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것은 항상 문 건너편에 있었다.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여는 순간, 어디서도 듣지 못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궁금한 이야기 Y’는 2017년 한 해 동안 129개의 문을 열었다. 피하고 싶었지만 열어야 했던 문도 있었고, 굳게 닫혀있어 오랜 시간동안 두드려야 했던 문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리 크고 단단한 문일지라도 문 안의 진짜 ‘WHY’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문을 두드렸다. 2017년 우리는 어떤 문들을 마주했을까?
‘충격과 공포의 문’ - 열리지 말았어야 할 문이 열렸다
문이라고 해서 모든 문이 열려야 하는 건 아니다. 절대 열리지 않아야 하는 문이 열린 적도 있었다. 지난 6월, 경남 창원의 한 상가 건물에서 엘리베이터 통로로 남성 두 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한 명이 숨지고 또 다른 한 명은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다.
당시 사고의 원인을 둘러싸고 엘리베이터 오작동을 주장하는 유가족과 피해자의 과실을 주장하는 엘리베이터 관리업체는 첨예하게 대립했었다. 사건 발생 5개월 뒤 밝혀진, 끔찍한 사고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우리가 마주한 또 다른 문 뒤엔 충격적인 이야기도 있었다. 지난 10월, 서울 주택가의 한 빌라에 마치 영화 속 ‘좀비’처럼 사람을 물어뜯은 침입자가 나타났다. 모두가 잠든 새벽 3시경, 갑자기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남의 집 거실에 나타난 한 남자. 그는 머리에서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고 괴성을 지르며 마주한 사람의 목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한밤중 갑자기 나타나 집주인을 물어뜯어버린 괴한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거울의 문’ - 10대들의 폭주를 막을 순 없었나
올해에는 유난히 10대들의 범죄가 많았다. 그 중에서도 지난 9월 부산에서 발생한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은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다섯 명의 가해 학생들은 한 여학생을 무려 한 시간 반 동안 무차별적으로 집단 폭행했고, 이 사진을 자신의 SNS에 직접 올리기까지 했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강원도 강릉과 충남 아산에서 발생한 ‘10대 집단 폭행 사건’이 연이어 알려졌고, 사람들은 분노했다.
여기 우리가 만난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지난 7월, 우리는 친구들에게 입에 담기 힘들 정도로 끔찍한 폭행을 당한 형건이를 만났다. 잔혹한 폭행과 감금, 심지어 성추행까지 일삼았던 이들은 구치소에 수감된 이후에도 형건이에게 끊임없이 편지를 보내왔다.
아무리 피해도 매일 같이 날아온 수상한 편지, 방송 후 많은 시청자들이 궁금해 한 ‘형건이 사건’의 재판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10대 범죄가 연이어 보도되면서 ‘소년법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고 찬반을 둘러싼 논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이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어떤 문을 열어야 할까?
‘8년 만에 열린 문’ - 시간이 오래 걸릴지라도 꼭 열어야 한다
올해 ‘궁금한 이야기 Y’가 전달한 129개의 이야기에는 수많은 문들이 함께했다. 공포로 다가 왔지만 문 안을 들여다보니 세상을 향해 도움을 요청하는 ‘이웃의 문’도 있었고 사람들의 선한 마음을 이용해 오로지 돈만 쫓아 헤매는 이들의 ‘욕망의 문’도 있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을 기다려 열었던 문도 있었다. 2009년 6월, 아내와 함께 귀가 중이던 박철 씨는 음주단속 중이던 경찰을 만나면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경찰을 폭행했다며 공무집행방해죄로 기소 된 박 씨는, 절대 자신은 경찰을 폭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하기 위해 8년이란 시간을 버텨왔다. 8년이라는 시간, 열 번이나 이어진 재판 끝에 받아낸 ‘무죄’, 박 씨 부부에게 지난 8년은 어떤 시간이었을까?
이번 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2017년을 마무리하며 우리가 만난 문 뒤의 이야기들을 되짚어본다. 29일 오후 8시 55분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