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천 교수와 한양대학교 생명공학과 윤채옥 교수 공동연구팀이 암 치료에 이용되는 면역항암제인 면역관문억제제와 협력 효과를 내는 펩타이드 기반의 면역원성 세포사멸 유도체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화학항암제와 표적항암제에 이어 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항암제는 몸속의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잘 인식하고 공격하게 하는 약물이다.
그 중 면역관문억제제는 T세포 (CTLA-4, PD-1)나 암세포 (PD-L1)에 발현된 면역세포의 활성을 저해하는 면역관문을 차단해 면역세포의 작용을 활발하게 하는 치료제이다.
지난 2011년 미국 식품의약국에 최초로 승인을 받은 후 다양한 면역관문억제제가 환자들에게 이용되고 있지만 면역관문억제제도 몇 가지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 치료법은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10~40% 정도의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고 기존에 존재하는 항암능력을 가진 T세포에 의존적이라는 것이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항암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면역원성 세포사멸 유도체와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투여를 통해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했다.
연구과정을 보면 펩타이드 기반의 면역원성 세포사멸 유도체가 미토콘드리아 외막 붕괴를 통해 세포 내의 활성산소를 과잉생산하고 이렇게 생성된 산화적 스트레스가 소포체를 자극해 최종적으로 면역원성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것을 검증했다.
펩타이드(peptide)는 아미노산이 2~50개 정도 결합된 물질을 뜻하며, 아미노산이 50개 이상 결합된 물질이 단백질이다.
또 동물실험을 통해 펩타이드와 면역관문억제제인 anti-PD-L1을 병용 투여했을 때, 단독 투여에 비해 종양 억제 능력이 향상되고 활성화된 면역반응을 통해 폐로의 전이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연구팀이 개발한 펩타이드는 암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 외막을 붕괴시켜 활성산소 농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형성된 산화적 스트레스가 소포체를 자극해 면역원성 세포사멸을 유도했다.
김유천 교수는 “이번 새로운 면역원성 세포사멸 유도체 개발을 통해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의 낮은 반응률을 보이는 암에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정성동 박사와 한양대학교 생명공학과 정보경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한양대학교 생명공학과 윤채옥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4월 7일 게재됐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사업과 기초연구실 사업을 통해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