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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바른정당, ‘중도통합’의미,. 과제''범보수 통합'가능?

유병수 기자 입력 2017/11/23 11:42 수정 2017.11.23 19:09

[뉴스프리존=유병수기자] 23일 9회째를 맞은 의원 모임 '국민통합포럼'에는 양당 대표를 비롯해 일부 최고위원과 소속 의원, 지역 원외위원장들도 다수 참석하는 등 최대 규모로 열렸다. 최근 통합론이 거론되면서 국민의당은 여론조사 결과를 배포하고 보도자료를 통해 바른정당과 통합 시 지지도가 양당 합산 지지율보다 7.4%p 높은 19.2%가 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대표가 주장하고 있는 '바른정당 통합론'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 면면을 살펴보면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은 결국 바른정당에 기울어진 '범보수통합'이 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조찬 세미나에서 기념촬영 전 악수하고 있다.

유 대표는 지난달 10일에도 선거제도 개편을 주제로 한 국민통합포럼에 나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의견을 나눈 바 있다.안 대표와 유 대표는 이날 '진지하고도 빠른' 논의를 다짐하면서 정책연대는 물론 선거연대, 더 나아가 통합의 가능성마저 엿보게 했다. 23일 국민의당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의당이 앞으로 가야할 길에 대해 다른 정당과 연대·통합해야 한다는 비율이 독자세력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보는 비율보다 약간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해 공표한 '현안 관련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연대·통합 응답은 45.6%로 독자세력 성장 40%보다 조금 높았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양당 연대·통합 의미와 전망 그리고 과제'를 주제로 열린 국민통합포럼 축사에서 "21일 의원총회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왔지만 공통으로 공감한 건 정책연대"라며 "정책연대를 정기국회 기간에 보여줘야 하며 오늘이 그 시작점"이라고 역설했다. 국민의당은 "막상 특정 정당과 통합을 묻는 물음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높았다"면서 "국민의당이 바른정당이나 더불어민주당과 통합하는 것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각각 58%, 57.9%로 공감한다 비율 36.6%, 37.2%를 크게 앞질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합논의에 반대하는 내부 목소리와 관련해서는 "오늘 오후 예정된 원외 지역위원장들의 생각을 직접 듣고 또 다른 당원들과의 만남 자리도 가져 보겠다"며 설득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축사에서 "국민의당이 진통은 한국정치의 밝은 미래를 위해 겪고 있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바른정당 역시 많은 진통을 겪었고 아직도 겪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대표는 "(우리가) 새로 가려는 길이 국민의 박수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다 같이 명심하자"며 "앞으로 진지한 협력, 연대, 통합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직접 나서 국민의당 호남 중진의원들을 만나 설득할 생각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다른 정당의 내부 진통 문제에 대해서 제가 앞서 나가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일단 이번 주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25일 예정된 당 연찬회와 관련해서는 "통합에 대해서 모든 것을 다 열어놓고 의원들, 원외위원장들, 사무처 당직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듣겠다"며 "좋은 의견이 나오면 당 조직이든 운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문제는 더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했을 경우 바른정당이 주도권을 가진다는 점이다. 이날 국민의당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야권을 대표하는 인물' 조사에서 1위는 안철수 대표가 아닌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였다.

유승민 대표는 이 조사에서 26.2%의 지지를 받아 14.5%의 안철수 대표를 앞섰다. 안 대표는 18.2%의 지지를 받은 홍준표 대표에게도 밀린 3위에 그쳤다. 물론 유 대표가 대선 때 보여준 합리적이고 지적인 이미지로 민주당과 정의당 등 범진보적 지지층 사이에서 높은 지지를 받은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통합을 가정한 국민·바른 통합정당의 잠재적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유 대표가 32%로 26.2%의 안 대표를 눌렀다.

또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추세대로 지방선거가 치러진다면 유승민 대표 측이 통합정당 내에서 힘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의 주축인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50%p가 넘는 상황이지만, 대구·경북에서는 통합정당의 지지율이 21.9%로 23.3%의 자유한국당과 오차범위내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결국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 바른정당 통합론이 현실화 될 경우 국민의당의 과거·기존 지지층인 호남·범진보가 아닌 범보수가 통합정당의 중심세력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주도권도 장기적으로 안 대표보다는 유승민 대표가 쥐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이번 국민의당 여론조사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했을 경우 안철수 대표보다 유승민 대표에게 더 유리한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 여론조사"라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국민의당 싱크탱크 국민정책연구원이 R&R에 의뢰해 지난 18일과 19일, 전국 성인 105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RDD 1대1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1%,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0%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양당 대표가 참석한 만큼 이날 세미나에서는 양당 의원들이 나란히 대표 차원의 정책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당 대표가 중심이 돼 정책연대의 속도를 한껏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였다.

바른정당 오신환 의원은 세미나에서 "양당의 개혁코드가 합의점을 찾아간다면 굉장한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며 "협의체를 구성해서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도 "정책연대에서 사실상 공조를 해오고 양당 원내대표도 그런 부분을 해왔다"면서도 "오늘 두 대표가 세미나를 마치고 돌아가시면 대표 차원에서 정책연대 협의체를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당 최명길 의원은 홍진표 시대정신 상임이사가 세미나에서 발제한 '신중도층'이라는 개념이 양당의 통합논의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강조했다. 최 의원은 "신중도층이란 보수층이었다가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보고 중간에 이탈한 개념"이라며 "이들은 우리의 미래 고객이라는데 전적으로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당의 연대 논의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는 현재 국민통합포럼의 역할이 커진 만큼 다양한 주제를 논의해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자리도 계속해서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방송법, 특별감찰관법, 지방자치법과 국민체육진흥법, 규제프리존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채용절차 공정화법 등 6대 법안에 대한 정책연대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바른정당에서는 유 대표를 비롯해 정운천·박인숙·유의동·오신환 의원이 참석했고, 국민의당에서는 안 대표를 비롯해 이언주·최명길·김관영·정인화·김중로·오세정·김삼화 의원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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