg/m3으로 가장 높은 농도를 보였다.
또 중국발 미세먼지의 유입이 있는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초미세먼지 내의 황산염, 질산염, 암모늄 등의 2차 생성 오염물질 성분과 수분이 풍부한 것을 확인했다.
중국발 미세먼지에 포함된 황산염 및 질산염은 강한 흡습성이 있어 입자 내의 수분을 증가시킨다.
이로 인해 수분이 많은 미세먼지가 수도권으로 유입되어 자동차 배기가스 등의 질소산화물과 만나 반응하면 입자 내에 질산염이 추가적으로 생성된다.
이렇게 국내에서 증가한 질산염이 다시 수분을 흡수하고 질산염을 증가시키는 되먹임 효과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가 더욱 높아진다.
질소산화물이 미세먼지 입자 내에서 수분과 만나 질산염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대기 중에 질소산화물과 암모니아가 풍부해야 한다.
대기 중 암모니아 농도를 줄이면 중국발 미세먼지와 국내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 간의 시너지 효과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오히려 초미세먼지 입자가 산성화되기 때문에 미세먼지의 인체 위해성을 더욱 높일 우려가 있다.
따라서 국내 질소산화물 배출 저감을 통해 대기 중 총 질산 성분을 줄임으로써 입자 내의 추가적인 질산염의 증가를 억제하는 방법이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 시 수도권의 초미세먼지 오염을 완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KIST 연구진은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겨울철의 경우 낮은 온도로 인해 질소산화물의 질산염 전환이 잘 되기 때문에 이러한 질소산화물 배출 저감 전략이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보았다.
KIST 김진영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중국발 미세먼지가 국내 자동차 및 산업시설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과 함께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를 증가시키는 복합적인 기작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었다”며 “이 연구가 향후 더욱 효과적인 수도권 초미세먼지 관리 정책에 대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환경부,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한국연구재단 미세먼지 범부처 프로젝트 사업 및 기초연구사업으로 수행됐고 기상 및 대기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대기화학과 물리(Atmospheric Chemistry and Physics)에 6월 30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