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뉴스프리존

농기계VS산업기계 "붙어볼래?" 창녕 오지마을에 무슨 일..
지역

농기계VS산업기계 "붙어볼래?" 창녕 오지마을에 무슨 일이...

강창원 기자 win690@naver.com 입력 2021/06/14 11:06 수정 2021.06.14 15:10
채석장 사업추진 업체 "포크레인 들여보내 달라"
마을주민 "극심한 피해 예상...건설기계 농로진입 안 돼"
창녕군 덕곡마을 농로를 두고 포크레인과 농기계가 대치하고 있는 모습 ⓒ강창원 기자

[창녕=뉴스프리존]강창원 기자=경남 창녕군 성산면 가복리 덕곡마을은 동쪽으로 619m 높이의 천왕산이 솟았고 그 줄기가 좌·우로 벋어 협곡을 이룬 듯한 마을이다. 협곡의 중앙으로 흐르는 운봉천이 서쪽으로 달려 성산면 달창저수지로 흘러간다.

동쪽의 천왕산으로는 길이 없이 막다른 곳이라 창녕의 오지마을로 청정지역이다. 이곳 덕곡마을은 천왕산 자락에 귀농해 사과 농사를 짓는 40가구와 논농사를 짓는 3가구, 소를 키우는 2가구가 귀농해 왔다. 현재 덕곡마을은 74여가구가 농사를 짓고 살고 있다. 

이러한 한적한 오지마을에 농민들이 농기계로 농로를 가로막고 주변에 펼침막을 붙인 이유는 마을 앞 산자락에 석산개발이 추진되면서다. 

석산개발 규모는 2만7800여평. 3만평 미만일 때 창녕군의 허가 사항이고 3만평이 넘으면 경상남도 허가 사항인데 3만평이 넘지 않아 석산 개발회사인 천산개발이 창녕군에 시굴 신고를 한 상태다.

그러나 농민들은 이 산이 개발되면 마을 앞 경관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마을로 불어오는 바람길이라 분진에 의해 사과밭이 먼지로 뒤덮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 

우사와 300m 떨어진 석산개발 예정지 ⓒ강창원 기자

특히 한우를 키우는 농장이 석산 개발지와 300m에 불과해 발파 소리와 대형차량 운행으로 소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유산하거나 유해환경으로 인해 소의 육질이 떨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채석장 개발을 반대하는 펼침막을 수십여개 달았으나, 어느 날 아침 펼침막들이 모두 철거된 사실을 확인하고 아연실색했다. 창녕군청과 면사무소에서는 철거한 사실이 없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10여개의 펼침막을 다시 달아놓은 주민들은 현재 농로에서 밤낮으로 번갈아 출입구인 농로를 점거한 상태다. 

농민들은 시굴장치와 포크레인이 집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밤에는 산자락 텐트에서 잠을 청하고, 석산 개발회사는 밤을 틈타 진입을 시도하고 있어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창녕군은 "마을주민들의 반발은 이해가 간다"면서도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사업신청서가 접수되면 허가를 내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어서 업체와 주민 간 갈등과 대립은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마을주민 A씨는 이와 관련해 "경남도의원이나 군의원이 직접 발벗고 나서 주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해야한다"면서 "경남도에서도 이런 갈등을 조정하는 데 적극 개입해 주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