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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콜라보' 수제맥주 연이은 출시 … '다양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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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콜라보' 수제맥주 연이은 출시 … '다양화' 전략 주목

이동근 기자 edgeblue@hanmail.net 입력 2021/08/17 10:28 수정 2021.08.17 10:31
급속도로 성장하는 시장 진출 의미있지만, 일정 손해도 감수 … 업계 '투트랙 전략' 해석

[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코로나19 확산, 주세법 개정 등으로 인해 맥주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오비맥주의 다양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 28일, 오비맥주는 배달의민족, 세븐일레븐과 함께 '캬 소리 나는 맥주'를 출시했다. 이 맥주는 오비맥주의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orea Brewers Collective, KBC)의 윤정훈 브루마스터가 개발한 제품이다.

세븐일레븐 모델이 '캬 소리 나는 맥주'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세븐일레
세븐일레븐 모델이 '캬 소리 나는 맥주'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세븐일레

KBC는 지난 6월 출범한 오비맥주의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로 신사업팀인 '크래프트&스페셜티즈' 팀이 KBC라는 브랜드 아래 다양한 협업 수제맥주를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된다. 오비맥주 양조기술연구소의 기술력과 이천공장의 수제맥주 전문 설비 등 인프라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타사 레시피만으로 제품을 위탁생산(OEM)하는 형태와는 차이가 있다.

앞서 오비맥주는 편의점 GS25, 북유럽 스타일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협업한 '노르디스크맥주'를 출시한데 이어 CU, BYC와 손잡고 '백양BYC 비엔나라거', 이마트24와 '최신맥주 골든에일'을 연이어 내놓은 바 있다. 이번 세븐일레븐을 마지막으로 4대 편의점 프렌차이즈에 모두 각각 특색있는 수제맥주를 출시한 샘이 됐다.

이들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오비맥주는 다양한 수제맥주를 출시할 것으로 보이다. 실제로 오비맥주 KBC 윤정훈 이사는 "앞으로도 오비맥주는 KBC 브랜드를 앞세워 다양한 이종 파트너들과 협업을 통해 수제맥주 시장을 선도하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일단 오비맥주의 수제맥주 시장 진출은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각 판매처에 따르면 백양BYC 비엔나라거는 출시 1개월 만에 100만 개가, '캬 소리 나는 맥주'의 경우 출시 이후 전체 19개 수제맥주 가운데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초도 물량 25만 개가 출시 보름 만에 매진되는 성가를 거뒀다.

오비맥주가 수제맥주 시장에 진출한 이유는 일단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세 때문으로 보인다. 참고로 세븐일레븐의 수제맥주 매출은 지난해 550.6% 늘어난데 이어 올해(13일 기준)도 210.4% 증가했다. 국산맥주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2.5%, 2019년 7.5%에서 지난해(10.9%) 두 자릿수를 넘었고, 올해는 17.4%까지 올라섰다.

나들이 공간에 연출된 '노르디스크 맥주'/ ⓒGS리테일
나들이 공간에 연출된 '노르디스크 맥주'/ ⓒGS리테일

이같은 수제맥주 시장 성장은 2019년 불매운동으로 일본맥주가 큰 타격을 입은 사이를 파고 들어오는 모양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 이후 집에서 가볍게 혼자 즐기는 '혼술' 문화가 확산 되면서 다양한 맥주를 선호하는 이들의 증가가 호재로 적용되고 있다.

또 주세법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뀌면서 가격에 비례해 세금을 책정하지 않고 알코올 도수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구조로 바뀌자 좋고 비싼 재료를 쓸 수 있게 됐으며, 주류 위탁제조(OEM)가 가능해지면서 소규모 수제맥주 제조업체들이 생산 규모를 늘릴 수 있게 된 것도 도움이 됐다.

오비맥주의 이같은 행보는 다른 면에서 보면 시장 변화에 따른 점유율 하락을 막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사실 KBC 출범 당시 수제맥주사업을 키우는 것은 오비맥주의 주력사업 가운데 하나인 수입맥주 매출을 줄이는 '자기잠식'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참고로 오비맥주는 벨기에 맥주기업 AB인베브를 대주주로 두고 있으며, 호가든과 스텔라 아르투아, 버드와이저 등을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 맥주 수입량이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약 1222억 원)을 보이는 등 수입맥주 시장이 갈수록 축소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제맥주 시장에 진출한 이유는 '곰표 밀맥주'의 등장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CU가 대한제분의 곰표, 맥주제조사 세븐브로이와 협업해 만든 이 수제맥주는 지난해 5월 출시 3일 만에 초도물량 10만 개가 매진 됐으며, 지난 6월 말까지 누적 판매량은 600만 개를 돌파하면서 편의점 판매 맥주 1위를 달리고 있다.

수제맥주 기업 세븐브로이는 곰표맥주 성공을 기반으로 최근에는 기업공개(IPO) 까지 추진중이다. 세븐브로이가 주식시장에 진출하면 제주맥주에 이어 두 번째 상장 수제맥주전문기업이 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KBC를 통해 수제맥주 시장 성장에 따른 시장 점유율 하락폭을 줄이고, 맥주시장에서 지위를 유지하려는 것 아니겠느냐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의 수제맥주 시장 진출은 기존의 '카스' 브랜드 제품을 적극적으로 마케팅 하는 한편, 수제맥주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올려 전체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려는 '투트랙 전략'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참고로 카스는 1994년 첫 출시 됐으며, 2012년부터 지난 10년간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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