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수리및계산과학연구단 데이터 사이언스 그룹 차미영 CI(Chief Investigator) 연구팀이 정우성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원동희 미국 뉴저지공과대학 교수 등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인공위성 이미지 빅데이터를 분석해 녹지와 시민 행복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고 8일 밝혔다.
공원, 정원, 천변 등 도시 속 녹지 공간은 미적 즐거움은 물론 신체활동 및 사회적 상호작용 촉진 등 육체와 건강에 유익한 영향을 준다.
그동안 도심 녹지와 시민 행복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이뤄졌지만 지금까지는 주로 일부 선진국을 대상으로만 연구가 진행됐다.
이 때문에 녹지의 긍정적인 영향이 범지구적인 현상인지 또 국가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영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서는 파악이 어려웠다.
또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실태조사나 항공사진은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지기 어려워 데이터 수집의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진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60개국에 대해 도심의 녹지 비율(원 색)과 행복도 조사 결과(원 크기)를 비교해 둘 사이의 상관관계가 규명했다.
연구과정을 보면 유럽우주국(ESA)이 운용하는 고해상도 위성인 센티넬-2(Sentinel-2) 위성자료를 이용해 세계 60개국, 90개 도시의 녹지 면적을 조사했다.
센티넬-2(Sentinel-2)는 인공위성 지구 감시 프로젝트인 ‘코페르니쿠스’의 일환으로 발사된 센티넬 위성 시리즈 중 하나로 약 10m의 해상도로 지구를 관측할 수 있다.
이 센티넬-2는 초목을 확인하는 데 뛰어난 단파 적외 채널을 갖춰 산불 발생 가능성 등을 예측하는 데 주로 활용된다.
이어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최소 국가 인구의 10%를 포함하는 도시)를 분석대상으로 삼았으며 선명한 이미지를 위해 각 지역의 여름 시기로 북반구는 2018년 6~9월, 남반구는 2017년 12월~2018년 2월의 이미지가 쓰였다.
이로 인해 그간 녹지 실태 조사가 현장 방문 혹은 항공사진을 기반으로 했다면 이번 연구에서는 여름철 위성영상 자료를 활용하여 더 광범위한 지역에 대한 분석 가능했다.
이후 정량화된 도시 별 녹지 면적 데이터를 국제연합(UN)의 2018 세계행복보고서 및 국가별 국내총생산(GDP, 2018년 기준 한국 11위) 자료와 교차해 녹지와 경제의 시민 행복과의 상관관계를 총괄 분석했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국가의 경제적 상황과 무관하게 모든 도시에서 녹지의 면적이 넓을수록 시민 행복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음을 파악했다.
특히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8,000달러(약 4,223만 원)가 넘는 도시에서는 녹지 공간 확보가 경제 성장보다 행복에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또 국내의 경우 서울 지역이 분석에 쓰였으며 도심 녹지의 면적이 과거보다 증가하며 행복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공동 교신저자인 정우성 포스텍 교수는 “경제 발전 단계에서는 경제 성장이 시민 행복에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경제가 일정 수준 발전한 뒤에는 다른 사회적 요인이 행복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도심 녹지 공간이 행복감을 향상시키는 사회적 요인 중 하나임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차미영 IBS CI는 “이번 연구의 주안점은 사회적 연구를 위해 위성영상 빅데이터를 활용한 것에 있다”며 “앞으로 이 연구가 국내 녹지정책 연구에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