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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형의 ‘안전진단’-(4) 지진예측, 신(神)의 영역인가..
오피니언

이민형의 ‘안전진단’-(4) 지진예측, 신(神)의 영역인가?

이민형 기자 1975lmh@hanmail.net 입력 2017/11/16 22:35 수정 2017.11.26 20:32
▲ 대구예술대학교 경호보안학과 이민형 교수

고대인들은 병이 나거나 부족에 우환(憂患)이 발생하면, 샤먼을 찾아간다. 현대 의학에서는 병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이를 근거로 처방하여 치료한다. 그러나 고대인들의 의식체계는 ‘무엇’이 병의 원인인가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누가’ 이러한 병을 주었느냐에 중점을 두었다. 즉 불가항력적인 상황의 원인자를 의인화(擬人化)하였다. 죽은 조상을 위로하거나 생전에 억울하게 죽은 사람의 영혼을 달래는 의식이 곧 치유책이었다.

2017년 11월 포항의 큰 지진을 대하는 국민들의 반응은 제각각일 것이다. 아파트에 혼자 있던 중년 여성이 지진으로 건물이 흔들리자 어찌할 바를 몰라 이불을 뒤집어쓰고 꼼짝없이 앉아 있기만 하였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과연 자연재해 앞에서 인간은 어린아이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밖으로 나가야 할지 아니면 식탁 밑으로 들어가야 할지 등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정지되어 버린다. 마치 뱀 앞에 마주한 쥐와 같은 꼴이다.

지난 2011년 진도 9.0의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한반도에서도 6.0이상의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예측이 문득 생각난다. 이번 지진으로 응력이 한층 강화되어 그러한 예측이 가시화될까 불안감이 엄습한다. 구름과 같은 자연현상과 야생동물들의 돌발행동 등 지진의 전조 현상에 대해 말들이 많지만 결국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운명처럼 받아들이기만 하여야 하는지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지진예측은 과연 불가능한 것인가?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신(神)의 영역으로 치부하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되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고대인들처럼 신의 노여움을 가라앉히기 위한 기도만이 살 길은 아니라고 본다. 결국 인간의 생존은 인간 영역에서 해결해야 한다.

과학이 모든 것을 밝혀주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인류가 획득해온 지혜의 보고를 경시하여서도 아니 된다. 비록 시간의 문제이지만 지진 발생 징후를 포착하고, 정말 예보다운 예보시스템을 현실화하도록 부단한 노력을 투여해야만 한다.

특히 지금까지 축적되어 온 지진 발생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근거로 지진 취약지구를 선별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를 토대로 내진 설비 보강과 초동대처 등 신속한 후속조치가 이루어지도록 정부와 지자체는 실효적 대안을 제시하고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재난예방의 재정적 ‘열세성’을 들어 상시적인 물리적 대응태세가 어렵다는 비관론을 탈피하여야 한다. 비록 더 이상 지진이 발생하지 않아 이를 대비하기 위한 재정적 투여가 무용지물이 되더라도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은 국민의 생명에 대한 담보이기에 아끼면 망한다!

<이민형 교수 프로필>

경희대학교 법학과 졸업

용인대학교 경호학박사

현 대구예술대학교 경호보안학과 교수

한국치안행정학회 이사

한국민간경비학회 이사

한국해양경찰학회 이사

대한지방자치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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