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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한글사랑’ 정책에 美서부극 ‘총잡이’ 연상케 하..
사회

세종시, ‘한글사랑’ 정책에 美서부극 ‘총잡이’ 연상케 하는 ‘보안관’ 왜 쓰나?

이기종 기자 dair0411@gmail.com 입력 2021/08/04 11:41 수정 2021.08.04 11:53
세종시는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한글 진흥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시와 시민이 함께 만드는 한글사랑도시 세종’을 조성하기 위해 ‘한글보안관’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 적절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위 사진은 세종시청 4층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임./ⓒ이기종 기자
세종시는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한글 진흥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시와 시민이 함께 만드는 한글사랑도시 세종’을 조성하기 위해 ‘한글보안관’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 적절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위 사진은 세종시청 4층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임./ⓒ이기종 기자

[세종=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세종특별자치시는 한솔동 한글사랑거리 조성을 위해 시민간담회를 개최하고 한글보안관을 위촉했다고 4일 밝혔다.

세종시는 지난 2014년 1월 ‘세종특별자치시 한글사랑 지원 조례’ 제정을 시작으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한글진흥 관련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특히 세종시는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한글 진흥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시와 시민이 함께 만드는 한글사랑도시 세종’을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세종시의 행사에서 나온 ‘한글보안관’은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한글사랑도시 세종사업단’에서 추진하고 있고 ‘한글’과 ‘보안관’을 합성한 것으로 보이는 ‘보안관’이 한글사랑 정책에서 필요한 것인지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시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한글보안관은 한글사랑거리로 조성 예정인 한솔동 일대 간판 등 옥외광고물 실태와 현황을 직접 조사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보안관’이라는 말을 잘 사용하지 않지만 그동안 보안관이라는 단어의 사회적인 사례를 보면 지난 2017년 코미디형 영화로 나온 ‘보안관’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과잉수사로 물러난 전직형사가 보안관으로 행사하며 해운대 인근 마약사범을 추적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 보안관(sheriff)의 명칭은 미국에서 유래됐고 법 집행관의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미국의 서부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총잡이 서부극에서 미국 영화배우 존 웨인의 보안관이 유명하다.

또 국내에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등에서 학교 안전과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 배치한 전담 보안인력인 ‘학교 보안관’이 있는데 실제로는 ‘배움터 지킴이’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와 관련해서 국립국어원에서는 ‘보안관’의 사용 사례가 없고 그 대신 ‘지킴이’를 설명하고 있는데 ‘지킴이 단어 사용에 대한 질의’에 대해 “사전에 실려 있는 '지킴이'의 뜻을 확장 적용할 수 있으며 국립국어원 누리집 우리말샘에 표현들이 실려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 사례를 보면 배움터 지킴이는 학교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이르는 말로 학교 안팎을 순찰하거나 학교 폭력 가해 학생을 선도하고 피해 학생을 보호하는 따위의 일을 하는 것이며, 시민 지킴이는 자기가 살고 있는 시의 안전을 위하여 자발적으로 나서서 치안을 살피는 사람 또는 그런 사람들로 이루어진 단체이고, 안전 지킴이는 위험이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키는 업무를 맡은 사람 등이다.

한편 세종시가 주장한 ‘한글사랑’ 정책과 거리 다소 먼 사례는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다.

그 사례로 지난 2019년 11월부터 조치원읍 침산리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회적경제 육성 시범사업’의 경우 주민지원제도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마을체험 프로그램개발, 마을연계 거점발굴, 마을활성화 아이디어 창출 등 3개 분야에 대해 침산추월 주민지원제도인 ‘세일러, 문’을 모집했다.

이 모집 과정에서 살펴봐야 할 것은 세종시민을 위한 제도를 위해 지어진 이름(세일러, 문)이 발음상 ‘세일러 문’과 동일하게 여겨져 일본 만화가가 쓴 시리즈 만화를 연상케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 2020 도쿄 올림픽이 열리면서 다소 한·일 감정은 누그러졌지만 시도 때도 없이 ‘독도는 일본땅’ 등 일본의 망언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주한 일본대사관의 ‘서열 2위’ 소마 히로히사 총괄공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문 대통령이 마스터베이션(자위행위)을 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언론을 통해 알려져 있다.

그 당시 침산추월 주민지원제도인 ‘세일러, 문’과 관련해 해당업체는 ‘세일러, 문’의 명칭에 대해 “항해하다 ‘sail’을 행해하는 사람이라는 ‘sailor’ 라는 단어와 본 사업의 키워드인 ‘달, Moon’을 합친 합성어”라며 “침산추월은 침산에서 바라본 가을 달의 모습이라는 말로 침산마을의 주민들이 달을 보며 한 해의 안녕을 기원했던 마을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주 키워드를 소원과 달로 하고 마을 이야기가 담긴 키워드를 포함하는 단어를 사용하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주민지원 관련 소규모 프로그램의 명칭 관련해서 당사측 의도와 관계없이 왜곡 및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어 변경하겠다”고 답했다.

또 세종자치경찰위원회는 주요역점사업으로 ‘Happy Walking & Driving(W&D) in 세종’ 등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세종자치경찰위원회의 최초 안건으로 의결된 ‘Happy Walking & Driving(W&D) in 세종’은 정책명 중 ‘세종’의 단어를 ‘sejong’으로 바꾸면 단어 전부가 영어로 돼 영미권 나라에서 볼 수 있는 정책명 ‘Happy Walking & Driving in Sejong’이 된다.

이 세부내용도 영어 일색인데 안전하면서도 지체 없는 교통소통으로 시민 만족도를 제고한다는 ‘W&D in 세종’의 추진방향은 Safe W&D, Speedy W&D, Comfortable W&D 등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세종시는 “3호 사업은 자치경찰팀장이 제안하고 위원장이 발의해 심의‧의결됐다”며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사업명은 대외적인 홍보 효과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쳐 최초 제안한 발의(안)의 사업명 ‘쓱(SSC), Happy Driving in 세종’은 Safe driving(안전), Speedy driving(소통), Comfortable driving(시설)의 영문 이니셜(SSC)을 이용하여 관심을 제고할 수 있도록 명명하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쓱(SSC)이 기존 모회사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문제 제기와 ‘Driving’은 운전자의 관점만을 의미하므로 보행자 관점도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반영해 ‘Happy Walking & Driving(W&D) in 세종’으로 만장일치 가결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한글보안관의 명칭과 관련해서도 세종시 관계자는 “구체적인 명칭 선정 이유는 민간 사업단에서 추진했기 때문에 잘 모른다”고 답했다.

이에 이 명칭을 선정한 고려대 세종산학협력단 한글사랑도시 세종사업단을 대상으로 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 요청했고 시 관계자는 “해당 담당자가 직접 전화로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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