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뉴스프리존] 김경훈 기자 = 초선인 한 기초의회 의원의 '발칙하고도 까칠한' 발언이 지역정가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2일 경기 오산시의회 제254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한은경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의 5분 자유발언이 파문을 일으킨 '돌멩이' 역할을 했다.
한 의원은 '응어리'를 풀어내듯 작심발언을 토해냈다. 포문은 오롯이 지역의 5선 국회의원인 같은당 중진 안민석 의원을 겨냥했다.
마치 골리앗을 향한 다윗의 돌팔매질처럼, 기습적으로 뿜어내는 한 의원의 발언 수위가 회의장을 숨죽이게 만들었다고 한다.
비장함이 가득한 한 의원의 발언 요지는 이랬다.
"시장을 왕따시키고, 지역 정치인들의 소신마저 꺾는 독재적 권력과 권한을 남발해 오산시의 발전을 멎게 하고 있는 느낌이다."
한 의원은 자연생태체험관 공사 완공을 앞둔 시점에서 '제동'을 건 안 의원의 행태에 이같이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안 의원이)시의원들의 공천권을 쥐락펴락 할 수 있다고 해도, 시의원들 역시 조례를 제정하는 자치 입법권을 가진 이들로서 법령을 더 들여다보거나 의혹조차 제기하지 않고 방관한 데에는 책임의 소지가 분명 있다"고 자조했다.
한 의원은 "지난해 11월15일 오산시 민주당 국회의원, 시장, 시·도의원 등이 경주버드파크를 방문, 생태체험관 비교 모델을 보고 온 적이 있다"면서 "'생태체험관 버드파크에 대해 정확히 몰랐다'라는 변명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고 안 의원측의 '태세전환'을 비꼬았다.
그러면서 한 의원은 '경전하사(鯨戰蝦死,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를 언급하며 "정치인들 사이에 보이지 않게 갈등의 고리가 연속적으로 이어져 있음을 보고 있다"며 "집행부 공무원들이 얼마나 힘드실지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안 의원을 향한 비판 발언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한 의원은 "일부 여당 시·도의원, 시장을 정치 활동에서 왕따시키고, 모욕감을 주는데 앞장 선 데 대해 진정으로 반성하고 사과해야 할 것"이라면서 "3선 여당시장의 시책사업에 적극 협조하고 시민에게 도움되는 일을 지지해달라"고 읍소했다.
마지막으로 한 의원은 "공적 권한을 사적 권한으로 사용함으로써 힘없는 사람들은 더욱 곤혹스럽다"며 "아무쪼록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이신 안 의원께서 지역경제 회복 노력에 힘써 주시고, 더욱 발전될 수 있는 오산시를 위해 힘을 보태주시는 데 전력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지브롤터의 바위(The Rock of Gibraltar)'같은 거물급을 상대로 한 '초보 정치인'의 소신 발언이 알려지자 지역정가와 관가는 물론 시민들도 술렁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 의원과의 '인연'으로 지역정치권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진 한 의원이 오죽했으면 '배은망덕'을 무릅쓰고 '버튼'을 눌렀을까 하는 반응도 나온다.
한 의원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설왕설래 하고 있지만 오늘(4일)열린 오산지역 민주당 비대면 영상회의에서는 이같은 내용이 거론되지 않아 무시하고 간다는 그런 분위기다.
최근 '욕설문자'로 곤경에 처한 안 의원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에 더해 '터질게 터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짐짓 지역 내 해묵은 관계론적 매커니즘이 이번 '항명성' 발언의 단초가 됐을 것이란 생각이다. 무리한 억측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