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이규진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 수백 개가 새롭게 발견됐다. 경찰이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찾아내지 못했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 수백여개를 추가로 발견했다.
이 회장은 또 주식을 처분하면서 천억 원대 세금을 낸 사실도 드러났는데 이를 근거로 계산해보면 추가로 포착된 이 회장의 차명 재산은 최소 수천억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27일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서울지방국세청 압수수색을 통해 삼성의 전현직 임원 명의로 된 이 회장의 차명계좌를 찾아냈다. 발견된 차명계좌는 약 2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서울지방국세청을 전격 압수수색 했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가 있다는 그룹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했기 때문다. 앞서 이건희 회장의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 비리를 수사해오던 경찰은 삼성 측이 차명계좌에서 발행한 수표로 수십억원의 공사 대금을 지불한 혐의를 포착했고, 이후 특검에서 밝혀지지 않았던 추가 차명계좌를 2011년 서울지방국세청에 신고했다는 삼성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국세청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 2008년 삼성특검 당시 밝혀지지 않았던 계좌로 이 회장의 차명 재산이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주식과 현금이 들어있고 입출금이 빈번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과세 자료를 통해 2011년 이 회장이 약 천억원대의 양도소득세를 납부한 사실을 포착했다. 경찰은 “차명계좌에 주식과 현금 등이 혼재돼 있고 매입·매도와 입출금이 빈번해 (차명재산 규모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이 회장이 이 가운데 주식을 처분하면서 천억 원대 세금을 낸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삼성 전·현직 임원 4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회장의 차명계좌가 다시 드러난 것은 약 9년 만으로, 김용철 변호사(삼성그룹 전 법무팀장)의 폭로로 시작된 2008년 ‘조준웅 삼성특검’이 밝혀낸 차명계좌 1199개와는 다른 별도의 계좌다. 당시 특검은 이 회장의 차명 재산이 4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차명계좌의 돈이 회삿돈으로 조성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자금 형성 과정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더 이상 삼성에 대한 초법적인 면죄부가 반복되서는 안 된다”면서 “특검에서 밝히지 못한 수천억원대의 추가 비자금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정부와 사법당국은 관련 수단을 모두 동원해 2008년 삼성특검이 밝혀내지 못했던 차명계좌에 대해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삼성특검이 밝혀낸 이 회장의 차명으로 된 재산은 모두 4조4천억 원 규모, 경찰이 또 다른 숨겨진 재산을 얼마나 캐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