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유병수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1일 국회 상임위원회 특수활동비 논란에 대해 자신이 여당 원내대표 시절 야당 원내대표에게도 이를 나눠줬다고 밝히면서 오랜 관행이 '사쿠라 논쟁'으로 번지는 것은 잘못된 관점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표가 자신에게 제기되고 있는 특수활동비 논란에 대해 해명을 내놨다. 그런데 이 해명이 '제 발등 찍기'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8일 홍준표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특수활동비 관련 해명글을 올렸다. 홍준표 대표는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문제가 되니 2015년 5월 성완종 사건에 연루됐을 때 내가 해명한 국회 원내대표 특수활동비에 대해 민주당에서 시비를 걸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자세하게 해명하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관행은 모르지만 내가 국회에 있을 때(2008년) 국회 상임위원장은 특활비로 매달 1000여만원이 나오고 원내대표 겸 운영위원장은 국회 전체를 운영하기 때문에 매달 평균 4000여만원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는 여야 간사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상임위원장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자신에게 배정된 특수활동비 중 일부를 매달 상임위 여야 간사들에게 국회활동비조로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대표는 "국회 여당 원내대표 겸 국회 운영위원장은 특수활동비가 매달 4000만 원정도 나온다"면서 "그 특수활동비는 국회 운영에 쓰라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그 돈 수령 즉시 정책위의장에게 매달 1500만 원 씩을 지급했고, 원내 행정국에 700만 원, 원내 수석과 부대표들 10명에게 격월로 각 100만 원 씩, 그리고 야당 원내대표들에게도 국회 운영비용으로 일정금액을 매월 보조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나머지는 국회 운영 과정에 필요한 경비 지출 및 여야 국회의원들과 기자들 식사 비용이 전부였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대표 "(당시 나는) 원내대표 겸 국회운영위원장도 상임위 위원장이기 때문에 당연히 여야 상임위 간사들에게 특수활동비 중 일부를 국회활동비조로 지급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5년 5월 홍준표 대표가 해명했던 내용도 이번 해명과는 다르다. 당시 홍 대표는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받고 있었는데 "2008년 여당 원내대표를 할 때 국회운영위원장을 겸하기 때문에 매달 국회대책비로 4000~5000만 원씩 나온다"면서 "그 돈은 전부 현금화해서 국회 대책비로 쓰는데 그 중 남은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곤해서 그 돈들을 모아 집사람 비자금으로 만들어 제가 정치시작 후 처음으로 경선 기탁금이 커서 돈 좀 구해달라고 부탁하니 그 돈 중 1억2000만 원을 5만 원권으로 내줘서 기탁금으로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21일 YTN <신율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결국 홍준표 대표께서 지금 본인 재판이 대법원에 계류 중인데, 그 재판의 성격과 이 특활비와 다 연관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예전에 현직 검찰총장인 문무일 검사가 경남기업 성완종 회장이 돈을 줬다는 부분과 관련해서 홍준표 대표를 수사하려고 했다"면서 "당시에는 국회 특활비를 남겨서 부인 계좌에서 돈이 나오니까 부인에게 준 것이라고 변명했는데, 지금 특활비가 문제가 되니까 말을 바꾼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범계 의원은 "특활비를 써서 자기 월급이 남아서 월급으로 부인에게 갖다 준 것이라고 했다. 결국 이리 가나 저리 가나 부인의 계좌에 있는 뭉칫돈, 그게 개인 금고"라면서 "그 개인 금고에 있는 뭉칫돈이 문제가 돼서 당시 그것을 변명하다보니 예전과 지금이 입장이 달라져서 지금 곤혹스러운 처지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은 "결국 자꾸 이렇게 특활비 얘기를 하면 할수록 홍준표 대표 입장에서는 제가 보기에는 불리하다"면서 "불리할뿐더러 자꾸 이런 문제들을 물타기 하기 위해서 국회 특활비도 지금 얘기하고 법무부 특활비도 지금 건들기 시작하고, 또 원혜영 전 원내대표도 끌어들이고 있고, 그래서 결국 홍준표 대표의 이러한 좌충우돌이 재판에도 결국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 운영위원회는 여야 원내대표가 당연직으로 참석하기 때문에 여야 간사 이외 원내대표들도 위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박범계 의원은 “앞뒤가 서로 안 맞게 되니까 판사들이 보기에 ‘어, 이거 왜 안 맞지?’ 하는 의문을 품을 수 있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표는 "국회의 오래된 관행"이라며 "이것이 사쿠라 논쟁으로 번지는 것은 잘못된 관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