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양동수 박사와 박선영 박사를 포함한 이상엽 특훈교수팀이 일곱 빛깔의 천연 무지개 색소를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우리 생활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각종 색소는 식품과 같이 직접 섭취되거나 화장품과 같이 피부에서 흡수되기 때문에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하지만 색소 중 대부분은 석유 화합물로부터 생산되는 합성 색소이며 색소의 사용이 실생활에 널리 활용되는 만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합성 색소를 이용해 각종 옷감을 염색하면서 발생하는 폐수가 전체 산업용 폐수의 17~20%를 차지하고 있으며 합성 색소는 수질오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건강 문제 및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생물을 이용해 천연색소를 생산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값비싼 생산 공정 및 낮은 수율로 인해 산업화가 실현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 현재까지 빨강, 주황, 노랑, 파랑, 보라 등의 천연색소는 낮은 효율로 생산되고 있으나 초록 및 남색 천연색소 생산은 보고된 사례가 없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효율적인 빨강, 주황, 노랑 3색의 카로테노이드 생산과 이를 확장한 7가지 무지개색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과정을 보면 다양한 특성의 천연색소 중 지용성 식품과 의류 염색 등에 활용되는 소수성 천연색소에 주목했다.
미생물에서 소수성 색소가 생산되면 이는 세포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세포 내부에 축적된다.
그동안 색소가 축적될 수 있는 세포의 수용력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그동안 소수성 색소를 특정량 이상으로 생산할 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세포의 모양을 변화시키거나 세포 내 소낭을 형성해 미생물 내부의 소수성 천연색소 축적량을 증가시키고자 했다.
또 색소 생산량을 더욱 증가시키기 위해 세포 외 소낭을 형성해 미생물 밖으로 소수성 천연색소를 분비해 무지개 색소를 고효율로 생산했다.
이로써 연구팀은 포도당이나 글리세롤을 먹이로 개발한 대장균을 배양해 일곱 빛깔의 천연 무지개 색소를 모두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미생물의 대사회로를 조작하는 기술인 대사공학을 이용해 ▲아스타잔틴(빨강), ▲베타-카로틴(주황), ▲제아잔틴(노랑), ▲프로비올라세인(초록), ▲프로디옥시비올라세인(파랑), ▲비올라세인(남색), ▲디옥시비올라세인(보라)을 생산하는 대장균들을 개발했다
특히 폐목재, 잡초 등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바이오매스의 주원료인 포도당 또는 산업공정의 부산물로 생산되는 값싼 바이오매스인 글리세롤을 단일 탄소원으로 사용해 일곱 빛깔의 천연 무지개 색소를 생산하는 대장균 균주를 최초로 개발했다.
양동수 박사는 “석유 화합물 기반의 합성 색소를 대체할 수 있는 일곱 빛깔의 천연 무지개 색소를 세계 최초로 생산했으며, 이번 연구는 특히 색소를 비롯한 천연물을 고효율로 생산할 수 있는 범용 대사공학적 전략을 개발했다”며 “이번 기술을 활용해 색소뿐만 아니라 의약품, 영양보조제 등의 다양한 친환경 물질을 고효율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농촌진흥청이 지원하는 농업미생물사업단의 ‘카로티노이드 생산 미생물 세포공장 개발’ 과제의 지원으로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5월 25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