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한국연구재단(NRF)은 고려대학교 약학과 변영주 교수팀이 박희등 교수(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연구팀과 함께 생강의 유효성분 중 하나인 6-진저롤 구조를 변형해 녹농균의 생물막 형성을 억제할 수 있는 유도체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생물막(biofilm)은 미생물이 다양한 표면에 붙어 형성된 막 형태의 구조물로 끈적끈적한 분비물에 둘러싸인 미생물 군집이며 의료기기, 인체조직, 수도관, 수처리 필터 등 다양한 표면에 형성되면 감염, 오염, 부식 등의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 생물막 억제를 위해 항미생물제가 주로 사용되지만 미생물 내성이나 인체 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 고농도 사용이나 지속 사용은 제한된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생강에서 유래한 6-진저롤(6-Gingerol) 유도체가 생물막 형성에 관여하는 정족수 인식(Quorum sensing) 기작을 방해하여 고효율의 생물막 형성 억제 효과를 지속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
6-진저롤(6-Gingerol)은 생강의 주요 성분으로 생강 특유의 맛과 향의 원인이며 정족수 인식(Quorum sensing)은 세포 간 신호전달 기전으로 세포 밀도에 의해 증가된 신호물질을 인식해 생물막 형성을 포함한 분화, 증식, 독성물질 생산 등의 생리적인 변화를 유도한다.
이 6-진저롤 유도체가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 생물막 형성에 관여하는 정족수 인식 수용체 중 하나인 RhlR 단백질에 강하게 결합해 생물막 형성을 억제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은 생물막 형성에 관여하는 대표 미생물로, 토양, 물, 피부 등 다양한 환경에서 발견된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6-진저롤 유도체는 미생물에 독성이 없으며 생물막 형성을 74% 억제시켰다.
또 녹농균의 독성인자를 감소시켜 녹농균에 감염된 밀웜(Mealworm)의 생존률을 2.7배 증가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밀웜(Mealworm)은 딱정벌레목 거저리과에 속하는 애벌레로 세균감염 실험에 사용되는 곤충모델이다.
연구 관계자는 “대량으로 합성할 수 있는 6-진저롤 유도체를 항생제와 병용 투여할 경우 항생제의 용량을 낮출 수 있고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막힘, 오염 방지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교육부 중점연구소 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사업 및 환경부 환경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의약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메디시날 케미스트리(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에 7월 22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