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이규진 기자]한국여성의전화는 7일 오후 광화문 변호사회관에서 '가정폭력 경찰대응 전면쇄신을 위한 긴급정책토론회'를 열고 “가정폭력범죄에 대한 경찰대응의 확실한 변화를 위한 정책방안과 실무 대응지침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 11월 2일 저녁 한국여성의전화 부설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에 가해자가 침입한 사건에서 경찰이 무대응으로 일관한 데 이어, 본회의 해당 사건 관련 진상조사 및 후속조치 요청에 현재까지도 공식 사과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경찰의 가정폭력에 대한 경찰대응의 전면쇄신을 촉구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토론회는 ‘가정폭력에 대한 국가기능 정지사태, 전면쇄신이 필요하다’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가정폭력에 대한 경찰의 인식과 대응의 전면쇄신을 위한 6개 핵심정책의 도입을 촉구하였다.
고 상임대표는 "피해자 안전과 가해자 책임성을 우선으로 하는 원칙과 절차를 바탕에 둔 가정폭력 경찰대응 지침 마련 및 이행 강화를 촉구"하고 "경찰공무원 양성 및 직무교육 전반에서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 및 대응력 교육 강화 등을 통한 가정폭력에 대한 경찰 교육·훈련의 실효성을 높일 것"을 강조했다.
이어 "여성폭력 관련 조직편제 재정비 및 전담인력 자격요건 강화 등 가정폭력 전담경찰관 운영체계 개선을 통한 전문성 및 실효성을 강화"와 "경찰 내 성평등 실현을 위한 여성경찰 채용 확대 및 경찰위원회 여성폭력 관련 경찰행정 심의·의결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호시설 입소자 및 보호시설 활동가 신변안전에 관한 경찰대응 대책을 강화"시키고 "가정폭력에 대한 가정보호와 유지 중심 정책 및 시스템을 전면 보완, 개편해야 한다" 촉구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신경아 경찰개혁위원회 위원은 "11월 2일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 가해자 침입사건이 국가의 피해자보호시설에 대한 침해"라 비판하고 "국가의 책무인 피해자 보호기능이 정지 상태에 있었음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라 해석한다"며 지적했다.
또한 "사건의 본질이 '가출한' 아내와 아이들을 찾으려는 아버지와, 쉼터로 피신해 남편을 거부하는 여성이라는 사건의 구도로 가해자와 피해자 쌍방의 신고를 모두 '존중'한 경찰의 성차별적 의식에 있다"고 꼬집었다. 신 위원은 "가정폭력 경찰대응 전면 쇄신을 위해 이번 사건에 대한 정확하고 투명한 진상조사와 관련자들의 처리"를 요구하며 "여성폭력 사건에 대한 경찰의 인식 개선과 업무역량 강화를 위한 제도적·의식적 혁신, 경찰과 여성단체, 관련 종사자와 전문가를 중심으로 혁신을 위한 로드맵을 구성"하고 "경찰과 피해자지원기관 간 책임성있는 핫라인 운영" 등의 대책마련을 제안했다.
이외에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왜 여성폭력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이 제도화되었지만 그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실에서, 이를 '전문성'의 문제로 설정하여 여성폭력을 담당하는 경찰의 역할과 권한 등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며 "매뉴얼을 세심하게 만들고 이를 작동시킬 수 있도록 모의 훈련을 할 것"을 제안.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강혜숙 공동대표는 모든 가정폭력 사건에 대해 고소여부를 막론하고 보고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경찰이 재량을 발휘 못하도록 조건 없이 가해자를 체포할 것을 강조했다.
'가정폭력 경찰대응 전면쇄신을 위한 긴급정책토론회'를 주최한 한국여성의전화는 1983년 폭력 없는 세상,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설립돼, 그동안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등 여성에 대한 모든 폭력으로부터 여성인권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해 오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