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한국연구재단(NRF)은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최강열 교수 연구팀이 대표적 암 억제인자인 p53이 역설적으로 암 줄기세포 활성화를 도와 암 재발을 유도하는 것을 알아냈다고 6일 밝혔다.
대장암 등을 위한 표준 화학치료요법으로 5-플루오로 우라실(5-FU) 기반 복합요법이 자리 잡은 지 오래되었지만 치료 후 재발 시 나타나는 암 줄기세포 증가와 관련된 기전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대장암 환자의 암세포를 배양해 만든 오가노이드(organoid)와 대장암 생쥐모델을 이용, 5-플루오로 우라실 치료 후 암 줄기세포가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오가노이드(organoid)는 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하여 특정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재현하기 위해 만든 장기 모사체이다.
미니장기처럼 암 환자 특이적인 조직 특징이나 생리 활성을 재현하는 암 오가노이드는 일종의 환자 아바타 모델로 임상 적용 가능성 확인에 주로 이용된다.
연구과정을 보면 치료 후 암 재발과정에서 p53이 WNT 신호전달계를 자극, 암 줄기세포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장(gut) 줄기세포를 배양, 장 오가노이드를 처음 제작해 지난 2009년에 연구보고한 한스 클레버 교수 연구팀(네덜란드 후브레흐 대학)과의 공동연구로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p53이 소실된 장세포 유래 오가노이드를 확보하고 p53의 이같은 역할을 정교하게 검증했다.
p53은 대표적인 암 억제인자로 잘 알려져 있으며 DNA 손상이나 비정상적 성장신호 등이 있는지 세포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감시자 역할을 수행한다.
이같은 결과는 5-플루오로 우라실의 약효 극대화와 재발 억제를 위해 WNT 신호억제제의 병용치료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WNT 신호전달계는 암 발생과 진행에 중요한 신호전달계로 대장암 환자의 90% 이상에서 APC라는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이 신호전달계가 활성화 되어 있으며 대장암 줄기세포 활성화에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실제 환자 암세포 유래 오가노이드와 대장암 세포를 이식한 동물 모델에서 WNT 신호전달계를 억제하는 화학물질을 함께 처리하자 5-플루오로 우라실에 의한 암 줄기세포 활성화가 저해되 단독처리 이후 발생하는 종양의 재성장이 억제됨을 검증하고 WNT 신호저해제가 효과적일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 연구는 교육부·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본연구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0월 21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