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연천=뉴스프리존]이건구기자=지난해 10월, 건설근로자 A씨는 아파트 신축공사장에서 2미터 이상 높이에서 몸의 균형을 잃고 바닥으로 추락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안전모를 썼음에도 두개골 골절로 인한 뇌사 판정을 받았고 다음날 사망했다.
2019년 국내 업무상 사고 사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건설업(50%)으로, 건설업 사망유형 중 가장 많이 사망한 유형은 떨어짐(62%)이다. 2019년에만 265명의 건설 노동자가 떨어져 사망했다.
국민의힘 김성원 국회의원(동두천・연천/환경노동위원회)이 24일,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100대 건설사 산재 은폐 적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공사현장에서 사망 또는 부상사고를 당했음에도 건설사에서 은폐한 사실이 총74건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른 과태료만 3억1108만원이다.
연도별 산재은폐 적발현황을 살펴보면 ‘15년 3건(과태료 948만원)에서 ‘16년 4건(960만원), ‘17년 36건(1억2086만원), ‘18년 8건(3070만원), ‘19년 23건(1억4044만원)으로 2017년과 2019년에 기업의 산재은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사별 산재은폐 적발현황은 롯데건설이 6건(과태료 4,104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대우건설 6건(2,624만원), GS건설 6건(2,480만원), 현대건설 4건(206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사망 또는 3일 이상의 휴업 부상・질병자가 발생하면 1개월 이내에 산업재해조사표를 작성해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제출해야 한다. 통상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산재은폐(미보고)로 간주한다.
과거 산재은폐시 과태료만 부과했는데, 2017년 10월 법개정을 통해 산재은폐 또는 원청업체가 이를 교사·공모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처벌을 강화했다.
한편 김 의원은 「2016년부터 2020년 6월까지 30대 건설사 산업재해 현황」도 분석한 결과, 총11만 9728명이 건설시공현장에서 목숨을 잃거나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사망한 근로자는 2531명이다. 하루 평균 72명의 근로자가 사망 또는 부상사고를 당하고 있는 셈이다.
재해자수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16년 26,570명, ‘17년 25,649명, ‘18명 27,686명, ‘19년 27,211명이다. 산업재해 발생빈도를 나타내는 재해율은 ‘16년 0.84%, ‘17년 0.84%, ‘18명 0.94%, ‘19년 1.09%로 재해자수와 함께 매년 증가추세로, 공사금액별 분석결과에서도 유독 120억 원 이상의 대형공사만 산업재해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김 의원이 2015년부터 2020년 6월까지 30대 건설사(시공능력평가순위 기준) 산재 발생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1만044건 중 GS건설이 1651건(16.4%)으로 5년 반 동안 연속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2위는 대우건설(1,010건, 10.1%), 3위는 대림산업(676명, 6.7%), 4위는 현대건설(622명, 6.2%), 5위는 롯데건설(556명, 5.5%), 6위는 삼성물산(492명, 4.9%) 순이다. 전체 30위순에서 1위(GS건설)부터 6위(삼성물산)까지가 전체의 50%를 차지했다.
김 의원은 “OECD국가 중 산업재해 사망률 1위, 산재공화국 대한민국에서 기업들의 말도 안되는 산재은폐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근로자들이 안전장치 없는 곳에서 일하다가 다치는 것도 억울한데, 법적으로 받아야 할 산재 보호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고용부는 처벌기준을 더욱 높여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안전관리규정을 엄격 적용해야 한다”면서, “이제는 산재를 은폐한 건설사들 역시 근로자를 갑을관계가 아닌 협력과 상생의 관계로 대하는 등 태도를 근본적으로 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