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통신넷/윤상혁기자] KT는 국내 최초로 최저 2만원대 후반부터 모든 요금 구간에서 음성 통화와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8일 출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2004년 월 10만 원에 음성통화를 무한 제공했던 ‘무제한 정액 요금제’와 비교하면 약 10년 만에 70% 저렴해졌다.
'데이터 선택 요금제’는 모든 요금 구간에서 음성을 무한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데이터 제공량만 선택하면 된다. 최저 요금인 299요금제에서 499요금제까지는 통신사에 관계없이 무선 간 통화가 무한으로 제공되며 549이상의 요금제에는 유무선간 통화도 무한이다.
KT 마케팅부문장을 맡고 있는 남규택 부사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신 환경이 데이터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현재의 요금제가 불편하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았다"며 "이런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해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남 부사장은 "10년 전만 하더라도 전체를 10으로 놓고 보면 이 가운데 음성이 8 이상, 데이터가 나머지였으나 지금은 거꾸로 데이터 비중이 6∼7까지 올라간 것 같다"며 "변화한 환경에 발맞춰 음성과 문자는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매기는 간단한 구조의 요금제 필요성이 대두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의 요금 체계는 요금에 비례해 음성과 데이터가 함께 올라가는 구조이다 보니 택배 기사 등 직업상 음성통화가 잦은 사람은 데이터 사용할 일은 별로 없어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고가요금제를 강요당할 수밖에 없었다.
남 부사장은 "음성과 데이터를 복잡하게 따질 것 없이 음성은 마음껏, 데이터는 필요한 만큼 쓰도록 함으로써 가계 통신비를 절감하자는 것이 새로운 요금제의 취지"라며 "특허를 출원한 데이터 '밀당'을 통해 필요에 따라 데이터 이용을 다음 달로 미루거나 미리 당겨쓸 수 있어 데이터 사용의 시기적 편차에 따른 낭비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들어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통신비 인하 압박이 거세지는 추세 속에 전격적으로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요금제를 선보인 이유에 대해서는 "글로벌 트렌드가 (데이터 요금을 중심으로 한) 이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지금이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요금제에 따라 이동통신사들의 수익 지표로 평가되는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와 관련해서는 "단기적으로는 ARPU가 하락할 수 있겠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가입자 유치 등을 통해)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특히 데이터 '밀당'의 경우 특허 출원까지 한 차별화된 요금제라서 경쟁사가 쉽사리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KT 고객은 ‘데이터 선택 요금제’의 도입으로 실제 데이터 이용량에 가장 적합한 요금을 선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1인당 평균 월 3590원, KT LTE 고객 1000만 명 기준 연간 총 4304억 원의 가계 통신비를 절감할 것으로 보인다.
KT가 데이터 중심의 새로운 요금제의 포문을 연 것을 신호탄으로 경쟁사인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도 비슷한 방식의 요금제를 잇따라 내놓는다.
LG유플러스는 동영상 시청 등이 늘어나는 '비디오 LTE' 시대를 맞아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는 추세를 반영해 2만원대 무제한 요금제를 비롯한 미래형 요금제를 다음 주에 선보일 계획이다.
SK텔레콤도 현재보다 요금이 대폭 인하되고 혜택이 늘어나는 데이터 중심의 새 요금제 출시를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의 인가 협의를 마무리하는 대로 이를 공개할 방침이다.
현재 총 약 1천700만명의 KT 무선통신 전체 가입자 가운데 LTE 가입자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65.3%인 1천143만명에 달하고, 이 비중은 연말까지 8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