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프리존]최슬기 기자=한 때는 잘 나갔다. 70~80년대 부산 관광 1번지로 주목받았던 영도 태종대였지만, 사정이 달라졌다. 지역 주력 산업이던 조선업이 침체되고 관련 시설들이 폐쇄되자, 인구는 유출되고, 상권은 쇠퇴했다. 활기를 잃은 태종대는 점차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고 있다. 영도 그리고 태종대는 예전 관광1번지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까.
김철훈 영도구청장은 최근 뉴스프리존 등 미디어연합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침체된 태종대 일원에 체험형 관광콘텐츠인 '짚와이어 복합전망타워'를 조성해 태종대권 관광개발을 견인하고, 지역 경제에 활기를 채워넣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 구청장은 "영도는 인구문제와 함께 신도심 편중 등 양극화와 불균형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면서도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뉴딜사업, 노후공업지역 활성화 사업 등 산업진흥책과 함께 짚와이어 복합전망타워를 필두로 한 관광콘텐츠 개발로 지역 경제를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짚와이어(Zip-Wire)는 서로 다른 높이로 설치된 고정형 구조물에 와이어로프(wire rope)를 연결해 형성된 경사면에 트롤리(trolley)를 이용, 별도의 전기적 장치 없이 무동력으로 활강하는 레포츠다.
김 구청장은 "구청장 당선 이전에 선유도를 방문했다가 영감을 받아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며 "가까운 성공 사례로 경남 하동이 있는데, 하동에 비하면 300만에 육박하는 인구 등 부산이 오히려 접근성이나 자원에 있어 훨씬 유리하다"고 짚와이어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자신했다.
태종대 일원에 들어설 짚와이어 타워는 중리산에서 감지해변을 지나 태종대 주차장에 이르는 구간에 총 4개 라인으로 640m길이로 조성된다. 상부에는 전망대, 카페, 체험관이, 하부에는 VR체험존 등 콘텐츠 시설이 들어서게 되며, 현재 추진 중인 태종대 연결 해안관광도로 등과 시너지가 기대된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를 맞이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다. 일부 환경단체들이 태종대 인근 생태계와 자연경관 파괴를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와이어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환경이 훼손되고, 와이어 철탑이 들어서면 경관을 해칠 수도 있다는 것.
이뿐만이 아니다. 재정도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다음 선거를 대비한 치적쌓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으며, 관련 법이 없어 안전사고에 취약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하지만 김 구청장은 이 모든 비판과 우려도, 영도와 태종대의 부활이라는 기치 아래 마땅히 감내하고 보완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주마가편(走馬加鞭), 달리는 말에 채찍을 때리는 절박함으로 남은 임기동안 세심하게 챙기겠다”며 가시밭길을 자처했다.
한편 이날 인터뷰에서는 영도의 활력을 주도했던 수리 조선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는 ‘대평동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뉴딜사업’, ‘청학동 노후공업지역 활성화 시범사업’ 등 산업 부흥 방안과, 인구 감소를 타계하기 위한 청년창업지원센터, 여성 일드림센터 등 일자리 정책 및 육아종합지원, 봉래산 터널 건립 등 지역 정주환경 개선에 대한 김 구청장의 심도 있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