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한국연구재단(NRF)은 한양대학교 응용물리학과 권영헌 교수팀이 양자세계의 또 다른 비밀을 발견했다고 28일 밝혔다.
양자물리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신비한 현상들이 보고되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이해를 위해 지난 1990년대 물리학자 페레스는 양자세계에 대한 유명한 질문을 던졌다.
페레스의 질문은 “얽힘이 없는 특정 양자상태들에 대하여 두 사람이 떨어져 있지만 모든 고전적 통신수단을 동원하여 그 양자상태가 무엇인지를 알아맞추는 경우와 그 양자상태가 무엇인지 두 사람이 한 자리에서 알아맞추는 경우가 동일할 것인가?”라는 것이다.
이후 이 문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이 두 경우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를 ‘얽힘 없는 비국소성’ 현상이라고 부르게 됐다.
또 그동안 주목할 만한 연구들을 통해 특정 양자상태들에 대해 두 사람이 떨어져 있지만 모든 고전적 통신수단을 동원해 맞추는 경우와 그 두 사람이 한 자리에서 맞추는 경우가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 알려졌다.
이로 인해 특별한 양자상태들이 모두 동일한 확률로 준비되어 있을 경우로 국한되어 연구됐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합한 새로운 양자상태들을 고안하고 양자상태를 준비하는 방식(양자상태들에 대한 고전적 확률)에 따라서도 양자세계의 놀라운 성질(얽힘없는 비국소성)이 결정됨을 규명했다.
연구과정을 보면 어느 연구팀도 고려하지 않았던 세 가지 종류의 양자상태를 가정하고 이 양자상태에 대해 분석을 했다.
특히 문제분석을 간략하게 하기 위해 세 양자상태 중 두 양자상태의 확률은 동일하게 한 뒤 나머지 하나의 양자상태에 대한 확률을 변경시키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후 준비된 양자상태의 확률에 따라 ‘얽힘없는 비국소성’이 일어날 수도 또는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음을 확인했다.
이런 사실이 중요한 이유는 ‘얽힘없는 비국소성’은 양자세계에서만 등장하는 특별한 현상인데 그 특별한 현상이 고전적 확률에 좌우됨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얽힘없는 비국소성’이라는 양자세계의 성질이 고전적 선택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양자상태들을 A, B, C의 세 가지 카드라고 할 때 B와 C 카드는 600장으로 고정되어 있다고 가정한다.
이때 A카드의 개수가 342장인지, 343장인지에 따라 특별한 상황(얽힘없는 비국소성)이 결정된다.
따라서 전체카드에서 A카드의 미세한 비율의 차이(여기서는 단지 1장의 차이)로 인해 양자세계의 성질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특별한 양자상태들이 준비되더라도 그 양자상태들에 대한 고전적 확률에 따라 양자세계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얽힘없는 비국소성)이 결정됨을 확인했다.
연구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고전적 선택이 양자정보적 성질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이는 양자상태를 이용하는 양자통신 등에 고전적 정보의 선택에 따라 정보전달의 효율성이나 보안성 등이 좌우될 수 있다는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본연구지원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양자컴퓨팅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양자정보 분야 국제학술지 엔피제이 퀀텀 인포메이션(npj Quantum Information)에 5월 25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