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뉴스프리존] 김영만 기자 = 코로나19 제4차 대유행의 파고를 넘어 드라이브스루로 즐길 수 있는 광양 수변여행이 주목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드라이브스루 광양여행은 전북 진안의 팔공산 천상데미 깊은 골짜기 데미샘에서 발원한 섬진강이 곡성, 구례를 지나 광양 망덕포구와 배알도에서 쉼표를 찍고 광양만으로 자취를 감추는 섬진강과 광양만이 시작되는 이순신대교에 이르는 동안 펼쳐지는 강, 포구, 섬 등의 풍경을 잇는 낭만코스다.
유장하고 맑은 섬진강을 따라 유유히 흐르면 오래된 시간마저 멈춘 빛바랜 가옥과 마주치게 된다.
이곳이 서슬 퍼런 일제강점기, 이국의 형무소에서 스러져간 윤동주의 육필시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지켜낸 정병욱 가옥이란 걸 알게 되면 누구도 쉬이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포구에서 바다로 눈을 돌리면 동그마니 떠 있는 작은 섬과 ‘배알도’라는 깜찍한 명칭 조형물과 그 섬을 중심으로 바다 위에 놓인 두 개의 다리가 눈길을 끈다.
광양제철소가 건설되면서 광양 유일의 섬으로 남은 배알도는, 섬진강이 남해와 만나는 망덕포구와 한때 해수욕장으로 인기를 끌었던 배알도근린공원을 잇는 해상 플랫폼이 됐다.
최근에는 ‘배알도 섬 정원’ 사업을 통해 작약, 수국 등 계절 따라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들과 섬 어디든 갈 수 있는 데크를 갖춘 바다 위 정원으로 한껏 단장하고 개방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배알도 정상의 해운정에서는 푸른 바다를 조망하며 김구 선생, 태풍 사라호 등 정자에 얽힌 흥미로운 스토리도 만날 수 있다.
배알도는 외망마을에 있는 망덕산 천자봉조혈을 향해 절을 하는 형국에서 이름이 유래했는데, 올 연말이면 망덕산에서 배알도근린공원을 향해 하강하는 짚라인과 모노레일도 즐길 수 있게 된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이순신대교로 향하는 길은 자동차 강판 전문제철소로 단일 공장 규모 세계 최대 조강 생산량을 자랑하는 21세기형 첨단 광양제철소를 관통하게 된다.
여행이라는 것이 단지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이 아니라 그 땅의 역사와 산업, 생태를 온몸으로 느끼는 것임을 새삼 상기시켜 준다.
상상을 넘는 규모의 광양제철소를 지나면 저 멀리 금방이라도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올 것만 같은 이순신대교가 수려한 자태를 뽐낸다.
철로 만든 하프로 불리는 왕복 4차선 이순신대교는 100% 국내 기술로 시공된 최초 현수교로 총연장 2260m 규모다.
270m 주탑은 콘크리트로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고, 주탑 간 거리 1545m도 이순신 장군의 탄생 연도를 나타내는 의미심장한 상징성을 갖고 있다.
광양만을 가르며 광양과 여수를 잇는 이순신대교에 오르면 광양제철소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순신대교는 가까이에서 다 볼 수 없던 것들이 거리를 두면 비로소 보인다는 진리와 높이 날아야 멀리 볼 수 있다는 명언을 동시에 일깨워주는 공간이다.
이순신대교를 중심으로 광양제철소 반대쪽에 있는 광양항에는 목이 긴 일곱 마리 기린이 서 있다.
수심이 깊어 대형컨테이너 입출항이 자유롭고, 파도가 잔잔해 방파제가 필요 없는 천혜의 조건에 200만 평의 배후단지, 국제 간선항로 등 지정학적 입지를 두루 갖춘 국내 최대 클러스터 광양항에 서 있는 크레인들이다.
기린으로 보이는 크레인들의 수가 늘 일곱 개는 아니겠지만 동물원이 아닌 이순신대교에서 마주친 기린은 가슴 속 깊이 각인된다.
이순신대교를 지나면 길은 여수로 이어진다.
광양은 그렇게 섬진강을 갈무리해 남해로 이어주고, 전남 동부권의 순천, 여수와 경남 서부의 하동, 남해를 이어준다.
강은 끝나도 물은 흘러 바다로 모이듯 여행은 스치기만 해도 여행자의 몸에 그곳의 바람과 햇살과 색채를 새긴다.
박순기 관광과장은 “코로나 제4차 대유행으로 다시 힘겨워진 격리의 시간을 드라이브스루로 떠나는 광양여행을 통해 극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강, 포구, 섬 등 자연과 야경이 아름다운 광양에서 몸과 마음을 쉬어가는 건강하고 소중한 시간으로 아로새겨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