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뉴스프리존] 김영만 기자 = 중견 여류화가 박희순 화백의 세 번째 개인전 ‘시간을 그리다’ 展이 오는 7월 16일부터 23일까지 8일간의 일정으로 광양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실에서 열린다.
‘시간을 그리다’전은 박 화백이 그동안 작업한 ‘봄의 향연’, ‘삶’, 겨울나기‘, ’세월‘ 등 연작을 포함한 25점을 선보인다.
자연을 하나의 색채현상으로 보고 빛과 함께 시시각각으로 움직이는 색채의 미묘한 변화 속에서 자연을 묘사하는 그녀의 붓은 거침이 없고 대담하며 작은 특징 또한 놓치지 않는 세밀함이 있다.
적절한 면 분할과 색상 처리, 물체의 위치 선정이 뛰어나 자신만의 색감을 잘 처리하는 박 화백은 작가노트를 통해 “책을 뒤지다 내 발 밑에 떨어진 네잎클로버, 어린 시절로 잠시 머물게 한다. 따뜻한 온돌냄새, 오래된 책 냄새, 새벽 소죽 끓이던 불 냄새, 사랑방 담배 냄새가 나는 듯하다. 넓은 들녘 금강과 경부선이 지나는 곳, 어린 나는 금강 모래밭에 혼자 나가 예쁜 조약돌과 네잎클로버를 모으며 기차가 지나가면 눈 내리는 겨울을 생각했다. 하얀 눈을 헤치고 달려오는 증기기관차와 그 넓은 들녘은 언제나 나의 좋은 기억 속에 남아 있다”고 회상했다.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들며 폭넓은 작품세계를 선보이는 박 화백은 특히 연작 ‘삶’을 통해 인간과 인간 사이의 조화로움과 공존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데, 물 흐르듯, 때론 무언의 언어들로 캔버스를 가득 채운다.
원색보다는 스스로 배합한 중간색을 통해 대상의 본령을 유추해낸다. 박 화백만의 색을 입은 대상들이 은근하게 자기 발언을 하며 세상 밖으로의 회귀를 시도한다.
특히 우리에게 친숙한 향토색 짙은 풍경들을 사실적인 기법으로 그려내는 부분에서는 간결함을 잃지 않고, 교과서적인 전통 도식에서 벗어난 혁신적인 명암처리, 신선한 색조의 대비로 창출시킨 살아있는 듯한 화면 구성 등을 회화적 요소로 승화시켜 그녀의 재능과 예술적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어느 봄날’과 ‘눈 내리는 날의 추억’은 사물이 지니고 있는 고유색(固有色)이 한낮의 햇볕을 받아 검푸르게 변한 색채의 매치(match)를 잘 포착해 색채 상호간의 탄력성 있는 관계를 회화적 차원에서 소화시킨다.
이처럼 박희순 화백은 집요한 묘사를 통해 화면 전체를 대위법적으로 풍요하게 만들 뿐 아니라 ‘견고한 구성’이 보여주는 다양한 반영(反映)은 잔잔한 물결처럼 화사하고 음악적이며 가슴 뭉클하게 하는 시적 언어까지 담고 있다.
여성성을 상징하는 꽃을 표현함에 있어서도 박 화백만의 아름다운 감성과 절제된 화풍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들을 절제된 구성과 때론 강렬하기도 하고 부드러운 색채로 그려내고 있는데 두텁게 발린 물감의 양감이 거칠게 다가오면서 붉게 타오르는 빨강이나 화사한 노란색의 전면적인 구성으로 강력하게 빨아들이는 힘이 있다.
작가는 어쩌면 작품을 통해 영원과 순간의 상대적 가치에 대한 주관적 사유를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견 여류화가 박희순은 안산단원미술관, 인사동 조형갤러리, 경복궁 메트로미술관 등에서 세 차례의 개인전을 가진 바 있으며, 한국전업작가회전, 전남여성작가회전, 광양아티스트전, 열린화가회전, 군포현대작가회전, 섬진강여성작가회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작품을 출품했다.
박 화백은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 전국전업작가회 목포지부 회원, 전남여성작가회 회원, 열린작가회 회원, 현대작가회 회원, 섬진강여성작가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