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뉴스프리존] 김경훈 기자 = 경기 평택시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 인근에 도내 최초로 건립을 추진 중인 '5성급 글로벌 브랜드 호텔'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평택시는 지난 15일 인터콘티넨탈호텔그룹(IHG), (주)세라핌디벨롭먼트와 팽성읍 내리 일대에 5성급 관광호텔 건립을 위한 합의각서(MOA, Memorandum Of Agreement)를 체결했다.
세계 굴지 호텔 체인 중 하나인 IHG가 참여하는 'VOCO 호텔'은 내년 6월 착공해 2022년 말 완공을 목표로 250실 규모로 건립이 추진된다. 이 호텔에는 컨벤션 시설과 아이스링크, 실외수영장 등 부대시설도 함께 조성된다.
평택시는 VOCO호텔이 미군부대와 내리 문화공원 등을 연계한 평택의 관광 명소가 될 것이라며 장밋빛 청사진을 내놨다. 또 호텔 건립 이후 약 2000여명의 고용 창출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지역인 팽성읍 주민들도 일부 우려의 목소리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생활권 내 새로운 랜드마크와 연계한 지역발전에 기대감을 표시하며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5성급 호텔 건립계획이 출발부터 특혜 논란이 제기돼 사업 추진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제기된 의혹은 먼저 시가 해당 사업부지와 인접한 내리문화공원의 일부를 지구단위계획 부지로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또한 인·허가 과정에서 토지사용 목적을 변경해 준 것은 시행사에 대한 특혜라는 것이다. 실적이 전무하다시피 한 부동산개발업체가 시행을 맡았다는 점도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호텔 건립부지가 지구단위계획이 승인될 경우 시행사는 엄청난 시세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특혜시비는 물론 '먹튀'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논란이 일자 평택시는 지난 26일 오전 비대면 긴급 브리핑을 통해 '해명' 입장을 발표했다.
김진형 도시계획과장은 "시행사가 소유하고 있는 호텔 부지는 숙박시설이 가능한 지역인 만큼 관광휴양지 조성에 문제가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면서 "합의각서 내용 미공개에 대해선 해외기업과의 체결인 만큼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 다만 평택시는 MOA에서 행정적 지원만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원시설이 호텔 부지에 포함된 건 내리관광지와의 연계 필요성 때문"이라며 "평택시는 시행사나 IHG에 재정 지원이나 부지를 제공하는 내용은 전혀 없다. 시의 역할은 행정지원에 대한 부분만 명시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는 5성급 글로벌 관광호텔 유치를 확고히 하고, 시행사가 다른 사업으로 변경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MOA를 체결했다"고 덧붙였다.
대형 개발사업 계획이 추진될 때마다 특혜 시비, 이해 충돌 등이 이어진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정책 수립, 수행 과정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불거진 의혹의 사실 여부를 명백하게 가려야 한다. 평택시는 제기된 '문젯거리'에 대해 보다 더 투명하고, 전향적인 자세로 대처해주길 바란다. 이장폐천(以掌蔽天), 즉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우(愚)'를 범하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