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프리존] 김영만 기자= 투기자본 맥쿼리가 광주지역의 독점적 도시가스 공급업체인 (주)해양에너지 인수에 나서자 지역사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와 광주진보연대 등 8개 단체로 구성된 ‘투기자본의 해양에너지 인수 반대와 시민적 통제를 위한 대책위’(이하 대책위)는 25일 공동 성명을 통해 투기자본의 해양에너지 인수 반대와 광주시가 도시가스의 공공적 통제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맥쿼리, 광주 제2순환도로 운영과정에서 막대한 이익 챙겨
대책위는 "광주 제2순환도로 운영과정에서 맥쿼리는 자회사의 막대한 이율을 적용한 자금을 빌려와 이를 갚는다는 명목으로 이익을 챙기고, 운영사를 껍데기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높은 수익률을 기초로 계약을 체결해 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갔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광주시민들의 경제적 이해와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도시가스가 어떤 규제 장치도 없이 투기자본의 먹잇감으로 자유롭게 거래되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경계했다.
해양에너지는 이미 지난 2018년 ‘GS’에서 사모펀드 회사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이하 글랜우드)’로 매각된 바 있다. 글랜우드가 해양도시가스(해양에너지의 옛 사명)를 인수한 이후, 영업 이익은 2018년 165억 원에서 2019년 216억 원, 지난해 225억 원으로 2년 연속 증가했다. 이자 비용도 3억 원이 되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이었지만, 글랜우드는 인수 후 3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내놨다.
맥쿼리와의 협상 과정에서 제시된 매각 가격은 8200억 원이다. 이 가격대로 매각이 성사되면 글랜우드는 3년 만에 2000억 원의 차익을 챙기는 셈이다.
수천억씩 발생했던 시세 차익 독점자본과 투기자본의 주머니에 들어가
대책위는 “해양에너지의 운영과 매각 과정에서 드러난 것은 안정적으로 매년 100억이 넘게 발생하는 배당 이익과 매각 때마다 수천억씩 발생했던 시세 차익이 독점자본과 투기자본의 주머니에 들어가고 있다”며 “이 막대한 이익은 어떻게 발생한 것인가? 이것은 결국 광주시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대책위가 맥쿼리의 해양에너지 인수를 반대하는 것은 맥쿼리가 광주 제2순환도로의 운영 과정에서 보여줬던 행태 때문이다.
맥쿼리는 당시 높은 수익률로 계약을 체결해 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갔을 뿐 아니라 다시 광주시로부터 지원금을 챙겨 시민들의 혈세를 낭비했다. 또 대책위는 맥쿼리가 직원들을 외주화해 노동자들을 나쁜 고용 환경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맥쿼리, 이윤만을 추구하는 경영 마인드...외주화로 노동자들의 고용 환경 악화"
대책위는 “맥쿼리가 해양에너지를 인수한다면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대규모 시설 투자를 빌미로 고이율의 돈을 차입하고, 이를 갚는다는 명분으로 가스 요금 인상을 시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이윤만을 추구하는 그들의 경영 마인드는 외주화를 통한 노동자들의 고용 환경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불을 보듯 예견되기 때문에 맥쿼리로의 매각을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는 비단 맥쿼리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글랜우드가 빚이 거의 없이 3년 만에 2000억 정도의 주식 가치를 창출하면서도, 100억이 넘게 발생한 배당 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는 시민들의 경제적 이해와 생활에 밀접한 공공재 성격의 도시가스 회사가 지나치게 이익에 치우친 경영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탄소중립도시 조성 위해 기존 도시가스 공급망 이용 가능성 높아
해양에너지의 도시가스 기반시설(가스 공급망)은 광주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소에너지에 기반한 그린뉴딜 사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향후 탄소중립도시를 위해서는 기존 도시가스 공급망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때문에 해양에너지를 투기자본이 아니라 광주시와 시민적 통제 하에 두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책위는 광주시와 정치권이 지금까지의 도시가스 요금 체계와 수준이 적정했는지 근본적으로 검토해줄 것을 촉구하며 △시민들의 생존과 직결된 도시가스를 투기자본의 이윤 놀음에 놀아나지 않게 할 것 △시민적 이익에 바탕을 두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과 해양에너지의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을 투기자본의 이익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되돌려 줄 수 있는 선순환경제 시스템에 대해 숙고해 줄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 “해양에너지의 투기자본으로의 매각을 막고, 도시가스에 대한 시민적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운동에 나서고자 한다”며 이 운동에 광주시와 시의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