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위로부터 정직 2개월을 받고 임명권자인 대통령까지 이를 재가했는데도 윤석열 검찰총장이 징계 조치를 거부하고 또 다시 정직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이는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저항한 것으로 하명을 넘어 쿠데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의 징계위 결정과 대통령의 재가는 그 전에 있었던 행정 소송과는 그 격이 다르다. 징계위가 구체적으로 4가지 위법 사항을 적시했고, 대통령도 이를 재가했기 때문이다. 1차 행정 소송에서 이겼다고 자부하는 윤석열은 그 맛에 또 소송을 한 것 같은데, 이는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하는 헛발질이다.
1차 행정 소송은 6가지 혐의 유무를 떠나 검찰총직 유지 문제만 따졌으나 이번엔 징계위가 위법 사항을 구체적으로 적시했고, 대통령이 이를 재가한 이상 소송에서도 절대 이길 수 없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이니 판사들도 검찰 편을 들 수 있지만 대통령이 재가한 일을 쉽게 뒤집을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법원도 이번엔 쉽게 판결 내리지 않을 것이다. 원래 사법부는 행정 기관끼리의 문제는 판결을 하지 않으려는 소위 ‘소극적 사법주의’를 행사했다. 행정에 관한 문제는 정부 내에서 해결하라는 취지다. 그점은 패스트랙 위법 문제가 아직도 판결이 나지 않은 것과 그 궤를 같이 한다.
그렇다면 보통의 경우 열 번도 넘게 사퇴했어야 할 윤 총장이 대통령에게까지 저항하며 버티고 있는 이유는 뭘까? 그가 말한 법과 원칙 때문일까? 미리 말하면 ‘자기 목숨 지키기’다. 즉 검찰총장을 유지해야 측근, 가족 비리를 엄호해 줄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윤 총장 측이 주장한 절차상 하자 운운은 언어적 수사에 지나지 않고 사실은 언론 플레이를 통해 자신의 주가를 올리고, 여론을 호도해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타격을 입히려는 꼼수다. 절차 문제만 해도 특혜라 할 정도로 배려할 것은 다 했다.
징계위가 고육지책으로 해임이 아닌 정직 2개월을 내린 것도 다 이유가 있다. 해임할 경우 수구 언론들과 윤석열 측이 과도하다는 명분으로 날뛸 것이고, 실제 본안 소송에서도 절차 문제와 일부 위법 여부를 따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임이 아닌 정직 2개월은 ‘신의 한수’로 과도하다는 시비를 피할 수 있고, 그 안에 공수처가 업무를 시작하면 윤 총장이 덮어버린 사건이 재수사되어 구체적 혐의가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을 훤히 알고 있는 윤석열이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당이나 수구 언론들도 한정없이 윤 총장을 비호할 수만은 없다. 왜냐하면 윤석열이 실제로 정치계로 안 올 수도 있고, 설령 온다고 해도 각종 혐의 때문에 자유스러울 수 없으며, 구체적 혐의가 드러날 경우 치명타가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당 대선 후보들의 존재감이 사라져 윤 총장이 만약 제3당을 창당한다면 그야말로 ‘죽 쑤어서 개 준 꼴’이 되기 때문이다.
윤 총장이 최후의 발악을 하며 버티는 이유는 너무나 명백하다. 자신이 검찰을 떠날 경우 그동안 자신을 비호했던 세력들도 등을 돌릴 것이고, 새로운 검찰총장 체제에서 자신이 1차 수사 대상이 되면 그야말로 독에 빠진 쥐 신세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아울러 측근 한동훈, 장모, 처도 무사할 수 없다. 어쩌면 자신마저 기소되어 후배 검사들에게 수사를 받을지도 모른다.
지금이야 조중동, 종편이 떠들어주고 국당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윤 총장을 비호해 주고 있지만, 구체적 혐의가 하나만 드러나도 역풍을 우려해 모두 발을 뺄 것이다. 특히 옵티모스 사건은 핵폭탄이다. 그때 누구의 입김으로 무혐의가 났느냐가 밝혀지면 세상이 뒤집어 질 것이고, 옵티모스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들고 일어날 것이다.
검찰이 옵티모스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정부의 원전정책까지 개입해 정부 기관을 압수수색을 했지만 조국 사건처럼 건진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토록 호들갑을 떨었던 표창장, 인턴 증명서, 사모 펀드에 대해서 검찰은 구체적 증거를 하나도 제시하지 못하고 억지만 부리고 있는 형국이다. 전관예우를 신처럼 모시는 판사들의 판결만 기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혹자는 검사와 판사가 완전히 다른 부류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들은 사실 한솥밥 식구들이다. 검사의 기소 여부, 기소 내용에 따라 판사들의 판결도 달라지고 형량도 달라진다. 그들은 서로 기생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존재들이다. 그놈의 전관예우도 그래서 생긴 것이다. 퇴임 후 대형 로펌으로 가 3년 안에 수십억 크게는 백억 넘게 벌 수 있는데, 서로 관계가 불편해지면 불리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이다.
잠시 내려 간 국정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율은 윤 총장 사건보다 코로나, 전세난 등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그 점은 잘 나타나 있다. 따라서 수구 언론들이 아무리 떠들어봐야 윤석열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1%도 안 된다. TV토론 한 번 하면 그 실체가 모조리 드러나기 때문이다.. 마치 과거 안철수처럼 말이다.
작금의 윤 총장의 버티기는 대권 욕심, 검찰 중립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자신 보호하기, 나아가 측근 보호하기, 장모, 처 보호하기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수사를 통해 구체적 혐의가 하나만 드러나면 수구들의 ‘윤석열 환상’은 그 즉시 깨지고, 오히려 개떼처럼 달려들어 윤 총장을 물어뜯어 죽이려 할 것이다. 그래야 제3후보라도 키울 수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