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새정치연합-합의의 정치 제안에 공감, 정의당-'보수가 꿈을 꾸기 시작' 일제히 환영
[연합통신넷=박정익기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보수의 제3의 길'을 제시했다. 매우 이례적으로 야권도 한 목소리로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 날 유 원내대표의 연설은 유 원내대표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야당 측 인사들은 '명연설'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유 대표의 첫 연설의 시작은 세월호 9인의 실종자들을 일일히 언급하며 시작했다. "세월호는 온전하게 인양해야 합니다"며 정부의 결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어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합니다"라는 발언을 통해 기득권 세력이 아닌 약자와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다고 발표했다.
증세와 복지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박근혜 정부의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됐다며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점을 반성한다고 고백했다. 대신 평소 유 대표가 강조했던 '중부담-중복지' 를 주장하면서, 증세가 불가피 하다면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故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양극화 해소를 시대 과제로 제시한 그분의 통찰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보수정당의 대표로써는 매우 이례적인 내용이었다.
유 대표의 대표연설이 끝나자 야당 쪽 자리에서는 고함이나 야유가 아닌 박수가 터져나왔으며, 일부에서는 기립박수도 나왔다. 연설 직후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진영을 넘어 합의의 정치로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면서 "새누리당의 놀라운 변화, 유승민 대표의 합의의 정치 제안에 공감한다"고 논평했다. 이어 "세월호 인양에 대한 의지와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개선을 정부에 촉구한 점은 야당으로서 환영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변인은 "증세 없는 복지의 실패 고백은 집권여당 대표로서 용기있는 진단이다. 박근혜 정부의 조세정책, 부동산 정책 등 잘못된 정책에 대한 비판을 야당과 함께하자는 제안에 동의한다"로 밝혔다.
그러나 박 원내대변인은 "진단은 옳았지만, 처방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며 "행동으로 이제 실천으로 국민께 신뢰있는 정책들을 보이는 것이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정치연합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우클릭(경제정당, 안보정당) 행보에 따른 좌클릭(실용주의적 좌파노선)행보와 겹쳐져 중도 의제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8일 트위터를 통해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찬사를 보낸다. 드디어 보수가 꿈을 구기 시작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새누리당의 건전보수세력으로의 변신은 국민 모두의 바람"이라며 "유 원내대표의 보수혁신의 꿈이 꼭 성공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김제남 원내대벼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연설이 기존의 새누리당으로부터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크고 작은 생각의 차이들이 있지만, 이러한 이견들을 대결이 아닌 합의로 풀어가자는 제안에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한 "증세와 복지확대를 위한 사회적 논의가 조속한 시일 내에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는 "신선하게 잘 들었다. 우리 모두 같이 고민하자는 뜻으로 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한편 '중부담-중복지' 등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과 다른 방향의 경제 정책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의 의견일 분 당의 방침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