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 김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11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증조부와 조부의 친일 의혹을 해명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부친을 언급한 것과 지난 6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하면서 공식선거운동 전 옥외 사용이 금지된 마이크를 사용해 '정권교체' 발언으로 인한 선거법 위반 논란에 대해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 전 감사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선대인(부친)을 두고 '친일파'라고 언급했다"며 "윤석열 대체재의 한계에 이르자 이것을 뛰어넘고자 극우 보수층에게 적극적인 구애 전략을 펼치면서 넘지 말아야 될 선을 넘어버렸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본인을 임명했던 임명권자에 대해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친일파'라고 언급한 것은 최소한의 인간적인 도리마저 포기한 것이다. 대통령을 거짓으로 모욕하는 있을 수 없는 무도를 저지른 것"이라며 "그 치졸한 작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최고위원은 "이승만을 헌법 가치를 가장 잘 지킨 대통령으로 추앙하고, 국정농단으로 국민으로부터 탄핵당한 박근혜씨 사면을 애타게 촉구하는 꼴이 꼭 전광훈 목사와 어울릴 극우 아스팔트 부대원답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도 '준비가 안 돼 공부하겠다'는 사람이 정치권의 악습과 구태는 어찌 이리도 빨리 흡수하는지 놀랍다. 대선 후보인지, 무뢰한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꼬집었다.
전혜숙 최고위원도 "증조부와 조부의 독립운동을 가짜 독립운동으로 이야기한 한 언론사의 합리적 의혹제기에 대해서 최재형 후보측은 유난히 펄쩍 뛰었다. 그 기사에서 최 전 원장의 증조부와 조부를 친일파라 규정하지도 않았는데도 최 후보 캠프은 친일파를 운운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부친까지 끌어들이고 기사 내용에 강력히 반발했다"며 "문제는 증조부와 조부의 애국 행적을 강조하고 그것을 이용한 최 전 원장의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로 근거 없는 허위사실로 대통령에게 망언을 내뱉는 일이 극우보수의 인기를 얻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조잡한 정치는 그만두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최 전 원장의 선거법 위반 논란에도 맹비난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 운동 기간이 아닐 때 옥외에서 확성기 등을 사용해 발언해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최 전 원장은 명백히 현행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커지자 (최 전 원장은) 누군가 건넨 마이크로 우발적으로 사용했다고 해명했다가 후보 측에서 마이크를 요구하는 영상이 확인돼 곧바로 거짓이 들통났다"며 "국민을 아주 우습게 알고 거짓을 입에 달고 사는 오만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치 초보, 정치 연습생이라고 넘어가 주기에는 현행법 위반이 엄중하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정치 초보들의 선거법 위반에 대해 검찰이 수많은 당선자들을 기소한 전례가 있다"며 "(최 전 원장은) 현행법 위반에 따른 책임을 당연히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피선거권이 박탈될 수도 있다"며 "선거관리위원회와 수사기관은 법 앞에 평등을 실현해야 할 책무가 있다. 모두가 지켜보고 있으므로 신속하게 결론을 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최고위원은 "사법 처리와 별도로 최 전 원장은 국민께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현행법도 우습게 여기며 지키지 않고, 걸리면 거짓말로 회피하는 태도는 초등학교 선거에서조차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조용히 물러나는 것이 그나마 남은 명예라도 지키는 길"이라고 충고했다.
강병원 최고위원도 "명백한 선거법 위반에 대해 최 후보 측은 부랴부랴 '유감이다. 누군가 건네준 마이크를 사용했다'라고 명백하게 거짓말을 했다"면서 "'미담 제조기 최재형'이 아니라, '거짓말 제조기 최재형'의 실체 역시 드러났다"고 직격했다.
이어 "최 전 원장은 지역 선거관리위원장까지 했던 분이다. 현장에서 마이크를 넘겨준 김영우 전 의원은 3선 출신의 국회의원이고 최 전 원장 뒤에 있던 캠프의 전략총괄본부장인 박대출 의원 역시 3선 현역 의원"이라며 "선거법을 모르고 싶어도 모를 수 없는 분들이다. 누가 봐도 국민 앞에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 최고위원은 "대선 후보면 선거법 정도는 가볍게 무시해도 된다고 여기는 모습에 등골이 서늘해진다"며 "법을 가벼이 여기는 사람을 지도자로 볼 국민은 없다. 윤석열 대체재는 대체재일 뿐"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