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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값으로 사사오입한 검찰..
오피니언

술값으로 사사오입한 검찰

유영안 (논설위원) 기자 kht1007@naver.com 입력 2020/12/11 22:05 수정 2020.12.11 22:30

소숫점 버리고 개헌한 이승만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는 광복 후 지금까지 모두 9차 개헌을 했다. 이승만 정부 때 두 번(발췌개헌, 사사오입 개헌), 4.19 이후 두 번, 박정희 정부 때 3번(5~7차) 전두환 정부 때 두 번(8~9차) 했다.

그러니까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9차)을 한 후 33년이 지난 지금까지 개헌을 못 하고 있다. 아니, 안 하고 있다는 게 맞을 것이다.  못 한 것은 능력 부족이고 안 한 것은 의지 부족이다. 지금까지의 국회는 개헌을 할 능력도 의지도 없었다.

9차 개헌 중  헌정 사상 가장 부끄러운 개헌은 아마 제2차 개헌, 일명 ‘사사오입 개헌’이 될 것이다. 사사오입 개헌은 이승만의 3선을 보장해주는 개헌으로 재적 의원 3분의 2가 모자라 소수점을 떨어낸,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산수개헌’이었다.

장기 집권을 획책한 이승만은 3선 금지조항을 삭제했는데, 공교롭게도 재적의원 203명 중  찬성 135표, 반대 60표, 기권 7표였다. 헌법 개정에 필요한 의결정족수인 재적 인원 203명의 3분의 2인 136표에 1표가 부족한 135표 찬성이므로 부결된 것이다.

그러나 자유당간부회는 재적인원 203명의 3분의 2는 135.333……인데, 영점 이하의 숫자는 1인이 되지 못하여 인격으로 취급할 수 없으므로 사사오입하면 135이고, 따라서 의결 정족수는 135이기 때문에 헌법개정안은 가결된 것이라고 주장하여 통과시켰다.

술값을 사사오입한 검찰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제기한 고액의 술접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처음엔 룸살롱에 간 적도 없다던 검사들은 이후 나온 증거에 항복하고 갔다고 시인했다.

그런데 검찰이 술값 계산을 엉터리로 해 시중엔 ‘99만원 패러디물’이 쏟아지고 있다. 처음에 천만원이라더니 갑자기 536만 원으로 준 이유도 정말 가관이다. 검사들의 술접대에 반드시 포함되는 아가씨 봉사비가 빠져 있었던 것이다. 검사들의 룸살롱 문화는 이미 알려진바 저잣거리 양아치보다 못 하다는 게 중론이다.

변호사들과 결탁하여 돈 받고, 기소할 것 기소 안 하고 돈 받고, 공소장을 엉터리로 써서 무혐의가 나오도록 해 돈 받고... 검사들에겐 수사가 곧 돈이었던 것이다.

스스로 공수처 만들게 한 검찰

역설적이게도 지금 검찰이 하는 짓이나 ‘웃기는 술값 계산’이 공수처가 그래서 필요하다는 증거가 되고 있다. 검찰의 술값 계산을 보도를 통해 들은 시민들은 일제히 코웃음을 쳤다.

검사들에게 뇌물죄가 아닌 형량이 낮은 청탁금지법을 적용한 것도 후안무치하다. 표창장 하나로 수십 군데를 압수수색한 검찰은 자기식구들에겐 태평양처럼 마음이 넓다.

보통 술값을 계산할 때는 향응 제공자는 빼고 향응을 받은 사람만 계산하게 되어 있는데, 검찰은 김봉현까지 포함해 1인당 술값을 100만원 이하로 낮추고, 11시 이후에 두 명이 집으로 갔다는 조건을 붙여 아가씨 봉사비는 술값에 포함하지 않았다.

검찰 조롱 패러디물 쏟아져

이 보도가 나가자 네티즌들이 각종 패러디물을 제작해 인기를 끌고 있다. 부끄러운 검찰의 자화상이 여지없이 드러난 셈이다. 어디 그것뿐이겠는가? 김학의 사건을 보라. 별장에서 그 난잡한 짓을 하고도 무혐의 처리해준 검찰이다. 다 ‘해 본 장난’이니 유유상종하는 것이다.

하지만 술값 정도는 빙산의 일각이다. 진짜 돈은 전관예우에 있다. 검찰을 그만 두고 대형 로펌에 가면 3년 안에 수십억을 벌지 못하면 바보가 된다는 말까지 있다. 그러니까 검찰에겐 그 그간이 그들의 진짜 퇴직금이 되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를 조작한 홍만표는 검사장을 그만 두고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1년 만에 100억을 넘게 벌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검찰이 공수처를 막으려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징계위 연장은 법원 소송 대비한 것

윤석열검찰총장의 징계위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15일로 연기됐다. 윤 총장 측이 제기한 절차 문제, 징계위원 기피 문제로 논의를 더 해야 한다는 것인데, 진짜 속내는 이후에 있을 법원 판결 때 하자를 없애려는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어쨌거나 그 사이 공수처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래서인지 검찰 중 누구도 징계위에 댓글을 달지 않았다. 그동안 윤 총장 편을 들던 검사들도 서서히 발을 빼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해임되고 나면 등 돌릴 검찰

사정이 그러니 윤 총장이 해임되고 나면 어떻게 되겠는가? 검사들은 언제 윤석열에게 충성했느냔 듯 윤 총장을 물어뜯어 죽일 것이다. 그것이 검사들의 행태이고 본질이다. 자기들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언제고 목을 치는 것, 그게 바로 검사들이다. 윤 총장이 과연 검사들의 이런 행태를 모를까?

3선을 하기 위해 사람을 소숫점 취급한 이승만이나 자기 식구들이 다치지 않도록 술값을 엉터리로 계산한 윤 총장 사단이나 오십보백보다. 이제 공수처가 활동을 시작하면 그동안 윤석열 사단이 덮어버린 사건과 장모, 처 비리 혐의가 본격적으로 수사될 것이다. 그때도 조중동과 종편이 윤 총장을 빨아줄까? 아마 개 취급할 것이다. 그것이 이 땅의 수구들의 본성이다.

수구들은 민주당의 공수처법 처리에 독재 운운하지만 그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권력자의 비리를 처벌하는 게 독재라면 그런 독재는 백 번 해도 좋다. 수구들의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기’가 애처롭다. 그들 모두가 알고 보면 이승만의 후예들이다. 친일파도 청산하지 못한 매국노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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