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뉴스프리존] 우성자 기자=경남 김해시에 김해평야 풍년을 예고하는 이팝나무, 하얀 눈꽃이 소담스런 자태로 순백의 장관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물푸레나무과의 이팝나무는 한 해의 풍년을 점치는 나무로 알려져 흰 꽃이 많이 피는 해는 풍년이, 꽃이 많이 피지 않은 해는 흉년이 든다고 전해지고 있다.
한편 이팝나무는 꽃이 피어있는 기간이 20여 일 정도로 비교적 길어 시는 몇 해 전부터 개화 기간이 일주일 정도에 불과한 벚나무 대체 수종으로 많이 심고 있다.
특히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국내 이팝나무(군락 포함) 소재지 8곳 가운데 1곳의 소재지를 가진 7개 다른 지자체와 달리 김해시는 한림면 신천리와 주촌면 천곡리 2곳 소재지를 유일하게 두고 있어 이 소재지를 중심으로 관광명소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림 신천리 이팝나무는 천연기념물 제185호(1967.7.18)로 높이 30m, 수령 650년 추정으로 현존하는 이팝나무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망천1구 마을회관 인근에 위치해 있고 나무 아래로 작은 개천이 흘러 마을에서는 섣달그믐(음력으로 한해의 마지막 날)에 용왕제를 지낸다.
시는 국내 최고령 이팝나무를 보호하고 시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2억8천만 원을 들여 나무 뒤 주택 등을 매입해 올해 말까지 936㎡ 규모의 한림 신천리공원을 조성한다.
천곡리 이팝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07호(1982.11.9)로 높이 17m, 밑동 둘레 7m, 수령 500년 정도로 추정되며 지상 1m 높이에서 두 갈래로 갈라져 자랐다. 천곡마을회관 뒤편 언덕에 자리해 도시개발로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이룬 주촌면 일원을 굽어보고 있어 나무 아래 서면 수백년 흥망성쇠를 지켜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마을 주민들 역시 매년 이팝나무 꽃이 만개하는 입하(여름 첫 절기) 무렵에 나무 아래 모여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제를 지낸다. 이팝이란 이름도 절기상 입하 무렵에 핀다고 해 붙여졌다고도 하고 꽃이 핀 모습이 흰 쌀밥(이밥)과 같다 해서 불러졌다고도 한다.
시는 주촌면이 명실상부한 이팝나무 고장으로 불릴 수 있도록 미세먼지 차단 숲 사업을 적용해 최근 도시개발이 완료된 주촌 선천지구 일대에 이팝나무를 집중적으로 심고 동서대로(주촌)~한림병동삼거리 구간에도 추가 식재 중이다. 시는 올 상반기까지 총 1000그루를 심은데 이어 내년에도 추가 식재를 계획 중이다.
김해에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들어간 가야의 거리(국립김해박물관~전하교)를 비롯해 동서대로(불암~주촌) 이팝나무 60리길, 금관대로(장유 정천교~외동사거리) 등 17개 노선 22km구간에 7000여 그루의 이팝나무가 식재돼 있어 봄이면 순백의 장관을 연출한다.
허성곤 시장은 "우리의 역사와 함께 해온 이팝나무 꽃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시민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있다"며 "천연기념물 이팝나무 소재지가 2곳이나 있는 곳은 김해시가 유일한 만큼 노거수 보호와 관광명소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두 천연기념물 이팝나무는 가로수로 심겨진 이팝나무에 비해 개화가 늦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