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김상욱 교수 연구팀이 그래핀의 기존 응용범위와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형태의 그래핀 섬유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탄소섬유는 가볍고 유연하면서 높은 기계적 물성, 고온 안정성 및 내화학성 등 우수한 물성을 가지는 재료로 일상생활에서부터 우주·항공 등 최첨단분야까지 가용범위가 넓어 섬유 시장에서 오랫동안 각광 받아왔다.
특히 그래핀 산화물 액정을 이용해 습식방사 공정을 통해 섬유화할 경우 섬유의 장축 방향으로 고배향된 그래핀 섬유를 제조할 수 있기에 각 그래핀 층의 물성이 이상적으로 발현된 우수한 신개념 탄소섬유를 제조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그래핀 섬유는 기존의 고비용 탄소섬유의 한계를 근본적으로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기술로서 큰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래핀 섬유 관련 연구 결과들은 일반적인 고분자 섬유 방사 기술에 적용할 뿐 2차원 소재인 그래핀에 알맞은 방사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은 미흡한 상황이었다.
또 2차원 소재인 그래핀이 일반적인 동그란 형태의 노즐에서 방사될 경우, 구조적 불일치로 인해 주름 및 접힘 등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결함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기에 물성이 저해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2차원 소재를 섬유화를 하는데 근본적으로 알맞은 방사 기술 연구 및 소재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일반섬유는 그 단면이 원형으로 이루어져 있는 반면 원자단위의 평평한 2차원 소재인 그래핀으로 이루어진 섬유는 단면이 납작한 형태가 안정적인 구조라는 점을 규명했다.
연구과정을 보면 유기용매에 분산된 그래핀 산화물에 소량의 물 첨가를 통해 구현한 수화현상을 이용하여 용액안의 그래핀 산화물이 주름없이 펴져 열역학적으로 안정한 액정상이 발현했다.
이후 물 함량에 따른 응고용액과의 응집속도 조절로 동그란 노즐에서 방사된 2차원 소재로 구성된 그래핀 섬유가 구조적으로 안정한 형태인 평평한 벨트 모양으로 자발적으로 변형됨을 확인했다.
이는 일반적인 고분자 섬유의 경우 방사된 섬유는 표면에너지를 낮추기 위해 단면이 동그란 형태로 주로 형성되는 것과 반대되는 결과로 2차원 소재로 구성된 섬유는 납작한 형태가 이상적으로 안정한 구조임을 규명했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고결정성을 가지는 전기화학적 방식으로 박리한 그래핀을 그래핀 산화물 액정의 자발적 평탄화 공정에 도입함으로써 더욱 향상된 물성을 가지는 탄소-탄소 복합 섬유를 세계 최초로 제조했다.
또 이 2차원 소재 맞춤형 방사기술을 통해 제조된 납작한 그래핀 섬유는 원형 단면의 섬유에 비해 주름 및 접힘이 확연히 감소되고 섬유의 배열성이 증가했다.
이번 개발한 이 기술은 연필심 등에 쓰이는 값싼 흑연으로부터 손쉬운 용액공정을 통해 얻을 수 있고 기존 탄소섬유보다 값이 싸며 유연성 등 차별화된 물성을 지니고 있어 경제성까지 갖췄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100% 그래핀으로 이뤄진 섬유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스스로 납작해져서 벨트와 같은 단면을 갖는 현상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납작한 벨트형 그래핀 섬유는 내부에 적층된 그래핀의 배열이 우수해 섬유의 기계적 강도와 전기전도성이 대폭 향상됐고 원형 단면을 갖는 일반섬유와 대비해 각각 기계적 강도는 약 3.2배(320%), 전기전도성은 약 1.5배(152%) 향상된 결과를 얻었다.
김상욱 교수는 “그래핀과 같은 2차원 소재로 섬유를 만들면 납작한 벨트 형태가 이상적인 배열구조”라며 “납작한 그래핀 섬유는 납작한 면 방향으로 유연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기존의 잘 부러지는 탄소섬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최근의 이슈인 마스크의 필터 소재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정홍주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한 연구는 종합화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ACS 센트럴 사이언스(ACS Central Science, IF: 12.685)에 6월 11일 게재됐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인 창의연구지원사업(다차원 나노조립제어 창의연구단)과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