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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카이스트 50년 역사를 빛내는 ‘17대 KAI..
사회

과기정통부, 카이스트 50년 역사를 빛내는 ‘17대 KAIST 총장에 이광형’ 단독기사에 대한 대응은?

에이티엔뉴스 이기종 기자 dair0411@gmail.com 입력 2021/05/06 14:27 수정 2021.05.06 15:06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사회는 17대 총장 선임 발표 3시간 전 터진 ‘17대 KAIST 총장에 이광형’ 이라는 제목의 한국경제 단독기사에 대한 본지의 정보공개 취재에 대해 입장 자료를 밝혔다./ⓒ이기종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사회는 17대 총장 선임 발표 3시간 전 터진 ‘17대 KAIST 총장에 이광형’ 이라는 제목의 한국경제 단독기사에 대한 본지의 정보공개 취재에 대해 입장 자료를 밝혔다./ⓒ이기종 기자

[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사회는 17대 총장 선임 발표 3시간 전 터진 ‘17대 KAIST 총장에 이광형’ 이라는 제목의 한국경제 단독기사에 대한 본지의 정보공개 취재에 대해 입장 자료를 6일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2021년은 두 가지 측면에서 대내외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 해이다.

이 중에서 하나는 개교 50주년을 맞이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50주년을 기반으로 미래 50년을 위한 제17대 총장을 선출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의 행사는 공교롭게도 같은 달인 지난 2월에 이뤄졌다.

먼저 개교 50주년 행사는 2월 16일에 열렸고 16대 총장인 신성철 총장 주관으로 ʻ한국을 빛낸 50년, 인류를 빛낼 100년ʼ이라는 주제 아래 KAIST의 설립유공자들과 함께 자축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이 영상으로 축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2월 18일에는 17대 총장 선임을 위한 제271회 임시이사회를 열었다.

이때 17대 총장 후보자는 경종민 명예교수, 이광형 교수, 김정호 교수였다.

문제의 발단은 임시이사회가 있는 18일 당일 오전 9시 이후에 터졌는데 갑자기 “[단독] 17대 KAIST 총장에 이광형…김정주·이해진의 스승”이라는 한국경제 기사가 인터넷에 나타났다.

이 기사는 오전 8시 52분경 입력이 됐고 오전 9시 2분에 수정 후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사의 내용을 보면 “한국 최고의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 및 연구기관인 KAIST를 4년간 이끌어갈 차기 총장에 이광형 현 교학부총장이 선출될 것으로 알려졌다”며 기사의 요점을 맨 앞에서 설명했다.

이어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KAIST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제17대 총장 선출을 위한 표결에 들어간다”며 “이 부총장은 AI(인공지능) 반도체 전문가로 삼성전자-KAIST 산학협력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정호 교수와 치열한 경합 끝에 차기 총장으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기사 요점에 대한 근거를 강조했다.

만약 카이스트 홍보실에서 사전 안내가 없었다면 해당 매체가 기사의 보도 시점 제한(엠바고)을 무시하고 쓴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카이스트 홍보실은 행사 3일전 2월 15일 “KAIST 홍보실에서 알려드립니다. 제17대 KAIST 총장선임을 위한 271회 임시이사회가 열립니다”며 “일시는 2월 18일(목) 10:30부터, 장소는 KAIST 대전 본원 학술문화관 5층 스카이라운지”라고 안내했다.

특히 “이사회 당일에는 코로나19 감염확산 방지를 위해 방송기자단과 사진기자단의 우선 출입 허용을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며 “아울러 17대 총장 선임결과 보도자료는 이사회 종료 즉시 배포해드릴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본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대상으로 17대 총장 발표 3시간 전 한국경제의 단독기사(보도)에 대한 이사회의 조치 등을 확인하기 위해 민원 및 정보공개 청구를 진행했다.

먼저 과기정통부 감사관실은 “기본적으로 이사회 참석자에게는 심의 안건에 대해 보안사항을 이행 할 것을 주지하고 있으며 금번 제17대 총장선임은 투표를 통해 총장을 선임하였음을 확인하였습니다”며 “동 이사회 결정 전에 보도된 해당 기사는 해당 언론사의 추측성 기사로 사료되고 이사회 결정과정에서 위법 부당한 사실을 발견할 수 없었음”이라고 답했다.

이 감사관실 답변의 요지는 카이스트 이사회가규정과 절차에 따라 진행해 이번 17대 총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한경의 단독 기사로 인해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해당 매체는 임의적으로 판단해 추측성 기사를 냈다는 것이다.

이 답변의 흐름대로 이해하면 현재 이광형 총장은 이사회의 투표 전부터 당연히 뽑힐 결과였기 때문에 결과적인 측면에서 기사가 나온 이후 이광형 총장으로 선출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과기정통부의 감사관실 판단에 대해 어떤 자료를 기반으로 판단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또한 카이스트 이사회가 한경의 단독기사에 대해 어떤 입장 자료를 내고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경제의 단독 기사 대응과정과 관련된 문서 사본 등의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한국경제의 단독 기사 대응과정과 관련된 문서 사본과 관련해서 “별도 문서가 존재하지 않음”으로 답변했고 카이스트 이사회 임원 현황과 제271 임시이사회 개최 결과 문서 등 일반적인 문서만 제공했다.

이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사회도 한국경제의 단독 기사 대응과정과 관련된 문서 사본에 대해 “별도 문서가 존재하지 않음”으로 답변했다.

일반적으로 언론사 및 기자 입장에서 보면 카이스트 총장 선거 과정에서 풍문(카더라 통신)으로 들었든지 아니면 이사진 등을 통해 구체적인 투표 의사를 확인했든지 여부를 떠나 단독기사를 쓰고 싶은 욕심은 다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욕심이 있다고 해서 다 쓸 수는 없다.

이를 일정 수준의 언론매체를 기준으로 보면 인터넷, 지면, 방송 등을 통해 나올 때까지 내부의 일정한 검토과정을 거치기 때문이고 특히 이번 단독 기사와 같이 국내 과학기술계로부터 받을 비난 등 기사 후폭풍 등에 대해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할 때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본지가 주목하는 것은 해당 매체의 단독기사에 대해 비판하는 것도 아니며 이번 17대 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물 평가도 아니다.

실제로 국민은 코로나19 정국으로 발생한 사회경제적 어려운 사정으로 인해 카이스트 총장의 선출과 그에 대한 단독 기사에 대해 관심이 없을 수 있다.

이번 건을 통해 살펴봐야 할 것은 공공기관의 총장 선출이라는 제도적 민주주의 과정에서 발생한 침해 현상에 대해 해당 행정부처와 공공기관의 이사회가 어떤 인식으로 대처를 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이번 건을 일반적인 선거로 비유하자면 선거 후보자와 선거 투표자가 선거 유세를 앞두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 선거의 최종 결과 발표 3시간 전에 갑자기 언론 속보를 통해 특정 후보의 승리로 결정이 된다고 나온 것이다.

이로 인해 유세를 준비한 후보자나 이 유세를 보고 결정해야 할 투표자가 3시간 동안 해야 할 민주적 절차 과정이 침해당했고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 경우이다.

현재 이와 같이 언론의 선거 방해 행위에 대해 법률(공직선거법, 167조)로 금지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선거인에 대해 “투표한 후보자의 성명이나 정당명을 누구에게도 또한 어떠한 경우에도 진술할 의무가 없으며, 누구든지 선거일의 투표마감시각까지 이를 질문하거나 그 진술을 요구할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어 언론 등에 대해서는 “텔레비전방송국ㆍ라디오방송국ㆍ「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 가목 및 나목에 따른 일간신문사가 선거의 결과를 예상하기 위하여 선거일에 투표소로부터 50미터 밖에서 투표의 비밀 이 침해되지 않는 방법으로 질문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며 이 경우 투표마감시각까지 그 경위와 결과를 공표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17대 카이스트 총장 선출과정을 총장후보선임위원회 운영규정 중심으로 좀 더 살펴보면 그 진행과정은 총장 후보자 공개 모집 및 추천, 추천위원회 후보자 검토, 총장 후보자 3인 추천, 이사회 선출 등을 거쳤다.

먼저 총장 후보자 공개 모집 및 추천에 있어서 개인적으로 추천할 수도 있고 KAIST 교수협의회 등처럼 특정 단체에 의해 추천이 될 수도 있다.

개인 단독으로 추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공개적인 KAIST 교수협의회의 추천 과정을 통해 살펴보면 카이스트 교수협의회는 지난해 9월부터 시작했고 10월경 김정호 교수, 이혁모 교수, 임용택 교수 등의 선거 경쟁을 통해 김정호 교수 등을 이사회 주관의 공모에 추천했다.

이어 12월경 KAIST 총장후보심사위원회는 경종민 전기및전자공학부 명예교수(전 교수협의회장), 김정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글로벌전략연구소장), 이광형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교학부총장) 등 3인을 KAIST 이사회에 최종적으로 추천했다.

그리고 지난 2월 18일 17대 총장 선임을 위한 제271회 임시이사회가 열렸다.

이 임시이사회에 참석한 대상은 김우식 이사장(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을 비롯해 강학회(한국콜마 종합기술원 원장), 김선욱(포스코청암재단 이사장), 김이환(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총장), 박상열(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성욱(SK하이닉스 부회장), 엄지원(대구경북과학기술원 뇌·인지공학과 부교수), 조성표(경북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최지선(Law & Science 대표이사/변호사), 한문희(충남대학교 명예교수), 한민구(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강상욱(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인재정책국장), 신익현(교육부 고등교육정책관), 한훈(대리참석, 연구개발예산과 전형용 사무관), 신성철(전 총장) 등 15명의 이사진이 참석했고 김선화 감사(KAIST 감사)가 별도로 참석했다.

이날 이사회의 상정 안건은 보고안건으로 제270회 KAIST 정기이사회 의사록 보고와 2020년 상근임원 및 부설기관장 연봉 책정(안) 등 3건이며 의결안건으로 제266회 정기이사회(2020.3.26.)에서 의결한 ‘KAIST 제17대 총장 선임 추진(안)’에 따라 차기 총장 선임 건 등으로 오전 10시 30분부터 오전 12시 55분까지 진행됐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제271회 임시이사회는 출석이사 과반수를 득표한 이광형 후보를 총장으로 선임했다.

따라서 이번 제17대 카이스트 총장 선출 건은 지난해 9월부터 진행돼 무려 5개월이라는 민주주의 선출 과정을 거쳤고 그 과정에서 일부분 공개, 일부분 비공개과정이 있었다.

특히 앞서 과기정통부 감사관실에서 답변내용 중에서 주목할 것은 이사회 참석자가 심의 안건에 대해 보안사항을 이행할 것을 주지하고 있었고 개인의 의사에 따라 투표를 했다는 것이다.

이번 카이스트 이사회가 추진한 총장 선거는 대선, 총선 등과 비교하면 아주 작은 민주주의 선거 제도이며 총장이라는 직위가 그 기관을 대표하고 특히 카이스트가 전 세계 대학 중 10권으로 진입하기 위해 총장의 역할이 막중함을 인식한다면 공공기관에서 행해지는 민주적 선출 과정에서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일정한 침해 소지의 가능성이 있었다면 해당 부처와 기관은 마땅히 조치를 취하고 대응을 했어야 한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오랜 시간을 걸쳐 수많은 피를 흘리면 민주주의 제도를 정착시켰고 이 한국형 민주주의 제도 속에서는 초등학교 반장 선거부터 대통령 선거까지 수많은 민주주의 형태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번 카이스트 총장 선출 건도 이 안에 귀속되어 있기 때문에 카이스트 이사회의 결정이 민주적으로 존중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정보공개의 답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과학기술 분야의 공공기관을 관리감독을 하는 과기정통부와 카이스트 이사회는 일반 안건도 아닌 4년에 한 번 의결하는 중요 안건인 총장 선출에 있어서 임의적인 판단인지 여부를 떠나 특정 후보에 유리한 투표 결과를 공개적으로 인터넷에 유포한 것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인식 수준이 냉철하지 못했고 판단 기준도 명확하지 않았다.

이러한 과기정통부와 카이스트 이사회의 행위결과는 카이스트 총장 선출 전후로 일부 언론에서 제기했던 “청와대 입김”, “결과 내놓고 투표” 등에 대해 스스로 인정하는 모양새가 됐다.

또 앞으로 매회 있을 총장 선거에 있어서 이번 한경의 단독기사는 꼬리표처럼 따라 다니게 됐다.

이번 카이스트 17대 총장 선임과 관련해 이사회의 발표 3시간 전에 터진 한국경제의 단독기사 건은 카이스트 100년 역사의 디딤돌이 되는 50주년을 맞이해 앞으로 기계적인 카이스트로 남을지 또는 민주적인 카이스트로 발전할지 여부에 대한 큰 숙제를 부여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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