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롯데홈쇼핑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하게 진행된 디지털화 언택트화를 따라가기 위해, 그리고 새로운 고객층으로 떠오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서다.
롯데홈쇼핑의 서비스 중 최근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것은 개인 큐레이션 서비스 기반 V커머스 플랫폼 '와이드'(wyd)와 패션 큐레이션 서비스 '아이투'(iTOO)다. 양 서비스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맞춤 콘텐츠 및 서비스로 2030 고객 비중이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 오픈 초기 대비 이용고객이 3배 이상 급증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 없이도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와이드는 고객이 상품 정보와 리뷰를 담은 영상을 촬영, 편집해 업로드하고, 판매까지 가능한 V커머스 기반의 쇼핑 플랫폼이다. 영상을 통해 상품이 판매되면 수익금도 얻을 수 있다. 론칭 이후 유입 인원이 월평균 40% 이상 신장하며 현재 가입자 수 약 14만 명을 달성했다.
영상을 제작해 상품을 소개하는 크리에이터 '와이더'로 주부, 대학생, 직장인 등 약 5000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일반회원에서 와이더로 전환하는 고객이 매월 2배씩 증가하고 있다.
아이투는 자신의 체형, 취향과 가장 밀접한 상품 및 패션 스타일을 추천 받고, OOTD(Outfit Of The Day, 오늘의 패션)를 통해 스타일 정보 공유까지 가능한 패션 큐레이션 플랫폼이다.
사진 촬영을 통해 목 둘레, 어깨 너비, 허리 둘레 등 최대 10개 신체 부위의 상세 사이즈를 자동으로 측정한 뒤,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패션 상품을 추천해준다. 현재 16만 명의 회원수를 달성했으며, 20만 건에 달하는 콘텐츠가 게재돼 있다.
롯데홈쇼핑 진호 디지털사업부문장은 "향후 MZ세대 수요를 반영한 이색적인 V커머스 콘텐츠, 개인 맞춤화 큐레이션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와이드, 아이투를 트렌드를 선도하는 디지털 쇼핑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상현실(VR) 기술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가상 피팅 서비스 ‘리얼피팅’, 플래그십 매장을 구현한 ‘VR 스트리트’ 등 모바일 채널을 중심으로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리얼피팅은 오픈 이후 고객 유입률이 월평균 30% 증가하며 6월까지 누적 이용자 수 80만 명을 달성했다.
지난해 10월 '롯데호텔 제주' 판매 방송에서는 호텔 전경과 수영장을, 지난 3월 '참좋은여행 희망패키지' 론칭 방송에서는 프랑스 파리의 랜드마크 에펠탑을 가상건축물로 선보였으며, 지난 6월 연 '패션 페스타' 특집전에서는 AR 특집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실제 프리미엄 캠핑장을 모델로 VR 기술을 통해 구현한 가상 캠핑장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오토캠핑', '백패킹' 등 테마별 캠핑 체험 공간을 조성하고, 각종 인테리어 소품과 실제 판매 상품도 배치해 캠핑장 분위기를 연출했다.
향후 롯데홈쇼핑은 고객이 직접 가상공간에 참여하는 메타버스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안에 모바일TV와 연계해 고객이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쇼호스트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메타버스 쇼핑 플랫폼을 구축, 방송 스튜디오, 분장실 등 홈쇼핑 가상 체험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진호 롯데홈쇼핑 디지털사업부문장은 "향후 고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메타버스 콘텐츠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이색적인 쇼핑 서비스를 선보이며 디지털 전환을 통한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빠르게 도약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서비스의 흥행은 어느날 갑자기 이뤄진 것은 아니다. 주요 타킷 소비자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사내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주니어 직원들로 구성된 사내 TFT(Task Force Team, 특별편재조직)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1인 가구 온라인 전문관 '레티트'(LETIT), 건강식품 자체 브랜드 '데일리 밸런스'(Daily Balance) 등을 론칭한 바 있다.
또 MZ세대의 관점에서 현장 의견을 대표이사와 공유하는 조직문화 TFT인 '주니어보드'를 신설했으며, 주요 사업별 사내 핵심인력을 선발, 육성하는 '인재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MZ세대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사내 공모전 '게임 체인저 오디션'을 진행하고, 7월 20일 시상식을 열기도 했다.
롯데홈쇼핑 전호진 기획부문장은 "MZ세대는 전체 인구의 34%, 국내 주요 기업 임직원의 60% 수준으로 사회, 경제적 주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맞는 조직문화, 경영전략을 펼치는 것이 회사 성장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롯데홈쇼핑이 적극적으로 변신을 꾀하는 이유는 송출수수료의 증가 등 비용이 늘면서 홈쇼핑업계 전반적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롯데홈쇼핑은 올해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273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8.1% 감소한 310억 원을 기록했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홈쇼핑 업계가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2조 234억 원에 달한다. 이는 홈쇼핑 업계가 올린 전체 방송 매출 4조 6103억 원의 53.1% 수준에 이른다. 이에 따라 모바일 등 채널을 다각화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생존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TV 송출 수수료가 갈수록 치솟는 상황에서 모바일 라이브커머스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것은 당연하지만, 단순히 모바일로 이동하는 것으로는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롯데홈쇼핑이 적극적으로 변신을 하는 것은 살아남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