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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대표 예정대로 호남행,. "박주원, 당원권 정지·최고위원 사퇴시키겠다"

유병수 기자 입력 2017/12/09 19:15 수정 2017.12.09 19:23

[뉴스프리존=유병수기자] 국민의당은 8일 ‘DJ 비자금 의혹’의 제보자로 알려진 박주원 최고위원의 당원권을 정지하고 최고위원직에서도 사퇴 처리하기로 했다. 호남계 의원들의 반대 속에 바른정당과 연대·통합 행보를 이어 가던 안철수 대표는 다시 시련을 겪게 됐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안 대표 호남 방문 시 주민들의 거센 반대 시위로 자칫 불상사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박주원 최고위원의 '김대중 대통령(DJ) 비자금 의혹 제보' 건에도 오는 9일부터 2박3일 동안 호남행(行)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8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에 관한 의견 수렴을 위해 9일 오후 전남도당 당사에서 비공개 당원간담회를 갖는다.

왜, 지금 사정당국 관계자 “주성영 수사 검찰, 제보자 박주원 알았을 것

DJ 비자금 연루 박주원 최고위원은 어떤 사람, 박 최고위원은 원래 검찰 출신이다. 대검에서 범죄정보 수사관으로 근무하다가 정치권으로 들어왔다. 박 최고위원이 2005년 6월 검찰에서 퇴직한 뒤 주로 머문 강남 사무실에는 자료를 잔뜩 넣어둔 커다란 박스가 놓여 있었다. 주 의원은 박스 속에서 파괴력이 있다고 판단한 3건의 문건을 추려냈다. ‘강만길 상지대 총장 시절 비리 의혹’과 ‘중앙선관위 전자개표기 교체 비리 의혹’ ‘DJ 비자금 100억원짜리 CD 의혹’ 문건이다. 주 의원은 상지대 비리 의혹은 2006년 4월, 전자개표기 교체 비리 의혹은 2007년 2월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공개했다. ㄱ씨는 “주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당시 박스에서 꺼낸 DJ 비자금 관련 자료에 국회에서 공개한 CD사본과 모 은행의 발행확인서가 같이 들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고 말했다. ㄱ씨는 “주 의원이 처음에 제보자를 발설하지 않았지만, 검찰에선 이미 제보자가 박씨일 걸로 보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아 안산시장에 당선됐다. 이후에도 구여권 주변을 맴돌다가, 지난 2014년 안철수 대표가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나선 뒤로는 안 대표와 정치행보를 같이 했다. 관건은 박 최고위원이 어디서 자료를 입수했고, 왜 주성영 당시 의원에게 건넸는지 규명하는 것이다. 당시 박 최고위원은 국내 정보시장에서 손꼽히는 ‘정보통’이었다.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2003년 8월 자살하기 전날 만났을 정도였다. 공안검사 출신인 주 의원은 당시 ‘저격수’로 유명했다. 최고의 정보통이 최고의 저격수에게 몹시 민감한 ‘DJ 비자금’ 의혹 자료를 건네준 것이다. 당시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었다. 박 최고위원은 그해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경기 안산시장에 당선됐다. 주 의원에게 자료가 건네지고 2년 뒤 국회에서 제기된 ‘DJ 비자금’ 의혹엔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추가로 정보가 재가공된 정황도 보인다. 두 사람 뒤에 이 사건을 기획하고 밀어붙인 ‘몸통’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 최고위원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도 가까웠다고 한다. 주성영 당시 의원이 2006년 받은 자료를 왜 2년이나 지난 후 공개했는지도 의문이다. ㄱ씨는 “당시 주 의원은 자료 진위를 확인차 그랬다고 검찰에 밝힌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하지만 자료의 진위 확인에 2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엔 동의하기 힘들다. 2008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해 표적 세무조사를 하던 시기다. 국세청 전직 고위 간부 ㄴ씨에 따르면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후 ‘DJ 비자금’을 캐겠다며 독일 국세청장을 직접 만나러 간 일도 있다. 또한 한나라당, 지금의 자유한국당에서 정치를 시작했기 때문에 홍 대표와도 가까웠다. 지난 2012년 홍 대표가 경남지사 재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때도 선거 캠프에서 일을 도왔고 '성완종 게이트' 재판 때 "배달사고가 난 것 같다"고 법정 진술해 홍준표 대표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

홍 대표도 박 최고위원을 도와준 적이 있는데, 박 최고위원이 2010년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을 당시 홍 대표가 "뇌물을 받았다는 그 시간에 내가 함께 있었다"고 알리바이를 제공해주기도 했다. 때문에 두 사람이 '알리바이 품앗이'를 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박 퇴고위와 홍대표는 가까웠던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것 같고 안철수 대표의 중도통합론 주장에 많은 힘을 실어줬던 게 박주원 최고위원 이었다. 2010년 검찰이 주 의원을 통해 제보자가 박 최고위원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왜 진상파악에 나서지 않았는지도 밝혀야 할 사안이다. ㄱ씨는 “주 의원은 검찰 수사 초기 제보자에 대해 계속 함구하다 세간의 오해와 압박이 심해지자 2010년 비리 혐의로 수감돼 있던 박주원 당시 안산시장을 교도소로 찾아가 사정 이야기를 한 후 검찰에 제보자를 밝혔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박 최고위원을 조사하지 않았다. “당시 내가 검찰에 한 진술은 모두 상부에 보고됐을 것이고 지금도 검찰에 일지 형태의 보고서가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가 입수돼 정치권에 넘겨진 경위, DJ 비자금이라면서 100억원짜리 CD 의혹을 제기하게 한 ‘진짜 몸통’이 있었는지 의혹은 부풀고 있다. 진상을 밝혀야 할 공은 다시 박 최고위원과 검찰에 넘어갔다.

정공법으로 돌파,. 예정대로 진행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안 대표 호남 방문 시 주민들의 거센 반대 시위로 자칫 불상사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안 대표는 10일에는 전남 목포 김대중 노벨 평화상 기념관 앞에서 진행되는 제1회 김대중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며, 오후에 광주로 넘어가 지역 기초단체장·기초의원과 오찬을 한다. 같은 날 조선대에서 '연대-통합 혁신을 위한 토론회 안철수 대표에게 듣는다'를 주제로 당원들과 허심탄회하게 토론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11일에는 전북도의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다. 여기에서 박 최고위원에 대한 당무위원회 소집의 건을 상정·의결, 당일 서울에서 당무위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8일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참석자 대부분의 권고에 따라 박 최고위원의 당원권을 정지하고 최고위원직을 사퇴토록 하는 등의 방침을 세웠다.

문제는 당초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에 부정적인 호남인데, 박 최고위원 사건까지 터지면서 안 대표와 국민의당에 대한 호남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를 염려한 호남 중진 의원들이 안 대표의 호남행 순연을 제안했지만, 안 대표가 예정된 일정을 강행한 것은 이번 사건과 통합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목포가 지역구인 박지원 전 대표는 전날 연석회의에서 박 최고위원을 강력히 성토한 후 안 대표에게 이런 우려를 전달하면서 호남방문 일정을 재고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박 최고위원 제보 기사에 잘 대처해 당으로 불똥이 튀지 않기를 기원한다"며 "안 대표의 전남도당 방문에서 평화적인 소통이 이뤄지고, 또 마라톤대회에서는 당원과 시민들이 질서 유지에 협력해주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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