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뉴스프리존] 김영만, 강승호 기자 공동 취재 = 18일, 광주광역시에 자리한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제41주기 5.18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식에는 김부겸 국무총리, 송영길 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는 물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대행 겸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등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묘지를 참배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열렸던 기념식이 올해는 2년 만에 다시 5.18민주묘지에서 치러졌다.
이날 기념식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오월 유가족과 정관계 인사 등 참석자 수를 99명으로 제한한 가운데 ‘우리들의 오월’이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오월 정신의 전국화와 세계화에 초점을 맞췄다.
문재인 대통령 메시지 통해 “다시 우리들의 오월 광주”
문 대통령은 방미와 관련해 이날 기념식에서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광주의 진실, 그 마지막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며 진상규명, 화해와 치유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먼저 “다시 우리들의 오월 광주다”라는 메시지를 시작으로 “5.18민주묘지와 망월공원묘지로 가는 길에 쌀밥같이 하얀 이팝나무 꽃이 피었을 것”이라며, 2019년과 2020년 연이어 광주를 찾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지만 올해는 참석하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시민군, 주먹밥, 부상자를 실어 나르던 택시, 줄지어 선 헌혈. 함께 이웃을 지키고 살리고자 했던 마음이 민주주의”라며 “오늘 그 마음이 촛불을 지나 우리의 자랑스러운 민주주의가 되고, 코로나를 극복하는 힘이 되었다는 것을 감사하게 되새긴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우리는 오늘 미얀마에서 어제의 광주를 본다. 오월 광주와 힌츠페터의 기자정신이 미얀마의 희망이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도 전했다.
이와 함께 “오월 민주 영령들을 마음 깊이 기리며, 모진 시간을 이겨온 부상자와 유가족께 존경과 위로를 드린다”면서 “민주와 인권, 평화의 오월은 어제의 광주에 머물지 않고 내일로 세계로 한 걸음 한 걸음, 힘차게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정부도 5.18의 진상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지난 5월12일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힐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총리 “‘오월 광주’에 대한 완전한 진실 규명될 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
기념식에 참석한 김부겸 국무총리는 국무총리로서 사죄의 뜻을 밝히는 한편, "화해와 용서는 지속적인 진상규명과 가해 당사자들의 진정한 사과, 살아있는 역사로서 '오월 광주'를 함께 기억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전제했다.
더불어 "계엄군으로 투입됐던 장병들이 과거에 비해 적극적으로 진술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도 찾지 못한 시신들, 헬기사격, 발포 책임자 규명 등 아직 밝혀내야 할 진실들이 많다"며 유가족과 광주 시민들을 향해 "대한민국은 ‘오월 광주’에 대한 완전한 진실이 규명될 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계엄군으로 참여했던 군인들의 용기 있는 진술로 진실이 밝혀지고 있는 데도, 내란목적 살인죄를 저지른 핵심 책임자들은 단 한마디의 고백과 사과도 없다"고 질타하며 "광주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라. 역사의 이름으로, 광주의 이름으로 요구한다"고 주문했다.
여야 정치권 모두 광주로 향해
여야 정치권 모두 이날 광주로 향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진실 규명이 미흡하고 가해자에 대한 완전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고, 국민의힘은 “통합·화합의 정신으로 자리매김할 때까지 역사적 책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5.18의 의미를 되새겼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이용빈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소중한 역사이지만 아직도 그날의 진실이 규명되지 않았고, 가해자에 대한 완전한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더불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고, 조사위원회가 조사를 개시한 지 1년이 지나고 있다. 조사위는 당시 계엄군이 광주에서 자행했던 민간인 학살, 암매장, 사망·상해·실종사건,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과 고문 사건 등 반인륜적인 만행들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며 조사위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덧붙여 "지금 미얀마에서는 5.18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고 있다. 미얀마의 참담한 상황을 보며 같은 경험을 했던 광주는 분노하고 있다"며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응원하고 지지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올해 5.18민주유공자유족회에서 41주년 추모제에 국민의힘을 처음으로 공식 초청해 주셨다. 지난 1997년에 5.18을 국가기념일로 승격시키고, 또 근래 공익법인 단체 설립을 위한 법 개정 등 저희의 꾸준한 진정성에 화답해 주신 결과로 뜻 깊게 생각한다"며 논평을 시작했다.
배 대변인은 "앞으로도 '오월의 광주'가 갈등을 완전히 이겨내고, 통합과 화합의 정신으로 숭고하게 자리매김하는 그날까지 역사적 책임에 최선을 다하겠다. ‘오월의 광주'는 지금도 41년 전의 아픔과 비극을 극복하는 과정에 있다"며 "국민의힘 지도부가 그동안 꾸준히 광주를 방문해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것도 5.18정신을 기리고 그 뜻을 받들겠다는 다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다시 한 번 5.18 민주영령의 명복을 빌며, 숭고한 5.18정신을 되새기며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이룰 것을 국민 앞에 약속드린다"고 밝히고 "세월은 흘러도 산천은 안다. 국민의힘이 앞서서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헌화와 분양 시작으로 기념공연 이어져
기념식은 헌화와 분향, 국민의례, 경과보고, 기념공연 1막, 기념사, 기념공연 2막,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의 순으로 45분간 진행됐다.
기념공연 1막은 ‘광주의 오월’을 주제로 희생자를 추모했다. 올해 사진이 발견된 고(故) 전재수 군과 박용준 열사의 사연을 담은 영상과 비올라 5중주의 ‘바위섬’ 추모 연주도 이어졌다.
공연은 ‘기록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유네스코 기록물로 등재된 5.18 당시의 일기 등을 활용한 독백형식으로 진행됐다.
‘우리들의 오월’을 주제로 한 2막 공연은 5.18 사적지를 통해 시대적 의미를 고찰하고, 미얀마 등 전 세계의 민주주의를 선도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표현하는 영상이 상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