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지난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는 전 세계적으로 퍼져 결국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3월 11일 팬데믹(Pandemic, 대유행병)을 선언했다.
1년이 경과한 지금 국내에서 많은 정치사회적인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데 심지어 학술적으로 정의되지 않은 언택트(Untact)라는 단어가 사회변화를 지칭하거나 국가정책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활용되고 있다.
이 언택트의 단어는 부정, 반대 등을 의미하는 언(Un)과 연락, 접촉 등을 의미하는 콘택트(Contact)를 붙여서 비대면 등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영어답지도 않고 외래어답지 않은 것이다.
국내외적으로 혼란한 시기에는 이렇듯 생소한 것들이 유행해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현상은 논쟁의 위험성이 있다.
이에 본지는 코로나 시대에서 국가정책, 사회변화, 과학기술 등에 대해 현실태를 올바르게 이해한 후 포스트 이후 시대에 미래의 설계와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코로나19 이후’를 기획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사회적 현상을 소개하는 정책연구가 많지만 지난해 중반 이후에는 ‘포스트 코로나’라는 제목으로 정책연구나 각종 세미나 등이 무수히 많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이 현재 시점에서 보면 단편적인 관점에서 보거나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해 사회적인 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대한민국의 포용국가론을 정립하고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을 기획·운영하고 있는 한국행정연구원을 방문해 안성호 원장과 세종국가리더십의 의미,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의 포용국가론 의미, 포럼의 향후방향 등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 ‘세종국가리더십’이란?
▶ 리더십은 학문적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다양한 개념이 존재한다.
그동안 우리가 논의하면서 정리한 내용을 소개하면 먼저, 세종국가리더십에서 ‘세종’은 세종대왕과 세종시를 지칭하는 중의적인 의미가 있다.
역사적으로 한국인이면 가장 큰 인물 중 한 분이 ‘세종대왕’이고 지정학적으로 경제인문사회연구회를 포함한 국책연구기관들이 모여 국가의 발전을 도모하는 장이 바로 ‘세종시’이다.
다음으로 ‘국가리더십’은 ‘한국형 공공리더십’으로 전환해 소개할 수 있다.
여기서 ‘리더십’은 공공 또는 공공의 일을 달성하려고 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지지와 신뢰를 얻고자 하는 사회적 상호작용 과정이다.
또 ‘한국형 공공리더십’은 한국이라는 공간적 범주에서 역사적으로 구조화되고 사회적으로 조건화된 공공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으며 여기에는 한국의 특수성과 리더십 보편성을 포함되어 있다.
이에 ‘공공리더십’은 사적 범주를 벗어나 모두가 함께하는 리더십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세종국가리더십 또는 한국형 공공리더십은 정답처럼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며 앞으로 연구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정립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의 기획과정은?
▶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은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윤리, 사회통합, 사회의 품격 등 고위정책결정자들의 리더십 함양과 도덕성의 회복을 다루는 포럼도 다수 기획함으로써 리더십의 본질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다.
이를 위해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을 크게 세 가지 목표로 기획했다.
첫째는 주요 정책 현안에 대한 토론을 촉진하는 것이고 둘째는 중장기 국정 방향에 대한 숙의를 도모하는 것이며 셋째는 성공적인 리더십 실천 사례를 발굴함으로써 공공리더십을 확산하는 것이다.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역사 속 위인들로부터 발현된 리더십을 조명하거나 명저(名著)에서 중시하는 리더십을 소개함으로써 현대의 공직자들이 갖추어야 할 리더십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은 국내외적으로 큰 변화를 일으켰으며 단기적인 유행으로 끝나리라는 기대와 달리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인 팬데믹으로 발전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국가정책결정자의 리더십은 국가 간 위기극복의 차이를 초래하는 중요한 변수로 부각됐다.
따라서 코로나19의 발발 이후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은 코로나19가 촉발한 위기 상황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공공리더십이 필요한지에 대한 혜안을 모으는 자리를 마련했다.
실례로 제18차 세종국가리더십포럼에서는 성경륭 前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을 모시고 코로나19가 초래한 사회적·경제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혁신적 포용국가의 적실성을 탐색하고 혁신적 포용국가의 전환을 위해서는 어떠한 공공리더십이 필요한지를 논의했다.
또 제24차 세종국가리더십포럼에서 성균관대학교 최재붕 교수를 모시고 코로나19가 가속화한 현 시점에서 4차 산업 기술이 가지는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4차 산업 기술의 발전을 위한 공공리더십의 역할을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의 운영은?
▶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은 정기적으로 월 1회(매년 8월 제외) 개최되고 있다.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은 최초 1년 동안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연구기관의 임직원, 3급 상당 이상의 고위공직자(지방자치단체 및 지방의회 포함), 공공기관의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총 10차례 개최됐다.
하지만 “세종국가리더십포럼 1주년 기념세미나”를 중심으로 세종국책연구단지에서 개최한 이래로 서울과 세종을 번갈아가며 개최되고 있다.
이를 통해 세종에서 개최되는 포럼의 경우에는 고위공직자뿐만 아니라 세종시청과 세종시교육청 직원들을 포함해 일반 시민에게까지 문호를 개방함으로써 대중적인 포럼으로 성장했다.
특히 세종시청과 세종시 교육청은 소속 공무원들이 본 포럼에 참석하는 경우 의무 교육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세종시 공무원들의 참여도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은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의 운영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본 포럼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적극 호응해 약 30명 내외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연구기관장들만 참석할 수 있도록 그 참석인원을 제한했다.
하지만 모든 포럼을 온라인상으로 생중계함으로써 직접 참석하지 못하는 연구기관장들이나 고위공직자, 일반시민들이 온라인상에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강연한 제26차 세종국가리더십포럼(“미중, 패권경쟁과 한반도의 운명”)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개최 방식을 전면 웨비나 형식으로 변경하여 진행함으로써 많은 호응을 얻었다.
-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의 회차별 특성은?
▶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은 지난 2018년 9월 첫 포럼을 개최한 이래로 지금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총 30회 개최됐다.
30회의 포럼을 코로나19의 발발(2020년 1월 20일 기준) 전후로 구분한다면 코로나19의 발발 이전에는 총 16회의 포럼을, 코로나19의 발발 이후에는 총 14회의 포럼을 개최했다.
코로나19 발발 이전에 개최된 16회의 포럼을 주제별로 크게 분류해 보면 동서양을 망라한 위인들의 리더십(세종대왕과 벤자민 프랭클린, 이순신, 빌리 브란트, 도산 안창호, 에이브러햄 링컨, 올로프 팔메, 시몬 페레스, 힐러리 로댐 클린턴)에 관한 포럼이 8회, 명저(名著)에서 강조하는 리더십(대학연의, 군주론, 목민심서, 한나 아렌트의 저작)에 관한 포럼이 4회, 리더십 교육훈련에 관한 포럼이 1회, 기타 주제에 관한 포럼(3.1정신과 공공리더십, 창의적인 사고의 중요성, 세종국가리더십포럼 1주년 기념 세미나)이 3회 등이 개최됐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발발 이전의 포럼은 현재의 공직자들이 모범으로 삼을 수 있는 과거 위인들의 리더십이나 명저에서 강조하는 리더십에 대한 내용이 중심을 이루었다.
반면 코로나19가 초래한 사회적, 경제적 위기를 타개하는 데 공공리더십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코로나19 발발 이후 개최된 포럼의 다수는 팬데믹 상황에서의 공공리더십이 어떠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코로나19 발발 이후에 개최된 14회의 포럼을 주제별로 분류해 보면, 코로나19 상황에서의 공공리더십의 역할을 직간접으로 다루는 포럼이 6회(혁신적 포용국가, 스위스의 합의 유도 민주주의, 제4차 산업혁명과 팬데믹 쇼크, 디지털 뉴딜, 코로나 팬데믹 위기의 공공리더십, 복지국가와 리더십), 사회문제 해결에 있어서의 공공리더십의 역할에 관한 포럼이 4회(사회의 품격, 사회통합, 성평등 가치, 리더십과 윤리), 위인들의 리더십에 관한 포럼은 2회(김병로, 링컨과 마틴 루터킹), 기타 주제에 대한 포럼이 2회(주민참여 공간설계와 전문가 리더십, 미중 패권경쟁과 한반도의 운명) 등이 개최됐다.
코로나19를 직간접으로 다룬 포럼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제18차 “혁신적 포용국가와 세계 포용국가 연합” 포럼에서는 혁신적 포용국가로의 전환이 코로나19를 포함한 미래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이유를 논의하고 혁신적 포용국가에 적합한 공공리더십 모형을 고찰했다.
제19차 “스위스 번영의 비밀: 합의 유도 민주주의, 사회적 평등” 포럼에서는 혁신적 포용국가의 전형으로 간주되고 있는 스위스의 사례를 살펴보고 스위스의 공공리더들이 행사하는 리더십의 모습을 살펴봤다.
제24차 “제4차 산업혁명과 팬데믹쇼크,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포럼과 제25차 “디지털 르네상스 모델국가” 포럼에서는 4차 산업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코로나19가 초래한 팬데믹쇼크를 완화하는 방법을 탐색하고 4차 산업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을 육성하는 데 있어 공공리더십의 중요성을 심도 있게 다루었다.
제28차 “코로나 팬데믹 위기의 공공리더십” 포럼과 제30차 “복지국가와 리더십” 포럼에서는 신자유주의적 시장 질서가 코로나19로부터 초래된 사회적, 경제적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음을 환기시키며 복지국가로의 전환이 미래에 발생할 코로나19와 유사한 위기를 대비하는 데 중요한 이유를 탐색했다.
또한 코로나19의 극복과 복지국가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정치적 지도자들이 어떠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지를 검토했다.
이와 같이 코로나19 발발 이후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은 코로나19 상황에서의 공공리더십의 역할에 대한 강연과 토론의 자리를 마련하고자 노력했다.
-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의 30회 의미와 과제는?
▶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은 ‘경사연리포트’와 더불어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세종국가리더십위원회의 주축사업으로 운영되어 왔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26개 국책연구기관이 공동으로 다양한 위원회와 연구단을 운영하여 왔지만, 세종국가리더십위원회는 가장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위원회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세종국가리더십위원회를 구성하는 4개의 분과위원회 중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분과위원회가 국가리더십포럼분과위원회이다.
제30회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은 국가리더십분과위원장으로서 본 포럼을 1회부터 이끌어온 조흥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이 “복지국가와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포럼에서 조흥식 원장은 복지국가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서 독일의 비스마르크, 영국의 로이드조지와 윌리엄 베버리지, 스웨덴의 비그포르스, 미국의 프랜시스 퍼킨스의 업적과 리더십의 전략에 대해 강연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00년 간 식민국가, 분단국가, 발전국가, 신자유적 발전국가 등의 과정을 거치며 급격한 경제성장이라는 큰 성과를 거둔 반면, 소득양극화와 불평등의 심화, 극심한 정치적 갈등 등 한계에 직면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불평등의 문제가 더욱 심화됨에 따라 ‘복지국가’에 대한 수요가 더욱 많아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패러다임인 ‘혁신적 포용국가’는 모두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복지국가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를 바탕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직자들에게 시사점을 주고 있다.
특히, 포용국가의 이론을 정립하고 초석을 다지는 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그동안 큰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포럼은 혁신적 포용국가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은 지난 2년 6개월의 시간 동안 쉼 없이 운영되었고 이제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26개 연구기관장들에게는 매월 참석하고 있어 학습하는 장으로 인식되어 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참석인원을 제한하고 있기에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여전히 정부부처나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에서 직접 또는 생중계를 통해 참여를 하고 있다.
앞으로도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을 통해 성공적인 리더십 사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정책 현장에서 바로 응용할 수 있는 리더십을 중점적으로 다룸으로써 공공리더십 분야를 대표하는 포럼이 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세종시에서 개최할 시 공무원과 지방의회 의원, 일반 시민과 시민단체가 모두 모여 다양한 시각에서 정책현안에 관해 논의하고 이를 바로 정책 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학습의 장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이젠 한국행정연구원장으로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난 3년 동안의 임기를 돌이켜보니 보람과 긍지를 느끼는 일이 세 가지가 있는 것 같다.
첫째, 우리나라가 세계 유수의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공직자의 리더십 함양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취임 직후 연구원 내 세종국가리더십센터를 신설했다.
이 센터에서는 공직자들의 리더십에 관하여 다양한 연구를 수행했고 한국형 공공리더십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및 운영했다.
또 공공리더십 세미나와 적극행정포럼의 개최를 통해 관련 학자, 실무자, 언론인 등과 학술적 교류를 촉진했으며 전문연구자를 대상으로 논문현상 공모전을 개최함으로써 공공리더십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관련 연구를 활성화하고자 노력했다.
둘째, “포용국가의 이론과 사례 그리고 정책”, “한국의 새로운 국가모델 탐색: 포용국가 이론과 쟁점”, “포용국가의 거버넌스와 공공리더십”, “포용국가와 혁신경제: 이론 사례 이행전략” 등의 연구과제 수행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국정운영의 방향으로 제시한 ‘포용국가’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행정연구원은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OECD와 공동으로 “국가포용성지수 개발 연구”를 수행하여 국가포용성지수(State Inclusiveness Index)를 개발했다.
이 국가포용성지수는 국가포용성의 국제간 비교 및 추세 파악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문재인 정부의 국정비전인 ‘혁신적 포용국가’의 이행 성과를 점검하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
셋째, 한국행정연구원이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위상을 제고하는 데 기여하고자 작년에 영문학술지 KIPA PPR(KIPA Public Policy Review)를 창간했다.
국내외 행정·정책 연구 및 한국의 모범 사례에 대한 논문 등을 연 2회 발간함으로써 우리나라 행정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