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한국연구재단(NRF)은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조승우·반용선 교수 연구팀이 혈뇌장벽의 구조와 기능적 특징을 모사한 인공 혈뇌장벽 칩을 설계했다고 16일 밝혔다.
미세유체 칩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장기 칩(organ-on-a-chip)이 체외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 채널을 통해 유체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장기 칩은 다양한 물리적 자극 및 3차원 세포외기질을 제공하고 장기의 미세환경을 모사해 실제와 유사한 생체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다양한 장기 칩이 제작됐으나 혈액-뇌 장벽의 경우 구조 및 세포 성분의 복잡성과 선택적 투과막으로서 기능 구현의 어려움으로 인해 효과적인 혈액-뇌 장벽 칩 개발이 어려웠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수 백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미세채널들로 구성한 칩에 뇌혈관과 뇌세포를 모사해 배양하고 그 사이에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을 구현해냈다.
혈뇌장벽은 우리 몸의 모든 신체활동을 관장하는 장기인 뇌를 포함한 중추신경계를 둘러싸고 있는 선택적 투과막으로 혈액을 통해 감염될 수 있는 병원체와 해로운 외부 물질의 통과를 차단한다.
연구과정을 보면 뇌혈관을 모사한 미세채널을 통해 배양액과 함께 주입된 다양한 물질이 혈뇌장벽을 모사한 선택적 투과막을 통과하고 뇌세포를 모사한 챔버로 이동하는지 여부를 현미경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의 핵심은 3차원 하이드로젤로 세포가 자랄 수 있는 미세환경을 조성하고 배양액의 흐름을 제어하면서 신경줄기세포, 뇌혈관 내피세포, 뇌혈관 주피세포를 공배양함으로써 실제 뇌 발달시 뇌혈관세포의 생장과 혈관신생 과정을 모사하는 것이다.
이후 분자량이 제각각인 여러 물질이 사이토카인을 처리했을 때만 바이오칩의 투과막을 통과하는 것을 통해 실제 혈뇌장벽처럼 선택적 투과막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
또 바이오칩에 병원성 곰팡이를 주입했을 때 곰팡이가 마치 뇌세포를 찾아가는 것처럼 투과막으로 이동한 후 응집된 형태로 통과하는 현상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이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알아냈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혈뇌장벽 모사막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을 통해 병원성 곰팡이의 신경친화성 기전을 규명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초연구지원사업,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의생명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6월 15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