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국내 4대 금융이 올해 1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은 크게 감소했지만, 영업·순이익은 평균 약 40%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뉴스프리존에서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4개금융지주의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4개사의 총 매출은 54조 6788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70조 313억 원) 대비 21.9%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5조 4386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 9489억 원) 대비 37.7%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4조 724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 9203억 원) 대비 39.5% 늘었다. 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순이익은 3조 9680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 8371억 원) 대비 39.9% 증가했다.
이번 분기 가장 크게 성장한 곳은 KB금융이었다. 이 회사는 매출은 17조 58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 7472억 원으로 무려 68.1% 증가했다. 순이익은 1조 2852억 원으로 73.9%,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1조 2701억 원으로 74.1%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자회사 중 국민은행은 영업이익이 9514억 원으로 14.3% 증가했고, 순이익은 6906억 원으로 17.8%,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6886억 원으로 17.4% 증가했다. 또 KB증권은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전환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익 증가 배경에 대해 "순이자 이익과 순수수료 이익 등이 늘어난데다 지난해 1분기 코로나 영향으로 부진했던 유가증권·파생상품 등 관련 기타영업손익도 개선돼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1분기 순이자이익은 푸르덴셜 인수와 KB국민은행의 여신(대출) 성장에 힘입어 작년 1분기보다 12.5% 증가했다. 순수수료이익도 증시 활황 등의 영향으로 44.3% 불었다. 작년 1분기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2773억 원의 적자를 본 기타영업손익도 1년 사이 339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KB은행의 순이익(6886억 원)은 프라삭, 부코핀은행 등의 인수·합병(M&A)과 꾸준한 대출 성장으로 작년 1분기보다 17.4% 늘었다. 순이익 증가는 주식 거래대금과 수탁고가 급증하면서 수수료가 크게 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국민카드도 작년 1분기보다 72.4% 많은 1천415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KB손해보험의 경우 순이익(688억 원)이 10.9% 줄었다.
신한지주도 영업이익·순이익이 분기 내에만 1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9년 지주사 전환 이후 분기실적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매출은 14조 3543억 원으로 24.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 6824억 원으로 33.8% 증가했고, 순이익은 1조 2179억 원으로 28.3% 증가했다.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1조 1919억 원으로 27.8% 증가했다.
자회사중 신한은행은 매출이 7조 82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9349억 원으로 12.9% 증가했고, 순이익은 6566억 원으로 4.8% 증가했으며,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6564억 원으로 4.8% 늘었다.
신한카드는 매출이 1조 82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164억 원을 내며 38.4% 증가했다. 순이익은 1684억 원을 기록하며 33.4% 증가했고, 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순이익은 1681억 원을 기록하며 32.8% 증가했다.
이같은 호실적에 대해 IBK투자증권 김은갑 연구원은 "주요 요인은 순이자마진(NIM) 상승과 증권을 비롯한 비은행 자회사 실적 개선이다. 비은행 부문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84% 증가한 6200억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며 "비은행 이익비중은 48%이고 비은행 부문 중 신한금융투자는 투자상품관련손실에서 벗어나면서 같은기간 260% 증가한 1681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전년 동기 대비 32.0% 하락한 14조 255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1조 758억 원을 올리면서 22.4% 올랐고, 순이익은 8508억 원을 올리면서 26.2% 올랐다. 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순이익도 8344억 원을 기록하면서 27.0% 상승했다.
자회사 중 하나은행은 매출이 9조 8427억 원을 올리면서 33.0%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7560억 원을 기록하며 4.9% 증가했고, 순이익은 5776억 원을 기록하며 2.5% 증가했다.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5755억 원으로 3.8%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매출이 3조 2339억 원으로 37.3%나 하락했으나, 영업이익은 1164억 원으로 무려 81.6% 증가했고, 순이익은 1366억 원으로 192.5%나 증가했으며, 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순이익도 1368억 원으로 192.6% 늘었다.
우리금융지주도 타 지주사에 비하면 아쉽지만, 나쁘지 않은 실적을 거두었다. 매출은 8조 7146억 원으로 22.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93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 증가했고, 순이익도 7184억 원으로 28.8% 증가,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6716억 원으로 29.6% 늘었다.
자회사인 우리은행은 매출이 8조 380억 원으로 25.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7733억 원으로 10.7% 늘었고, 순이익은 5918억 원으로 17.0% 증가,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5894억 원으로 17.0% 늘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호실적의 이유로 비은행 부분 계열사인 기업들의 인수·합병(M&A)효과를 꼽고 있다. 실제로 비은행 부분 계열사들의 순이익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2016년 KB증권의 전신인 현대증권을 인수한 것이 빛을 보고 있으며, 지난해 인수한 푸르덴셜생명도 순이익 증가에 보탬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은 비은행 자회사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의 1분기 순이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그룹 전체의 이익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도 지난해 12월 인수한 우리금융캐피탈의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4.6% 증가하면서 보탬이 됐고, 하나금융도 하나금융투자 등 비은행부문이 차지하는 이익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14.1%포인트 늘어난 39.9%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