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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사퇴했다..
오피니언

윤석열이 사퇴했다..

유영안 (논설위원) 기자 kht1007@naver.com 입력 2021/03/06 10:31 수정 2021.03.06 13:23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윤석열이 드디어 사퇴했다. 청와대는 윤석열이 사의를 표명한 지 75분 만에 이를 수락했다. 더 이상 그에게 기대할 게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고 달랠 가치도 없다고 여긴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앓은 이가 빠진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윤석열이 사퇴하는 날 전국의 식당에서 짜장면이 많이 팔렸다는 우스운 말도 나돌고 있다.

1, 윤석열이 가장 먼저 대구에 간 이유

윤석열은 사의 표명을 하기 전날 대구에 갔다. 여러 지역 중 대구에 간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주지하다시피 윤석열은 박근혜 국정농단 검사로 활약하며 박근혜를 구속시켰다. 박근혜를 신으로 모시는 대구, 경북으로선 윤석열이 원수인 셈이다.

따라서 대권을 염두에 둔 윤석열로선 대구, 경북을 달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보수의 표밭인 대구, 경북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면 대권도 물 건너간다는 것을 윤석열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윤석열은 대구에 가서 “항상 저를 따뜻이 맞이해주는 대구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윤석열에게 꽃다발을 증정하는 촌극까지 벌였다.

2, 수구들의 문재인 정권 붕괴 프로젝트

이 모든 것이 수구들이 기획한 시나리오에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즉 지금까지의 윤석열의 언행은 윤석열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온갖 가짜뉴스로 문재인 정부를 붕괴시키려는 수구 세력의 기획에서 나온 것이다. 수구들은 그 일환으로 김경수, 안희정, 조국, 박원순, 오거돈 등 민주 인사 제거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그렇다면 수구들은 왜 이재명은 살려주었을까? 바로 민주당 분열용으로 남겨 둔 것이다. 그 증거는 차고 넘친다. 얼마 전 수구들은 엉뚱하게 ‘이재명 탈당설’을 흘렸다. 두고 보면 알겠지만 수구들은 이재명과 이낙연을 이간질해 민주당이 분열될 수 있도록 온갖 공작을 수행할 것이다. 민주 진영은 수구들의 이러한 공작에 절대 속아서는 안 된다.

수구들의 작전은 명백하다. 이재명을 민주당에서 나오게 해 대선에서 3파전을 벌이게 하여 자신들이 집권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조중동의 희망일 뿐, 실현 가능성은 거의 제로다. 누구든 민주 진영을 배반하면 안철수, 이언주 꼴이 나기 때문이다.

3, 윤석열은 진짜 대선에 출마할까?

윤석열이 대구에 가서 한 발언이나 그 전에 조중동이 ‘윤석열 3월 사퇴설’을 흘린 것으로 봐 윤석열은 대선에 출마할 것이다. 즉 수구들이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은 “정치하려고 그 난리를 폈느냐?”는 여론의 따가운 질책을 피하기 위해 당분간 칩거하며 모습을 나타내지 않을 것이다. 간혹 기자들을 만나 4월 보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을 할 것이다.

문제는 윤석열이 국당 후보로 나설 것인가 제3당 세력으로 나설 것인가인데, 필자 생각에 수구들은 은밀히 제3세력을 구축하고 있다고 본다. 그 중심에 김무성 사단이 있다. 마포포럼이란 이름을 단 이들은 대부분 친이계로 이번 국당 경선에서도 친이계인 오세훈, 박형준이 후보가 되는 것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4월 보선이 끝나면 이들이 소위 ‘새로운 보수’를 주창하며 신당을 만들 것이다. 거기에 윤석열, 안철수, 금태섭, 진중권이 모두 포진되고, 국당 내의 친이계가 대거 합류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당은 TK세력만 남게 되어 소수정당으로 전락하고 만다. 세를 불린 제3당은 나중에 국당 대선 후보와 최종 단일화를 시도할 것이다.

4, 이명박 추종자들의 최후 반란

친이계는 박근혜 세력과 함께 해서는 정권 창출이 요원하다고 보고 오래 전부터 문재인 정부 붕괴 작전에 돌입했다. 즉 친이계, 검찰, 언론, 재벌이 한통속이 되어 지금까지의 모든 음모를 수행한 것이다. 그 증거는 차고 넘친다.

따라서 윤석열의 반란은 윤석열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이들 친이계가의 기획 속에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필자는 2년 전에 이미 이들의 공작을 간파했다. 그때만 해도 필자를 의심하던 사람들도 지금은 모두 긍정하고 있다.

한국의 정치는 겉으로 드러난 것만 봐서는 절대 그 진상을 알 수 없다. 모든 사건에는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추악한 정치의 속살을 보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난 것만 분석해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단언하건데 이 모든 사건 뒤에 이명박 추종자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집권하지 않으면 이명박이 사면될 수 없다는 계산을 이미 한 것이다.

5, 수구들이 촛불시민 넘을 수 있을까?

수구들의 가장 큰 장애물은 역시 촛불 시민들이다. 이명박과 박근혜를 감옥에 보낸 1700만 촛불 시민이 있는 한 수구들은 집권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민주 진영의 순결을 해치는 공작을 진행해 왔다. 지금까지 벌어진 모든 사건도 그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필자가 2년 전에 예언한 ‘보이지 않는 손’의 프로젝트가 모두 실현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지금의 국민들은 과거의 국민들이 아니다. 즉 조중동이 떠들면 속아넘어가는 그런 시대가 아니란 것이다. 한국의 현대사는 박근혜 국정 농단 전후로 나뉜다. 그 전에는 조중동이 떠들면 여론까지 흔들렸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난 총선에서도 조중동이 그토록 잔인하게 문재인 정부를 헐뜯었지만 국민들은 민주 진영에 190석을 안겨 주었다.

장모, 처, 한동훈 수사는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민주 진영 인사들은 가차 없이 압수수색을 하는 윤석열 일당을 보고 국민들이 “이게 아닌데?” 하고 수구들을 심판해버린 것이 지난 총선이다. 서초에 모인 군중 중 대다수가 자녀를 둔 학부모, 그들 중 여성이 대부분인 이유가 뭐겠는가? 수구들은 조국 건드렸다가 오히려 총선에서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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