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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암 치료를 위한 폭발물’ 의미를 갖는 나노 튜브 전달체 ‘TNT’ 개발

이기종 기자 dair0411@gmail.com 입력 2020/08/25 13:49 수정 2020.08.25 14:01
암 치료 위한 단백질 나노 튜브 전달체를 개발한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와 생명과학과 공동연구팀 연구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IF=27.4)에 8월 20일 게재됐다.ⓒ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카이스트 최명철 교수팀
암 치료 위한 단백질 나노 튜브 전달체를 개발한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와 생명과학과 공동연구팀 연구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IF=27.4)에 8월 20일 게재됐다./ⓒ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카이스트 최명철 교수팀

[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바이오및뇌공학과와 생명과학과 공동연구팀이 암 치료 위한 나노 튜브 전달체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우리 몸속 세포가 분열할 때 염색체(Chromosome)들은 세포 한가운데에 정렬해 두 개의 딸세포로 나눠지는데 이 염색체들을 끌어당기는 끈이 바로 미세소관(microtubule)이다.

이 미세소관은 튜불린(tubulin) 단백질로 이루어진 긴 튜브 형태의 나노 구조물이다.

현재 미세소관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 약물인 미세소관 표적 치료제(microtubule-targeting agents)는 임상에서 다양한 암의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이들은 암세포 미세소관에 결합해 끈 역할을 방해함으로써 암세포의 분열을 억하고 사멸을 유도한다.

특히 튜불린 단백질에는 이 약물이 강하게 결합하는 고유의 결합 자리(binding site)가 존재한다.

이번 연구진은 이 점에 착안해 표적 물질인 튜불린 단백질을 약물 전달체로 사용한다는 아이디어로 튜불린 나노 튜브(Tubulin-based NanoTube, TNT)를 개발하고 항암 효능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연구과정을 보면 튜불린 단백질에 블록 혼성 중합체인 PEG-PLL(pegylated poly-L-lysine)을 섞어 기본적인 TNT 구조를 만들었다.

여기서 튜불린은 빌딩 블록, PEG-PLL은 이들을 붙여주는 접착제이다.

그 다음으로 도세탁셀(docetaxel), 라우리말라이드(laulimalide), 그리고 모노메틸아우리스타틴 E(monomethyl auristatin E) 3종의 약물이 TNT에 탑재됨을 보였다.

이 약물들은 실제 유방암, 두경부암, 위암, 방광암 등의 화학요법에 활용되고 있는 항암제들이다.

이후 탑재되는 약물의 종류와 개수에 따라 TNT의 구조가 변할 뿐 아니라 약물 전달체로서의 물리·화학적 특성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TNT가 탑재하려는 약물에 맞춰 자발적으로 형태를 변형하는 적응형 전달체임을 보여준다.

또 항암제가 탑재된 TNT가 엔도좀-리소좀 경로(endo-lysosomal pathway)로 암세포에 들어가 뛰어난 항암 및 혈관 형성 억제 효과를 보인다는 점을 세포 및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튜불린 단백질을 일종의 레고 블록으로 보았고 이 블록의 형태를 변형하고 쌓아 올리는 방식을 제어해 튜브 형태의 구조체를 조립하는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포항 방사광 가속기의 소각 X-선 산란 장치를 이용해 TNT 구조를 나노미터(nm, 10억 분의 1미터) 이하의 정확도로 분석했고 TNT는 미세소관을 표적으로 하는 모든 약물을 탑재할 수 있는 잠재력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TNT라는 이름에는 암 치료를 위한 폭발물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고 항암제마다 적합한 전달체를 찾아야 했던 기존의 어려움을 해결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약물 전달체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ˮ고 말했다.

KAIST 김진주·이준철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전상용·최명철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IF=27.4)에 8월 20일 게재됐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한국원자력연구원, KUSTAR-KAIST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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