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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파스퇴르연구소, ‘렘데시비르’보다 200배 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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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파스퇴르연구소, ‘렘데시비르’보다 200배 우수한 코로나19 치료제 발굴...어떻게?

이기종 기자 dair0411@gmail.com 입력 2021/07/09 10:17 수정 2021.07.09 10:49
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한 카이스트 이상엽 특훈교수팀 등 국내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7월 7일 게재됐다./ⓒ미국국립과학원회보·카이스트 이상엽 특훈교수팀
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한 카이스트 이상엽 특훈교수팀 등 국내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7월 7일 게재됐다./ⓒ미국국립과학원회보·카이스트 이상엽 특훈교수팀

[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팀이 한국파스퇴르연구소 김승택 박사팀과 공동연구로 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는 글로벌 팬데믹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현재 인류 보건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정식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베클러리)는 현재 임상에서 사용 중이지만 사망률은 감소시키지 못하고 회복 기간을 5일 정도 단축함으로써 치료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렘데시비르는 정맥 주사제여서 의료기관에서 입원을 통해 수일 동안 투여받아야 하므로 팬데믹 상황에 적합하지 않은 약물이다.

따라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고 치료 기간을 단축시키는 경구용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한 약물 재창출 전략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과정을 보면 팬데믹 상황에 대응한 신속한 치료제 개발을 위해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한 약물 재창출 전략을 수립했다.

이 전략은 신약 개발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어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 적합한 신약 개발 전략이다.

특히 FDA 승인 약물 또는 임상 진행 중인 약물을 데이터베이스에서 수집해 6,218종의 약물 가상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이어 실험으로 이 약물들을 모두 검증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바이러스 치료제로 가능성이 있는 약물만 신속하게 선별할 수 있는 컴퓨터 기반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도입했다.

기존의 도킹 시뮬레이션 기반의 가상 스크리닝 기술은 높은 위양성률(false positive rate)로 인해 유효물질 도출 비율(hit rate)이 매우 낮은 것이 문제점인 상황이다.

연구팀은 구조 유사도 분석 모듈과 상호작용 유사도 분석 모듈을 도킹 전후에 도입해 가상 스크리닝의 정확도를 높였다.

또 바이러스 치료제로 주로 사용되는 핵산 유사체(nucleotide analogues) 기반 전구약물(prodrug)의 활성형 구조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전구약물은 그 자체로는 약효가 없고 체내 대사를 통해 활성형 구조로 변환되어야만 약효를 나타낸다.

따라서 전구약물은 활성형으로 구조변환 후 도킹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렘데시비르를 포함한 여러 핵산유사체 기반 전구약물들의 활성형 구조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데 성공했고 도킹 시뮬레이션의 정확도를 향상시켰다.

이 가상 스크리닝 플랫폼으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복제와 증식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 가수분해 효소(3CL hydrolase, Mpro)와 RNA 중합효소(RNA-dependent RNA polymerase, RdRp)를 저해할 수 있는 후보 화합물을 15종과 23종으로 각각 선별했다.

이후 가상 스크리닝으로 선별된 38종의 약물에 대해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생물안전 3등급(BSL-3) 실험실에서 세포 이미지 기반 항바이러스 활성 분석 플랫폼을 활용해 약효를 검증했다.

먼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를 감염시킨 원숭이 신장세포(Vero cell)를 이용한 시험관 내(in vitro) 실험을 수행한 결과 38종의 약물 중 7종의 약물에서 항바이러스 활성이 확인됐다.

또 검증된 7종의 약물에 대해 인간 폐 세포(Calu-3 cell)에서 추가적인 검증 실험을 수행했고 3종의 약물에서 항바이러스 활성이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후보 약물에는 암 및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으로 임상이 진행 중인 오미팔리십(omipalisib), 암 및 조로증(progeria)으로 임상이 진행 중인 티피파닙(tipifarnib), 식물 추출물로써 항암제로 임상이 진행 중인 에모딘(emodin)이 있다.

특히 오미팔리십은 현재 코로나19 표준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대비 항바이러스 활성이 약 200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고 티피파닙은 렘데시비르와 유사한 수준으로 항바이러스 활성이 확인됐다.

KAIST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신종 바이러스 출현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마련했다”며 “이를 통해 향후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유사한 바이러스나 신종 바이러스 출현 시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KAIST 코로나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국제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7월 7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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