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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의료 공헌·미술품 기증 및 상속세 납부 계획 공개..
경제

삼성, 의료 공헌·미술품 기증 및 상속세 납부 계획 공개

이동근 기자 edgeblue@hanmail.net 입력 2021/04/28 18:26 수정 2021.04.28 18:32
공헌·기증 관련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라 정신 계승" 1회성 아님 강조
상속세 12조 원 이상 될 듯 … 지난해 정부의 상속세 규모 3~4배 달해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삼성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삼성

[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상속세 납부와 동시에 의료 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의 사회환원을 실천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어 이번 사회환원이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임을 강조했다.

유족들은 우선 코로나19가 전세계에 창궐하는 가운데, 인류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감염병에 대응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7000억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이 중 5000억 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까지 갖춘 150병상 규모의 세계적인 수준의 병원으로 건립될 계획이다.

2000억 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 및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용될 예정이다.

기부금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출연된 후, 관련 기관들이 협의해 감염병전문병원과 연구소의 건립 및 운영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지원에 3000억 원이 투입된다. 앞으로 10년간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들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치료, 항암 치료, 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을 위한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 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들을 위해 600억 원을 지원하며, 향후 10년 동안 소아암 환아 1만 2천여명, 희귀질환 환아 5천여명 등 총 1만 7천여명이 도움을 받게 될 전망이다. 소아암, 희귀질환 임상연구 및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도 9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유족들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서울대와 외부 의료진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 환자 지원 사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국보 등 지정문화재가 다수 포함된 이건희 회장 소유의 고미술품과 세계적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작가 근대미술 작품 등 총 1만 1천여건, 2만 3천여점이 국립기관 등에 기증된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보물 2015호) 등 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을 비롯해 국내에 유일한 문화재 또는 최고(最古) 유물과 고서, 고지도 등 개인 소장 고미술품 2만 1600여점은 국립박물관에 기증된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등 한국 근대 미술 대표작가들의 작품 및 사료적 가치가 높은 작가들의 미술품과 드로잉 등 근대 미술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될 예정이다.

또 한국 근대 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작품 중 일부는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작가 연고지의 지자체 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 작가 미술관에 기증된다.

국립현대미술관에는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및 샤갈, 피카소, 르누아르, 고갱, 피사로 등의 작품도 기증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유족들은 이건희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 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할 계획이다. 지난해 우리 정부의 상속세 세입 규모의 3~4배 수준에 달하는 금액이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올해 4월부터 5년간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분납할 계획이다. 유족들은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족들은 "생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거듭 강조한 故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로 했다"며 이번 기부가 일회성이 아님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계사들이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을 추진해 사업보국(事業報國)이라는 창업이념을 실천하고,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라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며 "국가경제 기여, 인간 존중,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한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취지로, 유족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사회환원 활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측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평소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적극 전개할 것",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강조하며 사회와의 '공존공영' 의지를 담아 삼성의 각종 사회공헌 사업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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