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국제사이버보안연구원(IRCS)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과 공동으로 양자내성 암호에 관한 세계 최고의 학술대회인 ‘2021 국제양자내성암호 학술대회(Post Quantum Cryptography, PQCrypto)’를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2006년부터 유럽, 미주, 아시아 등을 순회하며 개최되고 있는 국제 양자내성암호 학술대회는 양자컴퓨터 기술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암호 및 인증 기술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와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NIST)의 양자내성 암호 표준 개발 책임자인 더스틴 무디(Dustin Moody) 박사와 프랑스 리옹 고등 사범학교(École Normale Supérieure de Lyon)의 컴퓨터공학과 데미안 스텔레(Damien Stehle) 학부장의 초청 강연 등을 비롯해 25편의 엄선한 최신 논문이 발표됐다.
실례로 미국 표준기술연구소는 지난 2017년부터 전 세계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양자내성암호를 주제로 한 공모를 진행했고 그 결과로 80개의 알고리즘을 접수했으며 현재 7개의 암호 방식과 8개의 후보 암호 방식을 선정한 상태이며 조만간 최종 방식을 결정하고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래티스(Lattice)를 이용한 난제, 다변수 다항식 문제를 이용한 방식, 부호 문제를 이용한 방식, 아이소제니(Isogeny)를 이용한 방식, 해시함수(Hash function)를 이용한 방식 등 최근 학계에서 활발하게 다뤄지고 있는 새로운 연구 방식 및 기존 방식을 해독하는 연구 등이 발표됐다.
아울러 국가 정보통신 인프라를 양자내성암호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한국, 일본, 프랑스의 준비 상황도 참석자들과 공유하고 이 중에서 양자 컴퓨터를 이용한 안전성 분석과 부채널 정보를 이용한 공격 방식 등에 관한 최신 연구 성과도 공유됐다.
이번 행사의 총괄을 맡은 김광조 국제사이버보안연구원장(KAIST 전산학부 교수, 세계암호학회 석학회원)은 3일간 일정에 대해 “이번 행사는 제12회 양자내성암호 국제학술대회이며 42개국 430여명이 참가해 이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자내성암호와 관련된 국내외적인 분위기에 대해서는 “양자내성암호의 기술적인 진보는 학문적, 실용적 진보 등으로 볼 수 있는데 학문적인 진보는 계속되고 있고 이와 연계된 실용적인 진보에 있어서는 최종적인 적용단계에 와 있다”며 “올해 발표에서 프랑스, 일본, 한국, 독일 등 각 국가의 정부기관, 기업체 등이 양자내성암호와 관련해 전환단계를 전 세계적으로 공포했다”고 설명했다.
또 양자와 양자내성암호 간의 이해와 관련해서는 “양자 물리학은 굉장히 오래된 학문”이라며 “현재 디지털(컴퓨터) 세상에서 ㅇ과 1이라는 숫자를 기본으로 한 8비트, 16비트, 32비트, 64비트 등이 하나씩 연습하고 확인하고 있지만 양자 세계는 이를 한 번에 동시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양자 등과 관련한 이론적 설명에 있어서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사례를 들어 “슈뢰딩거가 함 속에 고양이를 넣고 실험한 것을 기준으로 보면 그 속에 고양이가 있을 것인가? 아니면 고양이 없을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2분의 1은 (살아)있고 2분의 1은 (죽은 상태) 없다고 설명했다는 데 이를 양자 물리학의 시초라고 말한다”며 “디지털 세상은 남자와 여자, 음과 양, 높은 것과 낮은 것처럼 0과 1이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양자 세상은 이 모두가 함께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이고 슈뢰딩거의 양자 물리적 현상을 구(원형)와 적용해 설명하면 양자는 구(원형) 표면에 존재하고 이것을 큐비트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양자 컴퓨터의 발전에 대해서는 무어의 법칙을 적용해 “현재 디지털과 관련해 무어 법칙을 기준으로 보면 1년 반이 지나면 연산 능력이 배가 된다는 것이며 이를 양자에 적용하면 현재 언론 등에 발표된 100 큐비트를 기준으로 10년 이후 10만 큐비트가 될 수 있다”며 “10년 이후에는 10만 큐비트의 컴퓨터를 통해 현재 암호체계는 쉽게 해킹이 되고 비밀채팅은 해커에 의해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쓰고 있는 암호인증체계 등 사이버보안에 대한 대안으로 “현 암호체계는 양자 컴퓨터의 공격에 대비를 하지 않았다”며 “양자 컴퓨터가 언제 올지 모른다는 의구심보다는 대비 차원에서 지금부터 전환단계를 준비해야 한다. 즉, 갑자기 전환하는 것은 무리가 될 것이라 보고 현재 시점에서 국가 인프라도 바꾸고 장기적으로 이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차원에서 당분간은 기본 암호체계와 양자내성 암호체계를 혼합적으로 사용하고 향후 양자컴퓨터가 보편화가 될 경우에 기존 디지털 암호체계를 폐기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카이스트 교수 퇴임 이후의 활동에 대해서는 “그동안 마무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2~3년간 고민했다”며 “그 과정에서 먼저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구분했고 과거 40년간 일하다 보니 보안의 영역은 할 수 있지만 새로운 것은 무리일 것으로 생각이 들어 ‘사이버보안’이라는 분야를 찾았고 또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세계암호학회 석학회원 등과 연계한 국제적인 교류를 할 수 있어 ‘국제’ 분야도 선택해 ‘국제사이버보안연구원’이라는 비영리법인단체를 최근 여러 분들의 협조로 출범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